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자의 97%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인간의 활동”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7287, 2013.05.28 14:43:49
  • 과학자들의 견해와 대중의 인식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지구온난화가 대표적이다. 과학자들의 절대 다수는 지구온난화가 인간의 활동으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과학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드물다. 과학계 내부에서도 견해는 늘 갈린다. 과학자들의 생각이 100% 일치하는 경우는 아마 “지구는 둥글다”는 사실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둘러싼 과학자들의 논란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과학자들의 견해가 다르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에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인간의 활동 탓에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믿느냐 안 믿느냐는 순전히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누구든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 정도는 해봐야 한다. “나는 과학 또는 과학자들을 얼마나 신뢰하는가?”, “나는 과학자들이 펴는 주장의 근거를 균형 있게 이해하고 있는가?”

     

    적어도 과학계 내부에서는 지구온난화 논란은 의미를 상실한 지 오래되었다. 2005년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논문 '상아탑 너머 :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 컨센서스(Beyond the Ivory Tower: The Scientific Consensus on Climate Change)'는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총 928편의 과학논문을 분석한 메타연구 결과, 과학계 내부에서 지구온난화에 대해서는 일부 언론의 주장과는 달리 확고한 컨센서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논문의 대부분이 지구온난화의 가속화와 그 원인에 대해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약 8년이 지난 후 새로운 메타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논문이지만 이번에는 1991년 1월 1일부터 2012년 11월 9일까지 동료검토(peer review)를 거쳐 발표된 논문 11,944 편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2005년 연구와는 차원을 달리 한다. 최근 학술지 Environmental Reasearch Letters에 실린 논문  '과학문헌에서 인위적인 지구온난화에 대한 컨센서스 정량화(Quantifying the consensus on anthropogenic global warming in the scientific literature'의 요지는, 기후과학자 100명 중 97명은 현재의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인간에게 있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consensus_1024_jpg_662x0_q100_crop-scale.jpg

     

    이 같은 과학자들의 의견분포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미디어의 태도 및 대중의 인식 사이에는 매우 큰 간극이 존재한다. 미디어들은 극소수에 불과한 기후변화 회의론자(climate skeptics)들의 주장에 과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미국인들의 약 55%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다루는 과학자들의 견해가 확고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찬반으로 나뉘어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2005년 이래 과학자들의 의견은 자신들의 논문에서나 논문 내용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에서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아래의 그래프가 말해주는 것처럼 늘 90% 이상의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가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global-warming-scientists-chart_png_492x0_q85_crop-smart.jpg 기후과학자 100명 중 97명이 인위적인 지구온난화에 동의하고 있다면, 적어도 과학계 내부에서는 일정한 컨센서스가 이루어져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물론 그렇다 해서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에 대한 기후과학의 승리를 선언하는 것은 섣부른 일일 수도 있다. 주류 기후과학은 절대적 진리라는 주장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다만 시민들에게는 과학자들의 의견분포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극소수 회의론자들이 마치 과학자들의 절반 정도인 것처럼 착각하게끔 만드는 최근의 출판 풍토에서는 더욱 그렇지 않을까(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승민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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