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수온상승 최소한 135년 전부터 시작됐다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8071, 2012.04.23 14:05:16
  • 지구로 들어오는 복사에너지의 90%가량을 저장하는 곳은 바다다. 바다 표면으로 흡수된 열은 해류와의 수직혼합에 의해 바다 전체로 전달된다. 따라서 기온이 올라가면 바다 수온도 함께 상승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지난 백 년 동안 전 세계 바다 수온은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다.

     

    하지만 먼 과거의 온도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남극이나 그린란드에서 얻은 빙하 시추자료를 통해 지난 수 천 년 동안에 이루어진 기온 변화를 유추해볼 수는 있다. 하지만 한 지점에서 얻은 값에 근거해 지구 전체의 기온분포를 이야기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르기 마련이다. 남극의 기온변화와 서울 광화문 일대의 기온변화가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구 전체의 기온변화를 파악하려면 다양한 지점에서 얻은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

     

    가장 오래 전 전 세계 바다 수온을 측정한 것은 1872-1876년에 세계의 주요 바다를 항해했던 챌린저호(the Challenger)였다. 챌린저호는 200여명의 과학자를 태우고 12만km가 넘는 거리를 항해하며 300여개 지점에서 바다 표면온도와 수직 온도분포를 측정했다.

     

    challenger.jpg 사진: 챌린저호 묘사, NOAA Photo Library

     

    오늘날에는 더 이상 챌린저호가 했던 방식으로 바다 수온을 측정하지 않는다. ARGO라 불리는 최신 무인 관측 장비가 전 세계 바다를 다니며 온도와 염분을 측정하고 있다. 이 장비는 일정한 밀도가 나타나는 수심을 잠항하면서 온도와 염분을 잰 뒤 일정시간이 지나면 수면으로 떠올라 측정 자료를 인공위성으로 보낸다. 해양학자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전 세계 바다의 수온을 관측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나라들이 ARGO 프로젝트에 참여해 바다 수온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네이처 자매 저널 Nature Climate Change에 챌린저호와 ARGO의 수온 측정 자료를 비교한 논문이 발표됐다. 두 자료를 비교하면 지난 132년 간 전 세계 바다 수온이 얼마나 변화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분석 결과 바다 표면은 0.59℃, 366m 깊이에서는 0.39℃, 914m 깊이에서는 0.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0-700m 깊이에서 측정된 수온의 평균값을 구하면 0.33℃ 증가한 것으로 계산되었다. 지난 50년 간 현대적인 방법으로 관측된 수온 상승에 견줘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는 다시 말해서 바다 수온의 상승이 최소한 135년 전부터 지속되어 왔음을 뜻한다.

     

    약 140년 전 챌린저호의 세계일주 항해는 누가 봐도 무모한 탐험이었다. 당시에는 장비도 열악하고 과학수준도 오늘날에 비해 보잘 것 없었다. 하지만 첨단과학이라 하더라도 140년 전의 자연현상까지 정확하게 알아낼 수는 없다. 험난한 파도를 헤치며 어렵게 얻어낸 챌린저호의 자료가 고마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챌린저호와 바다에 운명을 맡겼던 과학자들이 없었더라면 바다 수온상승 속도를 정확하게 계산해 내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활용하고 있는 ARGO 장비들도 후손들이 보기에는 조잡한 장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ARGO가 얻어낸 자료만큼은 고마워할 것임에 틀림없다(안양대학교 해양생명공학과 류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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