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까지 세계 9위였던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09년에는 한 단계 더 상승해 세계 8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21위를 기록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최근 미국 에너지 통계기관인 에너지정보청(EIA)의 발표를 인용한 결과에서다.

8일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2009년에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량은 2008년에 비해 1.2% 늘어난 5억2813만t이었다. 이는 1990년에 비해 무려 118%가량 증가한 양이다.

2009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04억5164억t으로 2008년에 비해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는 77억1050만t을 배출한 중국이었다. 미국은 54억 2453만t을 배출해 2위를 차지했다. 인도, 러시아, 일본, 독일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은 이미 2007년부터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미국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격차는 해마다 빠른 속도로 벌어지고 있다. 2009년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77.1억t은 미국, 러시아, 일본의 배출량을 합한 양(81억t)에 맞먹는 수준이다.

상위 10위권 국가들 중 전년도에 비해 배출량 순위가 상승한 나라는 한국, 인도, 이란뿐이었다.

2008년까지 세계 4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여 왔던 인도는 러시아를 추월해 3위를 기록했다. 한국과 이란은 영국을 추월해 각각 8위와 9위로 올라섰다.

배출량 감소폭이 가장 큰 나라는 28%가 감소한 우크라이나로 나타났다. 증가폭이 가장 큰 나라는 74% 이상 증가한 칠레였다. EIA의 조사결과는 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와 산림 등 온실가스 흡수원은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또 2009년 전 세계 평균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5t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17.7t으로 세계 평균의 4배, 중국은 5.8t으로 세계 평균의 1.3배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 1인당 배출량이 1.4t인 인도는 세계 평균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국민 1인당 배출량이 79.8t으로 가장 높은 국가는 카타르였으며 가장 낮은 국가는 0.03t을 기록한 차드공화국과 아프가니스탄이었다.

2009년 한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9t으로 조사됐다. 1인당 국민소득이 2∼3배나 높은 독일(9.3t), 일본(8.6t), 영국(8.4t)보다 훨씬 많았다.

이같은 결과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효율이 대다수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낮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전했다.

국민소득이 높으면서도 1인당 탄소배출량은 낮은 저탄소 고효율경제의 대표적인 본보기는 스웨덴이다. 스웨덴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6500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6t에 불과해 국민소득 3700달러인 중국보다 낮았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의 방향과 실효성에 대한 냉정한 중간평가와 분야별 점검이 필요하다"며 "특히 '탄소배출권거래제'나 '환경 친화적인 조세개혁'과 같은 정책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설계되고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호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수정돼야 한다"며 "기업과 국민들에게 가야할 길을 분명하게 제시하려면 감축 목표치는 반드시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1.02.08, 뉴시스, 배민욱 기자)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