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책 읽기 모임은 <기후 책>을 긴 호흡으로 들여다보고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도모하기 위해 모인 학습공동체입니다. 모임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고 볼 수 있는데, 1부에서는 주차 별로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길잡이가 되어 심층적인 해설 강의를 해 주십니다. <기후 책>이 아무래도 외국에서 출간한 책이다 보니 책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국내 상황과 사례를 검증된 자료와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나면 사전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달고, 댓글 창을 통해 자유로운 토론이 이어집니다. 질문에 대한 답은 길잡이께서 달아주시거나 기후클럽 모임원이 답변을 해주시기도 합니다. 기후클럽 모임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속속들이 계시기 때문에 전문적이고도 다채로운 답변을 들을 수 있는 게 재미 요소이기도 합니다. <기후 책>을 이미 3~4회독 하신 열정적인 분들도 많으시고, 댓글을 통해서 가감없이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거나 기후위기 문제에 분노를 표출하시기도 합니다. 그런 넋두리마저도 건설적인 토론이나 프로젝트로 이어지게 되는 게 기후클럽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방적인 강의라기보다는 모임원의 의견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임이라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기후 책> 공부가 끝나고 2부에서는 분야별 소모임이 이어집니다. 분야로는 물하천, 기업 기후행동 평가, 학교 탄소중립, 지역 에너지, 녹색 ODA가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학교 탄소중립 소모임에 참여해 이끄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학교 탄소중립 소모임에서는 학교 선생님, 환경 강사, 학부모, 연구자, 박사, 학교 탄소중립 관련 정책 관계자, 작가 등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서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학교 탄소중립’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풍성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서로 하는 일을 소개하기도 하고, 학교 탄소중립에 대한 다각적인 견해를 주고받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기후위기를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모임’이라는 문구를 보고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했는데, 첫 모임이 끝나고는 ‘헉 속았다. 월요일 저녁이 묵직해지겠는데…’ 싶었습니다. 너무 중요한 이야기를 매 수업마다 듣게 되니까 사실 어렵기도 하고 따라가기가 벅차기도 합니다(물론 저의 역량 부족 탓이겠지만요...). 지난 회차까지의 주제가 지구과학적 접근이라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재미있게 요약된 환경 뉴스레터를 받아 보거나 읽기 쉬운 환경 관련 서적을 읽는 것으로 기후위기 공부를 편식하고 있던 제게 굉장히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편하게만 살려고 하는 태도가 많은 것들을 파괴하는 데 힘을 보태니까요!

서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