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침반 -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 아태지역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는 어떤 상황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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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수: 779, 2018.09.18 15: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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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Pxhere / CC0

    <생물다양성과학기구>라고 불리는 IPBES(Intergovernmental science-policy Platform on Biodiversity and Ecosystem Services)에서는 2018, 정책 입안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아시아 태평양 지역(Asia-Pacific, 이하 아태지역)에 대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 평가보고서 요약본을 공개했다.

    여기에 주요 메시지를 요약해 싣는다. 우리나라의 정책 입안자들은 물론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할 내용이 실려 있다. 물론 관심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는 모두 개인 차원, 공동체 차원, 국가 차원에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를 보전하기 위한 수백, 수천 개의 실천 방법을 서둘러 고안해 내야 한다.

    . 인간의 복지와 삶의 질을 높이는 자연의 혜택에 대해서

    1.     아태지역의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는 45억 아태지역 주민들에게 식량과 물, 에너지, 건강상의 혜택을 제공하며 문화적, 정신적 충족감을 선사하는 등 인간의 복지와 지속 가능한 개발에 필요한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2.     아태지역에서는 급속한 경제 성장과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빠른 도시화와 농지 확대가 이루어지면서 생물 다양성의 손상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복구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손상이 발생하고 있다.

    3.     아태지역의 빈곤 문제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인구가 빈곤선 아래에서 살아간다. 세계 빈곤 인구 757백만 명 가운데 4억 명이 이 지역에 거주할 만큼, 빈곤선 아래에서 살아가는 인구가 지구상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많다. 빈곤을 완화하려면 생태계 서비스를 보전하고 이를 지속해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민에게 소득과 영양을 공급하는 원천인 식량생산 시스템(농경과 양식 등)을 지속가능하도록 관리하면서 동시에, 지역민에게 중요한 자원을 공급하는 육상, 담수, 해양 등 자연 생태계를 보전해야 한다.

    4.     아태지역 사람들은 자연이 자신들의 문화, 정신, 심리, 신체, 경제적 복지에 크게 기여한다고 믿고 자연을 소중히 여긴다. 이곳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평가는 가지각색이고, 따라서 인간과 자연의 상호 작용 역시 가지각색이다. 이곳 공동체는 해양, 담수, 육상 생태계 등 자연이 제공하는 물질(식량, 땔감, 목재 등)을 소중히 여기는 한편으로, 자연의 비물질적인 조절 기능(기후, 홍수, 질병, 폐기물, 수질 등의 조절) 역시 소중히 여긴다. 이와 관련한 분석 또는 결정을 할 때는 이런 점에 유념해야 한다.

    .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 그리고 주요 동인의 변화에 대해서

    5.     아태지역에서는 전반적으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환경이 줄곧 후퇴하고 있지만, 양호하게 유지되는 곳도 있을 만큼, 여러 가지 추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가장 심하게 훼손될 위험에 직면한 분야는 산림, 고산 생태계, 민물과 습지, 해안 생태계다. 예컨대, 1990년부터 2015년까지 동남아시아의 산림은 12.9%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에 동북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는 참여적인 관리와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사용료 납부, 훼손된 산림 복원 등의 정책 덕분에 산림이 각각 22.9%, 5.8% 증가했다.

    6.     아태지역 전역에서 야생 포유류와 조류의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는데, 그 주원인은 산림과 초원 내 서식 환경 악화에 있다. 척추동물이 많이 줄어들어 씨앗 전파 등 산림의 기능과 생태계 서비스에 큰 충격이 가해지고 있다. 일부 나라에서는 야생동물 밀렵과 야생동물 상품화 때문에 특정한 종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7.     외래 생물종의 품종과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아태지역의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중요한 원인이다. , 해안지역과 농업 중심지, 대도시 등에서는 외래종의 피해가 특히 심각한데, 이런 외래종 증가는 교역량 확대, 교통수단 발전, 이동성 증가로 인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외래종에 대한 감시와 관리 개선이 필요하지만, 지역 내에서는 이와 관련된 지식의 깊이 면에서 편차가 크다.

    8.     아태지역에서는 보호구역 지정 비율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생물다양성 면에서 중요한 지역들을 효과적으로 포함하지 못하고 있고, 보호 구역 관리 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9.     전통적인 농업생물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 이는 이와 관련된 지역 고유의 토착 지식은 쇠퇴하고 있는 데 반해서, 제한된 수의 개량종이나 변종을 이용하는 농업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아태지역의 농지는 세계 농지의 30%에 해당하며 세계 소규모 농장의 87%가 아태지역에 있는데, 이런 소규모 농장들은 주로 다양한 종류의 재래품종 작물을 재배한다. 집약 농법과 단일 작물 재배로의 전환 때문에 재래품종 작물의 재배가 크게 줄어들고 작물 유전자 자원이 감소하고 있다.

    10.  아태지역의 사람들은 식량의 상당량을 수산업에 의존한다. 양식어업은 매년 약 7%씩 성장하는 데 반해서, 어획어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양식어류 생산량 중 약 90%가 아태지역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의 담수 생태계는 수생 및 반수생 생물종의 28%를 부양하고 있는데, 남획, 환경오염, 기반시설 개발, 외래종 팽창 때문에 이곳에 있는 생물종의 37%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11.  산호초는 생태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중요하다. 수억 명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해안 생태계를 보호할 뿐 아니라 아태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부양한다. 그런데 지금 아태지역의 산호초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산호초가 병에 자주 걸리거나 백화 현상을 겪거나 사멸하고 있는데, 이는 서식지 파괴, 남획, 오염물질, 침전물, 육지에서 유입된 영양물질, 해수면 상승, 해수온도 상승, 해수 산성화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다. 산호초와 함께 이와 깊은 연관 관계에 있는 각종 해양 생물들(특히 맹그로브, 갯벌, 해초 등)까지 함께 쇠퇴하면서 해양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

    12.  기후변화와 그와 관련된 극단적인 현상들은 종의 분포, 개체군의 규모, 번식과 서식지 이동의 시기에 영향을 미친다. 해충과 질병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저지대 섬들은 이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발생한 홍수 때문에 히말라야 지역의 사람들과 생물 다양성이 큰 위협에 직면해 있다.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를 감소시키는 이런 부정적인 영향들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와 국제 사회의 긴밀한 협력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13.  아태지역에서는 자연자원의 소비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폐기물 배출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가정에서 배출하는 유해 폐기물, 전자 폐기물, 음식 쓰레기 역시 증가하고 있다. 강물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이 많기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강 10개 가운데 8개가 아시아에 있는 강들이다. 이렇게 아시아 강으로 흘러드는 플라스틱은 전 세계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의 95%를 차지한다. 상수원 오염과 대기오염은 인간 건강과 환경 보전에 지속적인 위협이 된다.

    . 생물다양성 손실의 함의와 생태계의 혜택을 유지할 기회에 대해서

    14.  생물다양성을 훼손시키는 직접적인 요인들(지속가능성을 넘어서는 소비, 야생동물 불법 거래, 서식지 훼손, 외래종 침입, 오염, 기후변화 등)과 간접적인 요인들(생태계에 충격과 위험을 부과하는 사회경제적, 인구학적 변화들)은 수많은 사람의 생계와 식량 확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러한 충격을 더욱 악화시키는데, 특히나 토착민들과 취약계층이 받는 충격을 더더욱 악화시킨다. 그러나 환경 관련 거버넌스와 정책 등 적절한 개입을 도입하면 이런 연쇄 과정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15.  아태지역의 많은 국가는 여전히 빈곤의 덫에 갇혀 있어서 산업, 농업, 무역의 확장을 통해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 그러나 세계 시장을 위한 농지 확대와 농업 생산을 추진한다고 해서 반드시 산림 복원 및 보호구역 확장 등 이미 이루어진 진보를 상쇄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향상된 과학 지식과 기술의 적용을 통해 식량, , 에너지 안보를 견고히 하면서도 동시에 생태계에 대한 충격을 줄일 수 있다.

    16.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는 국가들은 산림 확대와 보호구역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산림 확대 및 보호구역 확대만으로는 단일작물 경작으로 인한 생물 다양성 손실을 충분히 상쇄할 수 없다. 국가가 주도하고 지역의 협조를 통해 지속가능한 산림 및 보호 구역을 정착시켜야 한다.

    17.  이 지역에서 생물 다양성 관리에 관여하는 정책입안자들이 해야 할 핵심적인 역할은 인간과 자연 간 상호작용의 복잡성과 역동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생물다양성의 활용과 경제적 발전의 추구 사이에는 상충효과도 있고 시너지 효과도 있는 만큼, 정책입안자들은 여러 부문의 목표들을 함께 분석하여 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들을 활용해야 한다.

    . 전 지구적인 최종 목표와 하위 목표의 달성에 필요한 정책, 제도와 거버넌스에 대해서

    18.  지역 공동체와 이해관계자들이 자연 보전과 관련된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혜택의 지속가능한 활용을 보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경로다. 자연은 다층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부문들과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 지나친 상의하달식의 정책들을 통해 오히려 의욕을 꺾어버리거나 잘못된 동기를 심어주어 생물 다양성 손실을 부추겼던 과거의 사례들과는 달리, 다수 이해관계자 중심의 거버넌스는 생물 다양성 목표의 달성을 앞당길 수 있는 대단한 잠재력을 품고 있다.

    19.  생물다양성 목표를 빈곤 구제, 기후 적응, 척박지 복원 프로그램 등의 더 넓은 분야에 통합시키는 방식은 아태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동하는 중요한 잠재력을 품고 있다. 따라서 생물다양성 정책에 직접 책임이 없는 정부 부서들(재정, 농업, 농촌 개발, 에너지 및 수자원 부처 등)의 의사 결정 과정에 생물 다양성을 포함해야 한다. 정부들이 의사 결정 과정에 다수의 이해 관계자들을 포함한 사례에서는 국가의 생물 다양성 전략과 실행 계획의 이행에서 더 강화된 협력이 확인되고 있다.

    20.  파리기후변화협정, 2015~2030 재난위험경감을 위한 센다이 프레임워크 그리고 2030 지속가능발전의제는 생태계 기반 접근법을 사용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생태계 기반 적응, 재난 위험 경감, 지속가능한 산림 및 목초지 관리 등의 접근법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생물다양성 보전과 위의 협약 간의 시너지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21.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위기에 처한 육지, 해양, 습지 생태계들은 정치적인 경계를 초월해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한 국가에서 행동을 취하거나 취하지 않으면 주변국이나 하류 유역 국가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지역 차원에서 위기에 놓인 자연 경관의 국경을 초월한 보전 활동을 계획하고 시행하기 위한 협력이 점차 확장되면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22.  각국은 민간 부문과 개인, 비정부기구들과의 협력 활동을 통해서 환경 보전을 위한 재원 마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보호구역, 유역 관리, 재생 에너지 기술, 기후변화 완화 등의 생물 다양성 보전 활동에 생태계 서비스 사용료 지불 등의 방법들을 이용해 민간의 재원을 활용하는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려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기업이 직접 투자를 하는 방법도 있다. 이처럼 민간 부문은 파리협정에 따른 기후변화 적응에 기여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23.  지속가능한 생산, 소비, 폐기물 관리 정책을 펴면 생물다양성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는 생태계 오염을 줄일 수 있고 지속가능성이 열려 있는 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재생가능한 해법들을 장려하는 정책도 포함된다. 많은 국가에서는 생태계 보전 목표를 거스를 만큼 폐기물 문제와 토양, 공기, 수질 오염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산 및 소비 정책과 실천은 강력한 규제 시행과 교육, 자발적 지속가능성 기준의 채택, 그리고 인센티브 기반의 정부 정책이라는 토대 위에서만 제대로 시행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이상의 주요 메시지를 요약한 다음에, 아태지역의 상황에서 생물다양성 관련 지속가능발전 목표와 다른 지속가능발전목표 간에는 어떤 상충 효과와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생물 다양성과 지속가능한 발전 사이에 상충 혹은 상호보완 효과가 있는지는 우리나라 역시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주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 기사에서 <아태지역의 생태계 서비스, 지속가능발전 목표와는 어떤 관계에 있나?>라는 제목으로 이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번역 및 요약: 이순희 전문위원, 우석윤 연구원, 조아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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