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온난화로 북극곰들의 여행 거리 늘어나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7223, 2012.05.07 17:41:54
  • 북극곰들은 지구온난화로 머물 수 있는 얼음 층이 사라지면서 매우 먼 거리를 헤엄쳐 이동한다. 최근 미국 지질조사국 연구팀은 북극곰들이 최대 수백km를 쉬지 않고 헤엄쳐 이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기간인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북극에서 여름철에 빙하가 가장 많이 줄어들었던 시기다. 이 때 50 km 이상을 헤엄쳐 이동한 북극곰의 수는 52마리의 1/3 정도였다. 이들의 평균 이동거리는 160 km. 거의 열흘 동안 쉬지 않고 364 km나 헤엄친 북극곰도 관찰됐다.

     

     polar-bear-swimming-ucumari-animalpicture.jpg

    http://animalpicturegallery.net

     

    북극곰 새끼들이 처한 상황도 어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미를 따라 수십km씩 헤엄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먼 거리를 헤엄칠수록 어린 북극곰들은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기 때문에 발육 부진의 위험성이 더 커진다.

     

    북극곰의 생태 조사는 매우 어렵다. 살을 에는 추위도 과학자들의 접근을 어렵게 하지만, 북극곰에게 잘못 접근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GPS가 발달하면서 북극곰의 이동경로 파악이 한결 쉬워졌다. 북극곰 목에 GPS 목걸이를 단 후 인공위성으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극곰 목에 목걸이를 거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헬기에서 북극곰에 마취 총을 쏴 기절시킨 후 GPS 목걸이를 달아주는 것이다. 이번에 미국의 연구진들은 사용한 것도 같은 방식이었다. 수십억 원의 연구비를 들여 북극곰 52마리의 이동경로를 GPS로 추적한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암컷뿐이다. 수컷은 목둘레가 머리보다 두꺼워 목걸이를 걸면 쉽게 빠진다.

     

    지난 2008년 미국에서는 북극곰을 멸종위기종 2급(threatened)으로 지정했다. 2급은 가까운 미래에 멸종위기종 1급(endangered)으로 될 가능성이 많은 생물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1973년 멸종위기종 보호법(Endangered Species Act)을 제정하면서 사라져가는 동식물의 보호에 힘써 왔다.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되면 법률에 의해 엄격한 보호를 받게 된다. 1990년에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북방점박이부엉이(northern spotted owl)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부엉이가 발견되면 주변 반경 약 5마일의 숲을 필수서식지(critical habitat)로 지정해 모든 개발이 금지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북방점박이부엉이 필수서식지로 지정된 면적은 약 530만 에이커(약 21,000 km2)로서 남한 면적의 약 1/10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북극곰이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극곰의 필수서식지인 빙하를 보호하려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모든 활동을 제한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극곰의 개체수가 더 줄어들어 멸종위기종 1급으로 분류되어야만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사실은 이 시대의 불행이자 아이러니임에 틀림없다(안양대학교 해양생명공학과 류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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