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여름휴가 동안 내가 배출한 탄소의 양은?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6741, 2011.11.15 15:43:54
  • “여름휴가 어디로 다녀오셨어요? 어떠셨어요? 내년에는 나도 거기 가봐야겠네.”

    여름휴가 기간이 지나면 으레 오고가는 대화이다. 필자도 이런 대화를 나누던 중에 문득 ‘내가 이번 휴가 동안 배출한 탄소의 양은 얼마나 될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되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이가 나 뿐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되어 여름휴가 동안 배출한 탄소의 양을 계산해보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생활용품

    교통(1km 이동 시)

    - 과자 한 봉지(160g): 250g

    - 두루마리 화장지 1롤: 283g

    - 컴퓨터 100시간: 9,000g

    - 소고기 320g: 4390g

    - A4 용지 1권(250장): 720g

    - 일반 형광등 1,000시간 사용: 34,000g

    - 오렌지주스 250g: 360g

    - 곡물 320g: 180g

    - 휴대전화 1년 사용: 11만2,000g

    - 생수 500ml: 10.6g

    - 생수 1,800ml: 24.7g

    - 종이컵/종이접시: 11g(개 당)

    - 쓰레기(10L 봉투) 배출: 94g

    - 비행기: 152g (1인)

    - 자동차(중형차 기준): 210g (1대)

    - 기차: 23g (1인)

    - KTX: 26g (1인)

    - 버스: 27.7g (1인)

    - 지하철: 1.53g (1인)

    산업

    - 밀가루 1톤 생산: 49만g

    - 휘발유 1톤 생산: 57만g

    - 휴대전화 1대 생산: 6만g

    - 설탕 1톤 생산: 73만g

    - 데스크탑 컴퓨터 1대 생산: 27만5천g

     

    <일상생활 속의 탄소 발자국 (출처: 정책공감 블로그, 함께하는 시민행동 블로그)>

     

    인터넷 검색창에 ‘탄소배출량’을 치면 연관 검색어로 ‘탄소배출권’, ‘탄소발자국’,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이 뜨는데 이 중 ‘탄소발자국계산기’를 클릭해 보면 일상생활 속에서의 탄소배출량을 계산해 주는 간단한 프로그램이 몇 개 검색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전기와 가스 사용량, 쓰레기 배출량, 사용하는 교통수단으로의 이동거리 등의 수치를 넣으면 탄소배출량이 짠-하고 나온다. 무슨 대단한 수식이라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간단한(하지만 다소 귀찮은) 산수만 좀 하면 대략의 탄소배출량을 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필자는 서울에 사는데 여름휴가로 부모님과 부산에 갔다 왔다고 하자. 1박 2일의 휴가기간 동안 500ml짜리 생수 2병, 1.8L짜리 생수 2병, 과자 3봉지, 종이컵 12개, 종이접시 12개를 사용했다. 쓰레기는 10L 봉투 1개만큼 배출했고 부산에서는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송정 해수욕장까지 1회 왕복했다. 자, 그럼 한 번 계산해 보자.

     

    - 서울-부산 이동: 390(서울 집~부산 광안리 거리) x 2(왕복) x 210g ÷ 3(명) = 54,600g

    - 부산 내 이동: 12(광안리~송정 해수욕장 거리) x 2(왕복) x 210g ÷ 3(명) = 1,680g

    - 생수: {(2병 x 10.6g) + (2통 x 24.7g)} ÷ 3(명) = 23.5g

    - 과자: 3봉지 x 250g ÷ 3(명) = 250g

    - 쓰레기: 1봉지 x 94g ÷ 3(명) = 31.3g

    => 1박2일 부산 여행으로 1인 당 약 56.6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

     

    물론 이 밖에도 탄소는 이곳저곳에서 끊임없이 배출되었을 것이다. 우리가 해수욕 후 따뜻한 물을 틀어놓고 샤워하는 중에도, 외식은 삼겹살이 최고라고 입맛을 다시며 고기를 구워 먹는 동안에도, 시원한 냉커피 한 잔 일회용 플라스틱 잔에 들고 나설 때에도...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제품, 탈 것, 먹을 것 하나하나가 모두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기후변화를 촉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행 중에는 특히 더욱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좋은 곳에 어렵게 시간을 내어 놀러가는 것이다 보니 ‘여기까지 놀러 와서 이런 걸 신경 쓸 필요는 없지 않겠어.’라고 위안하며 일회용품 사용에 너그러워지고 쓰레기 배출량을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된다. 원치 않게 배출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비행기에서는 모든 음식이 일회용 용기에 담겨 제공된다. 사용했던 컵을 다시 사용하려해도 왠지 보는 눈도 있고, 승무원들은 빈 컵이 보이는 대로 바로바로 갖다 버리기에 ‘내 컵 재활용’이 꺼려지곤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든 일탈을 위한 여행지에서든 탄소배출을 하지 않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나의 탄소배출량을 알고 있다면, 비록 모든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꿰고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것을 모르는 이들에 비해서는 배출량 저감을 위한 행동을 한 가지라도 더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1박2일 부산 여행으로 약 56.6kg의 탄소를 배출했으니 당분간 육식과 치즈 섭취를 금하고 올 가을 성묘 때 소나무와 느티나무 묘목 몇 그루를 가져가서 선산에 심을 계획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진아 연구원).

     

    <월간지, '함께사는 길', 2011년 9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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