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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조회 수: 5720, 2011.02.22 16: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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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기후변화 네트워크 만들자”
- 일본 키코 네트워크 히라타 소장 인터뷰 -
키미코 히라타 소장. 일본에서는 꽤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일본 내 기후변화 NGO들의 연대조직 키코 네트워크(KIKO Network)의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키코 네트워크는 동북아시아에서 세계 기후행동네크워크(CAN)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조직이다. 지난 11월 2일 동경 사무실에서 그녀를 만났다.
안병옥: 키코 네트워크에 대해 소개해 달라.
히라타: 일본 내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활동하는 약 150개 단체의 네트워크로 보면 된다. 회원조직 가운데 활동이 활발한 곳은 50여개 단체 정도다. 1998년 4월에 창립해 지금까지 기후변화협상을 모니터하고 일본 국내 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한 워치독(Watchdog) 역할을 해왔다. 시민들과 지방자치단체의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지원하는 일도 역점을 두고 있는 활동에 속한다. 최근에는 탄소세나 총량제한배출권거래제 도입을 위한 활동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안병옥: 국내 문제를 다루면서 동시에 CAN에 가입해 정보를 교환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 가장 큰 장애물과 성과를 꼽는다면?
히라타: 초기에는 재정 부족으로 큰 곤란을 겪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중스타와 전 환경부장관도 캠페인에 참여한다. 가장 큰 성과를 꼽으라면 2008년부터 시작된 기후변화법 제정운동 “Make the Rule!"을 들고 싶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30%, 2050년까지 80% 감축 목표를 법률로 정하라는 것이 이 운동의 요체다. 전국에서 35만 명의 서명을 모아 정부에 제출했다. 하토야마 전 내각의 전향적인 감축목표 발표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고 자부한다.
안병옥: 간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 들어서면서 일본의 기후변화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최근 센카쿠 섬이나 쿠릴열도 등 영토분쟁으로 일본 정부가 다른 문제를 돌아볼 여유가 없는 듯하다.
히라타: 간 내각이 기후변화 문제에 소극적인 것은 맞다. 하토야마 내각에서 지구온난화대책기본법이 의회에 상정되었지만 의사일정을 맞추지 못해 폐안되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 법안이 다시 상정돼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본다. 물론 환경성과 경제 산업성 사이의 이견이 해소되어야 한다.
안병옥: 최근 일본 정부가 베트남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 베트남에서 희토류(rare earth)를 개발하는 대신 베트남에 원자력발전소 2기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일본 정부의 이런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하나?
히라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본 사회는 전반적으로 핵 불감증에 빠져 있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반대가 격렬한 편이다. 일본 정부는 ‘핵 판매’와 신칸센과 유사한 ‘고속철도 건설’을 패키지로 묶어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접근하고 있다. 자민당도 하지 않았던 일을 민주당 정권이 하고 있는 셈이다. 곤혹스럽지만 막을 방법이 없어 역량부족을 느낀다.
안병옥: 올해 초 동경에서는 탄소배출권거래제가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도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산업계도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일부 환경단체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시장주의 접근방식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탄소배출권거래제의 효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히라타: 동경 탄소배출권거래제 심의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도입된 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효과를 말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곧 중간집계가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언론 보도만으로 보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예컨대 동경역 부근에 있는 신마루 빌딩은 아오모리 현에서 생산되는 풍력에너지를 끌어와 전량 사용한다. 탄소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되지 않았더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탄소배출권거래제를 일본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은 산업계의 격렬한 반대 때문에 쉽지 않을 듯하다. 일본 기업들은 탄소세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지만 배출권거래제만은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태도다. 도입을 막기 위해 로비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안병옥: 한국 기후변화운동과의 연대는?
히라타: 기후변화 적응문제까지 나간 것을 보면 한국의 운동이 더 앞서있다는 느낌이다. 한중일 3개 나라 NGO들의 연대가 중요하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긴밀하게 협력했으면 한다.
(201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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