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 얼마나 심각할까 <2050년 미래의 주역, 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이야기 (3)>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4289, 2019.10.24 14:29:43
  •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5차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인간의 활동 때문에 지구 평균 온도는 이미 1도가 오른 상태다.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빠르게, 과감하게 줄이지 않는다면, 지구 온도는 점점 더 빠르게 올라가 2100년경에는 현재보다 1도에서 5.5도까지 오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심각한 기후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파리기후협약에서 국제 사회는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자는 목표를 세웠고, 되도록 1.5도를 넘기지 않도록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자고 약속했다.
    ‘1.5도, 혹은 2도 이하 억제’라는 목표는 대체 왜 중요한 걸까? 일단 이 목표 온도를 넘어서면 작은 변화가 다시 원인을 키워 큰 변화를 일으키는 ‘양의 되먹임’이 시작되면서 지구온난화가 저절로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결코 막을 수 없는 대규모 멸종과 인류 공멸의 대재앙이 펼쳐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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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심해지는 폭염의 충격 
     
    2003년 유럽에 닥친 폭염 때문에 많은 사망자가 나와 지구촌을 충격에 빠뜨렸다. 당시 섭씨 44도의 기록적인 폭염을 겪은 프랑스에서는 1만5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유럽 전역에서 3만여 명이 사망했다. 2010년에 러시아에서는 5만6천 명이, 2015년에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수천 명이 폭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닥쳤고, 일부 지역에서는 46도에 달하는 기온이 관측되었다. 미국에서는 8천만 명에게 폭염 경보가 내려졌고, 일본에서는 일주일 사이에 65명 이상이 사망했고, 무려 2만3천 명이 온열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 인도 안드라 프라데시 주에서는 27일 동안 섭씨 45도를 웃도는 이상고온으로 1천 명 넘게 사망했다.
     
    선진공업국이라면 거뜬히 폭염 피해를 피해갈까?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폭염 피해를 거뜬히 피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국의 대도시 시카고가 1995년에 겪은 끔찍한 폭염에 대해 알아보자. 1995년 7월 13일, 시카고의 기온이 41도까지 치솟았고 체감온도는 52도까지 올라갔다. 벽돌로 지은 집과 아파트는 오븐처럼 데워졌고 고층 건물의 실내 온도는 창문을 열어도 41도를 가리켰다.
    자동차 수천 대가 길 위에서 고장이 났고 몇몇 도로는 휘어졌다. 고열 때문에 철로의 이음새가 어긋나 전철과 기차가 멈춰서서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전기 사용량이 치솟으면서 정전 사태가 잇달아 엘리베이터와 에어컨에 전기 공급이 끊어지고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먹통이 되어 시급한 정보를 입수할 통로까지 막혔다. 열에 노출되어 쓰러지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구급차 요청 신고가 쏟아져 구급차 공급에 차질이 생겼고 병자를 치료해야 할 병원에는 병상이 딸렸다. 집안에 고립된 채 병을 앓던 사람들은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았다.
    시카고는 선진공업국의 도시다. 그런데도 그해 여름 고온이 이어지던 닷새 동안 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폭염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폭염 희생자라고 하면 뜨거운 고온이나 직사광선에 노출되어 열사병, 일사병 때문에 죽은 사람만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폭염은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을 악화시켜 사망자를 늘린다. 또한, 폭염 때문에 전기 공급, 교통, 의료, 구호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예기치 않는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이 악화하여 사망하는 때도 많다. 폭염뿐 아니라 각종 기후 재난은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점점 높아지는 해수면, 그 충격은 어디로? 
     
    20세기 동안 평균 해수면은 20㎝ 정도 상승했다. 이유가 뭘까? 지구 온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바다가 따뜻해지면 물이 팽창하고 해수면이 상승한다. 수온이 섭씨 1도만 올라가도 지구의 해수면은 40㎝ 높아진다. 산지 빙하가 녹아내리고, 북극 해빙과 남극 빙산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것도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준다.
    전 세계 인구의 약 40%가 해안에서 100㎞ 이내의 거리에 살고 있다. 해수면 상승은 이들에게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상당한 면적의 땅이 바다에 잠기고 지하수에 바닷물이 섞여든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만7천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데,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로 2100년경이면 해안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길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자카르타는 해마다 평균 7.5㎝씩 지반이 내려앉아 이미 도시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진 상태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카르타뿐 아니라, 해안 지역에 있는 대도시들에서는 지하수에 바닷물이 스며들어 식수와 농업용수 위기도 닥칠 것이다.
    방글라데시는 국토의 10퍼센트가 해수면보다 낮아서,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닥칠 때마다 해안 지역의 많은 농지와 거주지가 바닷물에 잠긴다. 평소에도 농지와 지하수로 바닷물이 스며들어 농사를 망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해안 지역을 떠나 수도 다카로 밀려들고 있다. 현재 다카 인구는 현재 1,800만 명인데 하루 2,000명꼴로 늘어난다. 수십 년 안에 다카 인구가 4,0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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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한 나라 혹은 한 도시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메콩강, 나일강 인근 삼각주 등 해안 지역들은 비옥한 토양 덕분에 하늘이 내린 곡창지대로 알려졌던 곳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이 지역들이 물에 잠기면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안전하지 않다. 한반도 주변 해수면은 지구 평균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지 않을 경우, 2100년경에는 우리나라 해수면은 지금보다 적게는 33㎝에서 많게는 96㎝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되면 인천공항과 김해공항, 송도 신도시, 낙동강 부근, 김해평야에 바닷물이 들어차고 인천, 부산 등 해안 일부 도시가 바닷물에 잠길 것이다.
     

    이순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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