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는 후텁지근하다. 국립국어원의 설명에 따르면 '조금 불쾌할 정도로 끈끈하고 무더운 기운이 있다.' 달리 말하면 온도와 습도가 모두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상대 습도와 습구 온도

습도는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량을 그대로 표현하는 절대 습도와 특정 온도에서 최대한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량(해당 기온의 포화수증기량)에 대비하여 현재 공기 중에 들어있는 수증기량을 백분율로 나타낸 상대 습도로 나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습도는 상대 습도를 의미한다. 

상대 습도를 알아보는 전통적인 도구로 건습구 습도계가 있다. 건습구 습도계는 두 개의 온도계와 물통과 거즈로 구성된다. 두 온도계 중 한 온도계의 구부(염색된 알코올이 담긴 붉은 부분)는 흰색 거즈로 감싸고 있는데, 이 거즈는 두 온도계 아래에 있는 물통과 연결되어 있어서 항상 젖어있다. 구부가 젖은 온도계를 습구 온도계, 다른 쪽 온도계를 건구 온도계라고 한다. 습구 온도계 구부에 있는 물기는 구부의 열을 이용해서 증발할 수 있어서 습구 온도계의 온도는 항상 건구 온도계의 온도보다 낮다. 

상대 습도는 건구 온도과 건구-습구 온도 차에 의해서 결정된다. 같은 기온에서 건구 온도계와 습구 온도계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상대 습도가 낮아 증발이 잘 되고 상대적으로 쾌적하다. 반면에 같은 기온이라도 두 온도계의 차이가 거의 없다면 상대 습도는 100 퍼센트에 가깝고 증발이 거의 되지 않는다. 만일 기온이 우리 체온에 가깝거나 더 높은 날 건구와 습구의 온도 차이가 거의 없다면 빨래는 물론이고 우리의 체온을 조절하는 땀도 배출되기 어렵다. 건강한 사람이 최대 6시간 정도 견딜 수 있는 습구 온도는 35도 정도라고 한다.  

체감 온도와 WBGT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인간이 느끼는 더위와 추위를 수량적으로 나타내는 수치로 체감온도를 소개한다. 체감 온도는 여름철과 겨울을 구분하여 제공된다. 겨울철 체감 온도는 기온과 풍속으로 산출하는 반면에 여름철은 습구 온도와 상대 습도, 기온 등의 변수로 산출한다(기상청, 2022). 

체감 온도는 습구흑구온도(wet-bulb globe temperature : WBGT)와 유사하다. WBGT는 사람이 주변의 온도, 습도, 풍속, 햇빛 등을 어떻게 느끼는지(겉보기 온도, 체감 지수)를 수치로 나타낸 값이다. 이름에서 추정할 수 있듯이, WBGT 측정 장치는 건습구 온도계와 흑구 온도계를 조합하여 제작한다. 흑구 온도는 주변의 열을 모두 흡수하되 반사가 거의 되지 않는 검은 공으로 측정하는 온도이다. 습구는 온도와 습도의 관계를, 흑구 온도는 주변 벽과 신체가 주고받는 복사열을 나타낸다.

WBGT를 계산하는 식은 아래와 같이 계산한다.

바깥에서 일사량이 있는 경우:

  WBGT = [0.7× 습구온도] + [0.2×흑구 온도] + [0.1×건구온도]

실내에서 일사량이 없는 경우:

  WBGT = [0.7×습구온도] + [0.3×흑구 온도] 

폭염은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습구 온도가 높을 때는 더욱더 위험하다. 또한 누구나 주의를 해야 하지만 특별히 야외에서 작업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 더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건설 현장, 학교, 야외 행사장, 원예시설 등에 미세먼지 농도 표시를 하듯이, WBGT 측정 장치를 학교 운동장이나 체육관에 설치하고 열사병 위험 정도를 측정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일정한 기준을 넘어서면 작업이나 운동을 쉴 수 있는 권리가 강력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참고자료

기상청. (2022). 체감온도. https://data.kma.go.kr/climate/windChill/selectWindChillChart.do?pgmNo=111

이지선 외. (2019). 습구흑구온도(WBGT) 추정모델 정확도 및 활용가능성 평가. J. Korean Soc. Hazard Mitig. Vol. 19, No. 4 (Aug. 2019), pp.53~63.

김남수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