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푸른 스포츠 경기장

올해 7월 16일부터 26일까지 제 8회 월드게임이 열리는 타이완 카오슝(Kaohsiung). 항구도시인 카오슝은 대만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서 우리나라의 부산시와 비슷한 위상을 갖는다. 월드게임은 레저나 게임성격이 강한 스포츠 종목을 중심으로 열리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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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카오슝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월드게임이 열리게 될 이 도시의 스포츠 아레나가 세계 최초로 태양광만으로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건축가인 이토 토요(Toyo Ito)가 설계한 이 경기장은 100%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만으로 만들어졌으며 55,000석 규모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푸른 물결로 착각하게 만드는 태양광 판넬 지붕. 14155 제곱미터 면적에 총 8,844개가 설치됐다. 월드게임 기간 중에는 3300개의 조명과 대형스크린을 비롯한 모든 아레나시설이 태양에너지만으로 운영된다.

경기가 없을 때는 주변 마을에 전력 공급

월드게임을 치른 후 아레나는 40,000석 규모로 변경되어 다양한 국내외 스포츠 이벤트 장소와 타이완 국가대표 축구팀의 주경기장으로 활용된다. 이 경기장이 태양광만으로 생산하는 전력은 약 114만 KWh이다. 이벤트나 경기가 없는 시기에는 남아도는 전력을 국영전력회사에 판매하고 인근 주택에까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태양열 에너지를 활용하면서 줄이게 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연간 660톤이다. 이로서 카오슝의 스포츠 아레나는 100% 탄소중립인 경기장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푸른’ 스포츠 아레나라는 명성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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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의 가능성과 개방성 보여줘

카오슝의 ‘푸른’ 경기장은 복합기능을 가진 종합경기장을 지향하는 현대 경기장의 추세 이상을 보여준다. 첫 번째 주목할 점은 공공디자인과 도시건축, 생태환경 등 다양한 요구가 상호 배제하기 보다는 서로 보완하면서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점이다. 건축이 생태환경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도시의 ‘랜드마크’로 부상하게 되고, 따라서 도시 이미지와 경쟁력 제고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됐다.

아울러 카오슝 경기장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방식에 있어서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말은 포괄하는 범위가 매우 넓어 일면 모호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주어진 사상 초유의 도전인 만큼 그 접근은 폭넓은 가능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말하자면 다양한 집단과 개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창조적인 실험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극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카오슝 경기장은 방아쇠를 당긴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푸른 경기장’을 볼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기후변화행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