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침반 ― 토막설명] 플라스틱권과 인류세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208, 2021.04.22 15:36:27
  • 인류세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클리마 토막설명  참고). 인류세는 특정 시기에 형성된 지층에 붙이는 이름이지만, 그 지층이 형성된 이후부터의 시대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인류세라는 단어는 우리가 무엇을 자연이라고 하고, 무엇을 인공이라 부를지 난감해지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플라스틱은 사람들이 석유를 재료로 만든 대표적인 인공물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이 걱정하듯이, 플라스틱이 버려지고 쌓이고 바다로 떠내려가 바다 위 거대한 섬을 이루고 바다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플라스틱 부스러기 표면에는 상당히 많은 종류의 미생물들이 얇은 막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그것들을 잡아먹거나 분해하는 미생물도 있어서 작은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플라스틱이 바다 미생물들의 서식지가 되고 있다. 이를 두고 과학자들은 플라스틱권(plastisphere)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플라스틱권에 사는 미생물 중에는 해양 세균도 발견되기도 하는데, 때에 따라서 전염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은 쉽게 분해되지 않고 가볍기 때문에 장거리를 이동해서 도착한 곳의 토착 미생물이나 그 토착 미생물을 먹이로 살아가는 생물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지구라는 행성을 구성하는 층(또는 영역)을 주된 성분 또는 특성에 따라 대기권, 수권, 지권, 생물권이라고 부른다.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1900년대 초에 베르나드스키는 인간들의 정신 작용이 일어나는 영역을 두고 정신권(noosphere)이라는 용어를 붙이기도 했다. 이제 인간이 만든 플라스틱권이 하나 더 생겼고, 코로나19로 더 많이 주목받게 된 이른바 가상세상인 멀티버스가 급속도로 확장되면 우리가 딛고 숨 쉬는 이 땅과 숲과 바다는 어떻게 변하게 될지⋯.

     

    고갱이 자기 그림에 붙인 제목처럼 이런 질문이 자꾸 떠오른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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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Amaral-Zettler, L. A., Zettler, E. R., Slikas, B., Boyd, G. D., Melvin, D. W., Morrall, C. E., Proskurowski, G., & Mincer, T. J. (2015). The biogeography of the Plastisphere: implications for policy.Frontiers in Ecology and the Environment, 13(10), 541–546.

    Amaral-Zettler, L. A., Zettler, E. R., & Mincer, T. J. (2020). Ecology of the plastisphere. Nature Reviews Microbiology,18(3), 139–151.

     

    Zettler, E. R., Mincer, T. J., & Amaral-Zettler, L. A. (2013). Life in the “Plastisphere”: Microbial Communities on Plastic Marine Debris.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47(13), 7137–7146.

     

    김남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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