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침반 ― 토막설명] 삼중수소와 바나나등가선량 (Banana Equivalent Dose : BED)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499, 2021.02.04 13:48:41
  • 방사성 동위원소/방사성 핵종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 중 하나가 원자이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된다. 양성자의 수는 전자의 수와 같은데, 그 원자의 화학적 성질을 결정한다. 양성자의 수는 같지만 중성자의 수가 다른 원자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물리적 성질은 다르다. 화학적 성질은 같지만 물리적 성질은 다른 원소들을 동위원소라고 한다. 동위원소를 다르게 표현하면 원자번호(양성자 수)는 같은데, 질량수(양성자 수+ 중성자 수)는 다른 물질이다. 예를 들어, 탄소 원자에는 6개의 양성자가 있는데, 중성자가 5개 있을 경우를 탄소 11, 중성자 수가 6개일 경우 탄소 12, 7개일 경우 탄소 13, 8개 일 경우를 탄소14라고 부른다.

     

    탄소 14의 경우 양성자는 6개인데, 중성자가 8개이므로 두 입자 간에 에너지 균형이 맞지 않아서 불안정하다. 만일 8개의 중성자 중 하나가 양성자로 바뀌면 두 입자 모두 7개가 되는데, 이 경우를 에너지적으로 안정하다고 한다. 전기적으로 중성인 중성자가 전기적으로 양전하를 띠는 양성자로 바뀌려면 전자가 빠져나가야 한다. 이처럼 원자핵이 불안정한 경우 전기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안정적인 상태로 바뀌는 과정을 방사성 붕괴라고 한다. 동위원소 중 방사성 붕괴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방사성 핵종(radionuclide) 또는 방사성 동위원소라 한다. 

     

    방사능 붕괴 시에는 방출되는 전기에너지는 형태에 따라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등으로 부르는데, 각각의 경우 질량이나 에너지 강도가 다르며 이동하는 거리도 달라 전기에너지가 통과하는 물질에 끼치는 영향도 다르다. 물질을 통과하는 경우 해당 물질을 이온화(전리)시키므로 이온화방사선이라고도 한다. 방사성 핵종의 종류에 따라 방출하는 방사선의 종류가 다르다. 가령, 탄소14는 베타선을, 우라늄 238과 라돈 222는 알파선을, 세슘 137은 감마선을 방출한다.

     

    삼중수소 

     

    대부분의 수소 원자는 원자핵에 양성자가 하나인 H-1이다. 반면에 하나의 양성자에 하나의 중성자를 가진 경우를 중수소(H-2; deutrieum), 양성자 한 개에 두 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 경우를 삼중수소(H-3; tritium)라 한다. 이 중 삼중수소는 방사성 핵종으로 베타선을 내놓으며 붕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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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중수소가 형성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이다. 우주선(cosmic rays)이 대기권 내로 들어와 기체들과 만나서 형성된 경우와 1950년대와 60년대 초에 실시한 핵실험에 의해서 대기 중으로 들어간 경우 그리고 최근 들어 가장 중요한 경로는 민간 중수로(HWR)와 무기 제조 등 군사 목적으로 운영되는 핵 시설에서 생산되는 경우이다[1]

     

    원자력 발전소의 중수로에서 핵분열 반응 후 가장 많이 유출되는 물질은 삼중수소이다. 한수원 자료에 따르면, 2011년과 2015년 사이에 고리, 한빛, 월성, 한울 원전에서 나온 유출물 기체의 45.69%, 액체유출물의 47.00%가 삼중수소이다[2]. 원전별로 보면 전체 유출물 중 47~59%가 월성 원전에서 나온 것이다. 월성 원전의 가압중수로(PHWRs)는 다른 원전의 가압경수로에 비하여 삼중수소를 많이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에 2014년 기준으로 약 56만 톤의 오염수를 약 10 미터 높이의 탱크 1000개에 저장해둔 상황이며[3], 2020년 11월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 장치를 이용하여 이 오염수 내 세슘 등은 제거할 수 있지만, 삼중수소는 제거할 수 없으므로 최대한 희석하여 바다로 방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4]

     

    삼중수소가 사람과 동물의 건강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은 삼중수소의 농도뿐 아니라 삼중수소가 어떤 형태로 어떤 경로로 노출되었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가령, 피부에 노출된 경우, 기체 상태로 호흡기로 들이마신 경우, 물로 섭취할 경우, 음식물과 같은 고분자유기화합물과 결합하거나 농축되어 섭취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삼중수소는 산소와 결합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물(HHO)에서 삼중수소물(tritiated water: THO)로 존재하기도 하고, 고분자유기물과 결합하면 유기결합형삼중수조(organically bound tritium: OBT)가 될 수 있다. 삼중수소의 붕괴가 이루어져 그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약 12~13년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중수소물의 형태로 식물과 동물의 신체 내부로 들어왔을 경우 배출되어 그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생물학적 반감기는 7~ 14일, 혹은 약 10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삼중수소가 유기물질과 결합하여 우리 몸의 구성 성분이 되었다면 더 오래(최대 500일까지) 체내에 남고 세포 구성 물질 속 수소와 자리를 바꾸면서 DNA 구조 등을 바꿀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1].

     

    바나나등가선량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세기 또는 강도(시간당 붕괴하는 양)는 큐리(Curie : CI) 또는 베크렐(Bq)이라는 단위를 붙여 나타낸다. 방사선이 매질에 투여한 에너지는 흡수선량이라고 하고 그레이(Gy) 단위를 쓴다. 방사선에 노출되었거나 방사성 물질을 접촉 또는 섭취했을 때 사람이나 동물 등 대상에 영향을 끼친 정도를 유효선량이라고 하고 시버트(Sv)라는 단위를 붙여 나타낸다. 

     

    베크렐, 그레이, 시버트 등의 단위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어서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으며 소통하기 어렵다. 따라서 방사성 물질의 노출량을 바나나 몇 개 정도로 환산하여 제시하기도 하는데, 이를 두고 바나나등가선량(banana equivalent dose: BED)라고 한다. 바나나에 안정적인 칼륨(K-39, K-41)과 함께 불안정한 방사성 핵종인 칼륨(K-40)이 들어있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바나나등가선량을 나타내는 그래프나 그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교육용 또는 소통용 개념이다. 

     

    방사성 물질 노출 정도와 같이 추상적이고 어려운 과학적 내용을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대상인 바나나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명쾌해 보이기도 하고, 자연에도 방사선이 있다는 점을 전달할 수도 있다. 그런데, 바나나에 들어있는 칼륨은 우리 몸속에 꼭 필요한 전해질이며,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때 전해질 농도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항상성 기작에 따라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따라서 바나나를 많이 먹는다고 해서 그렇게 많은 칼륨이 그대로 계속 축적되는 것은 아니다[5]. 반면에 세슘 등과 같은 물질은 우리 몸에서 칼륨 조절하는 방식과 같이 항상성이 유지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바나나등가선량을 언급하려면 방사성 물질의 종류에 따라 우리 몸에서 작동되거나 영향을 끼치는 경로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추가로 설명해야 한다. 또한 바나나라는 안전하고 익숙한 식품을 예로 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방사성 물질, 특히 현재까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저선량 방사선 노출의 위험에 대해서 실제보다 낮게 평가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활용해야 한다. 

     

    참고문헌

     

    [1] Nie, B., Fang, S., Jiang, M., Wang, L., Ni, M., Zheng, J., Yang, Z., & Li, F. [2021]. Anthropogenic tritium: Inventory, discharge, environmental behavior and health effects. Renewable and Sustainable Energy Reviews, 135, 110188.

    [2] Kong, T. Y., Kim, S., Lee, Y., Son, J. K., & Maeng, S. J. (2017). Radioactive effluents released from Korean nuclear power plants and the resulting radiation doses to members of the public. Nuclear Engineering and Technology, 49(8), 1772–1777.

    [3] Normile, D. (2014). The trouble with tritium. Science, 346(6215), 1278–1278.

    [4]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41709

    [5] Frame, P. (2009). General Information About K-40. Oak Ridge Associated Universities.

     

    김남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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