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을 위한 기후 이야기 13> 탄소중립과 셰일오일, 셰일가스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572, 2021.11.10 14:39:26
  •  

    2-Figure-1.png

     

     


    Q. 셰일오일, 셰일가스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셰일오일, 셰일가스가 뭐예요? 다른 종류의 석유와 가스를 발견해낸 건가요?

     

    셰일오일, 셰일가스는 지난 시간에 말한 석유와 천연가스와 같은 기원에서 만들어지고 같은 성분으로 되어 있어. 하지만 이 석유와 가스는 전통적인 석유와 가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지하에 묻혀 있어. 그래서 독특한 방법을 쓰지 않으면 지하에서 뽑아낼 수 없지. 

     

    그렇다면 전통적인 원유와 가스를 어떻게 채굴하는 걸까? 전통적인 원유와 가스는 셰일층(모래와 진흙이 단단하게 굳어진 퇴적암층)에서 생성된 후 암반의 작은 구멍이나 틈새를 통해 오랜 세월 동안 지표면 방향으로 이동해 한 군데에 고여 있어. 그래서 수직으로 관을 꽂고 뽑아내면 석유와 가스를 모을 수 있지. 예를 들면, 얼음을 빼곡히 채운 음료수잔에 빨대를 꽂은 뒤 입으로 빨대를 빨면 음료수가 얼음 사이의 틈새로 빠져나와 빨대를 따라 올라오는 걸 연상하면 돼. 

     

    하지만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는 그런 식으로 뽑아낼 수 없어. 지구상에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셰일층의 단단한 암석층에 갇혀 지표면 가까이로 이동하지 못하는 곳이 많아. 셰일층에 갇혀 있다고 해서 셰일오일, 셰일가스라고 부르지. 단단한 암석층에 갇혀 있으니 일반적인 방식으로 뽑아낼 수 없지. 그래서 뽑아내기 어렵고 굳이 뽑아내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서 예전에는 쓸모 없는 자원이라고 외면받았지. 그러다 수압파쇄법, 즉 프래킹(fracking) 방법이 개발되면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어. 수압파쇄법이란 석유와 가스를 품은 단단한 셰일층에 화학약품이 섞인 물과 모래를 높은 압력으로 쏘아 넣어 균열을 낸 다음, 셰일층에 고여 있는 석유와 가스를 펌프를 이용해 뽑아내는 방법이야. 


     

     


    Q. 셰일오일과 셰일가스 역시 석유와 천연가스니까 결국엔 화석연료잖아요. 결국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를 대량 생산 대량 소비하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겠네요? 

     

    셰일오일과 셰일가스의 대량 생산 대량 소비는 여러 가지 경로로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무엇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되는 석유와 가스는 공급량에 제한이 있고 그에 따라 가격이 폭증하기도 해. 그래서 석유 가격이 요동치면 그에 따라 세계 경제가 요동치곤 했어. 석유를 포함한 화석연료의 공급에 제한이 있고 고갈될 우려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태양열, 풍력, 지열 등 많은 대체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에 관심이 쏠리고 있었어. 그런데 수압파쇄법이 개발되어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자, 화석연료 사용이 더 늘어나고 대체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이 주춤하게 된 거지. 게다가 수압파쇄법은 원유와 가스를 채굴하는 전통적인 방식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해. 그 탓에 채굴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지. 결국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이 더 늘어나서 지구온난화를 재촉하고 있어. 


     


    Q.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는 중동 산유국 아닌 곳에서도 나오나요? 어디서 많이 나오죠?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 산유국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원유를 생산하는 곳이야. 중동 산유국은 오랫동안 석유를 무기로 삼아 세계 무대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휘둘러왔지. 중동 산유국이 석유 생산량을 줄이거나 늘리면 그에 따라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기도 했어. 

     

    그런데 수압파쇄법이 개발되고부터 셰일오일, 가스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나라들이 중동 산유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게 되었지. 수압파쇄법이 개발된 2000년대부터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서둘러 셰일오일과 셰일가스 매장지를 찾아내 생산을 시작했어. 이걸 셰일혁명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세계 석유시장의 판도가 바뀌었어. 따라서 예전에 중동 산유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던 영향력이 크게 약해졌지. 

     

    셰일오일과 셰일가스가 가장 많이 묻혀 있다고 여겨지는 나라는 중국이야. 그 다음으로는 미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순이야. 

     

    특히 미국은 자국 영토에서 이런 매장지를 대량으로 찾아내서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채굴 기술을 발전시켜 생산비용을 낮추고 있어. 결국 원유순수입국이던 미국은 세계 최대 셰일오일 생산국가로 부상하면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석유 생산량 1등을 차지했고, 원유순수출국으로 변신했어. 미국의 1일 원유 생산량은 2018년부터 1천만 배럴을 넘어섰어. 세계 1일 원유 생산량은 약 1억 배럴이야. 그러니까 세계 석유 생산량의 10분의 1이 미국에서 생산된다는 이야기지. 그런데 미국산 원유의 70퍼센트 이상이 셰일오일이야. 


     


    Q. 미국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죠? 그런데 이렇게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있는데 어떻게 탄소 중립을 이룰 수 있을까요? 

     

    좋은 지적이야. 미국은 이렇게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석유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덕에 경제의 활력을 유지하고 있어. 그런데 미국은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이 1위인 나라야. 2018년 기준으로 세계 총 누적배출량의 25.6퍼센트를 미국이 배출한 거지. 그만큼 지구온난화를 야기한 책임이 크고, 그만큼 세계의 탄소 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야 할 의무가 있는 나라지. 

     

    그런데 미국은 책임과 의무만이 아니라, 가능성도 안고 있어. 부자 나라인만큼 자원과 자본이 많으니 탄소 중립을 위해 화석연료와 결별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엄청난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지.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건 무얼까? 미국 사회와 정치가 셰일혁명이 주는 혜택을 누리는 것보다 기후를 지키는 게 지구를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데 공감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거야. 이런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프래킹 반대와 화석연료 채취 중단을 외치고 있어. 


     


    Q. 지구를 위해서는 셰일 혁명이 필요한 게 아니라 재생에너지 혁명이 필요한 거군요.

     

    그렇지. 인간은 수백만 년의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진 화석연료를 캐내서 2백 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엄청 많이 태웠어. 그래서 대기 중으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들어갔지. 세계가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과제를 이루려면 전기를 온실가스 없이 깨끗하게 생산하는지가 관건이야. 한마디로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온실가스를 내뿜는 화석연료를 더 이상 캐내 태우지 말아야 해. 그리고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해.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후변화 문제는 정의의 문제와도 통한다는 점이야. 땅속에 묻힌 화석연료를 대량으로 캐내 사용하면서 기후에 큰 충격을 준 나라들은 큰 부를 일구었어. 하지만 아프리카와 동남 아시아 등 화석연료를 거의 쓰지 않고 기후에 큰 충격을 주지 않고 살아온 나라들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후 위기의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어. 

     

    재생에너지 혁명은 이처럼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해. 기술과 자원을 가진 나라들이 탄소 중립을 위한 행동에 앞장서면서 동시에 기술과 자원이 부족한 나라들이 경제적 안정 속에 탄소 중립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해. 


     

     

    이순희 전문위원

     

     

     

엮인글 0 https://climateaction.re.kr/news01/958279/47e/trackback

댓글 0 ...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닉네임
33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361 2019.12.26
33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7637 2019.12.26
33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3491 2019.12.26
33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446 2019.11.20
33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444 2019.11.20
332 기후변화행동연구소 7083 2019.11.20
33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175 2019.10.24
33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542 2019.10.24
32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774 2019.10.24
32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52 2019.09.18
32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6436 2019.08.16
32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760 2019.07.17
32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891 2019.07.17
32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929 2019.06.13
32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338 2019.06.13
322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930 2019.05.15
32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872 2019.05.15
32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3379 2019.04.03
31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484 2019.04.03
31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903 2019.03.06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