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에 철을 뿌리면 지구온난화를 늦출 수 있을까?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20873, 2012.07.25 15:52:37

  •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과학자들이 내놓은 지구공학적인 방법들은 다양하다(2011년 6월 27일자 클리마 기사 지구공학, 기후변화의 대안인가 거대한 망상인가? 참조). 이 중 바다 철분 비옥화(Ocean Iron Fertilization, 이하 OIF로 줄임)는 비용이 저렴하고 이론적으로도 그럴듯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OIF는 바다에 철분을 뿌려 식물플랑크톤 번성을 유도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하자는 방안이다. 


    OIF.jpg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중에는 영양염은 풍부하지만 철분이 적어 식물플랑크톤이 잘 자라지 않는 곳이 있다. 이곳에 철분을 뿌려 비옥하게 만들면 일시적으로 식물플랑크톤이 번성하게 된다. 이 사실은 이미 1930년대부터 과학계에서 논의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 말에는 OIF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철분을 뿌리면 식물플랑크톤이 대폭 번성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저감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생성된 탄소입자가 해저로 가라앉아 퇴적되는지 확인되어야만 한다. 퇴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99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에 걸쳐 연구가 수행되었지만, OIF가 탄소격리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연구비가 부족한 탓에 실험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다. 실험 대상면적이 최대 수십㎢에 불과하고 철분을 투입한 후 관측 기간도 짧았던 것이다. 

    OIF가 초래할 수도 있는 생태계 피해에 대해서도 명쾌한 결론을 얻지 못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2000년대 후반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간한 보고서(Allsopp et al., 2007) 또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잇달아 발표됐던 논문들(Boyd et al., 2007; Buesseler et al., 2008)에서 확인된다. OIF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클리모스(Climos)라는 민간 연구재단은 수백   의 바다를 대상으로 대규모 실험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7월 19일 네이처지에는 잊힌 줄로만 알았던 OIF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OIF로 생성된 식물플랑크톤 생물량의 절반 이상이 해저 1000m까지 가라앉는다는 사실이 최초로 보고된 것이다(Smetacek et al., 2012). 이는 지난 2004년 남빙양의 소용돌이성 해류 중심부에서 167㎢가 넘는 면적에 황산철을 뿌려 37일간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관측한 결과다. 유럽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이 연구는 OIF 관련 연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장기간 수행된 실험으로 평가된다. 초기 24일 동안에는 바다 표층에서 식물플랑크톤 생물량이 2배가량 증가했다. 이후 13일 동안에는 표층에서 탄소량(식물플랑크톤 생물량)이 줄어든 반면, 바다 깊은 곳에서는 입자성 유기탄소(식물플랑크톤 사체)가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번 연구결과로 OIF가 탄소 저감효과가 있다는 사실만은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식물플랑크톤의 번식을 인위적으로 유도할 때 발생하는 산소결핍과 독성물질 분비의 영향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평가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OIF를 이산화탄소 저감의 대안으로 선택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은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OIF 찬성론자들이 반격이 시작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많은 과학자들이 대규모 OIF 연구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할 것이다. 

    하지만 OIF가 지구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지기는 힘들다. 이번에 네이처지에 실린 논문이 OIF에 대한 의문을 모두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다. OIF의 효과가 확인된다 하더라도 OIF를 통해 줄일 수 있는 탄소는 인류가 배출하는 양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탄소를 함유한 식물플랑크톤 사체가 해저로 잘 가라앉는다 하더라도 수십~수백 년 후에는 다시 바다 표층으로 올라올 수도 있다. 지구공학에 환상을 품게 되면 탄소를 줄이려는 사회경제적인 시도들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안양대학교 해양생명공학과 류종성 교수).


    참고문헌

    Allsopp et al., 2007. A scientific critique of ocean iron fertilization as a climate change mitigation strategy, Greenpeace Research Laboratories Technical Note 07/2007.
    Boyd et al., 2007. Mesoscale iron enrichment experiments 1993-2005: systhesis and future directions, Science 315, 612-617.
    Buesseler et al., 2008. Ocean iron fertilization- moving forward in a sea of uncertainty, Science 319, 162.
    Smetacek et al., 2012. Deep carbon export from a Southern Ocean iron-fertilized diatom bloom, Nature 487, 31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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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 한라봉

    2012.08.05 17:14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퍼가요 ~
    http://blog.naver.com/skektnsl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12.09.10 10:05

    많이 많이 퍼가세요. 도움만 된다면야...^^

  • Jackie Jenkins

    2018.08.13 23:32

    当有人要求你证明你是一个人类大声笑时,这有点羞辱。所有当前的天气更新和警告,博客组织良好。为什么 代写文章 也没有一些图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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