• [나침반 ― 토막설명] 해양탈산소화(ocean deoxygenation)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811, 2019.12.26 14:49:58
  • 요즘은 일기 예보 시간에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고 매일 같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일이 자연스럽다. 만일 매일 같이 대기 중의 산소 농도를 체크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어떨까? 현재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약 21%라고 알려져 있는데, 지구 역사 전체로 보면 대기 중의 산소 농도는 동식물의 번성이나 지질 사건에 따라서 변동이 있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기 중의 산소 농도는 지난 80만 년 전보다 0.7% 줄었다(Stolper et al., 2016). 그런데, 바닷물 속의 산소 농도는 지난 50년(지구 역사로 보자면 매우 짧은) 동안 약 2% 줄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을 해양탈산소화(ocean de-oxygenation)라고 한다. 
    해양의 산소 손실은 위도나 해양별로 지리적 위치에 따라 그 정도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전 지구적으로 보자면 산소최소층(oxygen–minimum zones: OMZ)이 늘어나고 있고, 산소 고갈로 인해 생물이 살지 못하는 일명 ‘죽은 지역(dead zones)’도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거나 악화할 수 있어서 2100년까지 3~4%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Laffoley & Baxter, 2019).
     
    그림 01.png

    바닷물에 녹아있는 산소 농도는 수심에 따라, 해양 규모별로, 지리적으로 다르며, 그 변화 패턴은 대규모의 열 순환이나 바람의 변화와 같은 자연적인 기후 변동으로 인해서 영향을 받아 해양별로 연중 시기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런데 20세기 중반 이후 산소 농도가 줄어드는 현상은 인간들의 활동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가령, 연안 지역의 ‘죽은 지역’은 육지로부터 영양물질(질소와 인)이 과도하게 유입되면서 유해조류가 번성하고 이들이 산소를 과하게 이용하면서 고갈되면서 만들어졌다.
    최근 연구들은 지구온난화를 주된 원인으로 지목한다. 바닷물에 녹아 있는 산소는 대기압력이나 수온에 따라서 녹을 수 있는 정도(용해도)가 많이 달라지는데, 더운 곳에 병뚜껑을 열고 놓아둔 콜라에서처럼 온난화로 바닷물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산소가 대기 중으로 도망을 간다. 수온이 높아지면 그 안에서 생활하는 생물들의 대사율이 높아지면서 산소소비량도 늘어나고 유기물질 분해도 빨라지는데 이 역시 산소 손실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비교적 수면에 가까운 경우(약 1000미터까지)는 산소 용해도 감소가 주된 원인이지만, 조금 더 깊이 내려가면 산소 손실 원인이 다르다. 물은 표면부터 수심이 깊어질수록 수온이 낮아지고 그로 인해 위아래 층이 밀도가 다른 층을 이루어 물에 기름이 떠 있듯이 위아래가 잘 섞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성층현상(stratification)이라 한다. 온난화로 수심별로 수온변화 폭도 달라졌고 그로 인해 성층현상이 강화되면서 수심 깊은 곳으로는 산소 공급이 더 줄어들게 된다. 지역에 따라서는 해안가 근처에서는 바람에 의해서 표층의 바닷물이 해안 밖으로 밀려가면 아래쪽에서 산소 농도가 적은 바닷물이 올라와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들과 원인들은 낱낱이 떨어져 있기보다는 상호작용하거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림 02.png

    물 속의 산소 농도가 줄어들어도 그럭저럭 잘 대응하는 생물이 있는가 하면 전혀 대응하지 못하는 생물들이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여러 생물이 구성하는 해양 생태계는 균형이 깨질 수밖에 없다. 우리 인간들은 육지에 주로 살기 때문에 바다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쉽게 주목하지도 않고, 심지어는 육지의 문제(쓰레기)를 바다로 떠밀어버리고도 있다. 육지와 바다와 대기는 이어져 있고 그 안의 여러 물질은 에너지와 함께 지구 전체를 옮겨다니며 순환한다. 우리가 건강한 환경에 살고 싶다면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아도, 내륙에 살고 있더라도 바다의 건강은 미세먼지 농도만큼이나 신경을 써야 할 주제이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2019년에 발간한 보고서(Laffoley & Baxter, 2019)의 제목처럼 해양탈산소화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참고문헌

    Laffoley, D., & Baxter, J. M. (Eds.). (2019). Ocean deoxygenation: Everyone’s problem—Causes, impacts, consequences and solutions. Gland, Switzerland: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IUCN).

    Stolper, D. A., Bender, M. L., Dreyfus, G. B., Yan, Y., & Higgins, J. A. (2016). A Pleistocene ice core record of atmospheric O2 concentrations. Science, 353(6306), 1427–1430.

    Stramma, L., Schmidtko, S., Levin, L. A., & Johnson, G. C. (2010). Ocean oxygen minima expansions and their biological impacts. Deep Sea Research Part I: Oceanographic Research Papers, 57(4), 587–595.



    김남수 연구위원

엮인글 0 https://climateaction.re.kr/news04/177211/f38/trackback

댓글 0 ...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닉네임
32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61 2021.02.04
32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87 2021.02.04
32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505 2021.02.04
32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58 2021.02.01
322 기후변화행동연구소 886 2021.01.25
32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868 2021.01.22
32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835 2021.01.20
31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022 2021.01.18
31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90 2021.01.15
31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49 2021.01.07
31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24 2021.01.07
31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582 2021.01.04
31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42 2020.12.26
31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313 2020.12.24
312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0 2020.12.23
31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25 2020.12.15
31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328 2020.12.13
30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280 2020.12.11
30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30 2020.12.05
30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55 2020.12.03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