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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조회 수: 265, 2020.01.29 11: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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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고정코너 '기후정의를 말한다' 1월 28일 방송
"겨울 온난화는 지구적 재앙의 전조...남은 시간 많지 않아" 박훈 연구위원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위원)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박훈 연구위원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매주 화요일 기후변화와 관련한 쟁점과 이슈, 국내외 환경 뉴스를 통해 기후정의를 생각해보는 코너죠.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박훈 연구위원과 함께 ‘따뜻한 이번 겨울의 의미’에 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박훈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번 겨울이 겨울 날씨답지 않다, 설도 설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분들 많으신 것 같은데, 박훈 위원께서도 그런 말씀 들으셨겠지요. 어떠셨나요?
▶제 어머니도 설 연휴가 워낙 따뜻해서 ‘정말 기후 온난화가 맞긴 맞나 보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궁금해서 우리나라 기후평년값과 이번 설 연휴의 기온을 비교해 봤습니다. 우리가 보통 우리나라 기후 평년값이라고 하면 1981년부터 2010년에 걸친 30년 관측치를 평균해서 구하는데요, 그 30년 동안 1월 24일부터 26일의 전국 평균 기온은 영하 1.6°C였고, 아침 최저 기온은 평균 영하 6.2° 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설 연휴 사흘 동안은 전국 평균 기온이 영상 5.2°C로 예년보다 6.8°C나 높았습니다. 연휴 기간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 평균값도 영상 0.7°C를 기록해서 예년보다 6.9°C 더 따뜻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의 낮 최고기온 평균값도 영상 10.2°C까지 올라갔는데요, 기후평년 값에서는 이 정도 낮 최고기온이 3월 상순(3월 8~9일)이나 돼야 나타납니다. 정말 보기 드물게 푸근한 설 연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겨울은 설 연휴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도 예년보다 따뜻했을 것 같은데, 그것도 확인해 보셨나요?
▶아직 겨울이 다 지나지 않았습니다만, 내친김에 지난 12월 1일부터 이번 설 연휴까지의 평균 기온도 기후 평년값과 비교해 봤습니다. 전국 평균 기온은 영상 2.6°C를 기록해서 예년보다 2.3°C 높았고, 아침 최저 기온 평균값은 영하 1.7°C로서 우리나라 예년 평균보다 2.6°C 높았습니다.
▷ 지난 번 조아라 연구원께서 이번 겨울에 눈이 적게 온다고 말씀했었는데, 기온도 평소보다 2~3°C 높아졌군요. 이렇게 따뜻한 겨울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예 기후로 굳어진다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당장 강원도와 경기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 겨울 축제에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겠어요?
▶네, 겨울철 평균 기온이 점점 더 상승하면 말씀하신 대로 겨울 축제나 스키장 등에는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나쁜 변화만 생기지는 않습니다. 폭설이나 도로 결빙으로 인한 피해 등이 줄어들어서 사고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은 눈사람 만들 기회가 줄어들어서 아쉽지만 단열이 잘되지 않는 집에 사는 분들은 에너지 비용을 더 부담하지 않아도 견딜만한 겨울이 되고, 노동자는 겨울에도 실외에서 일하기 쉬워지니, 겨울철 온난화가 무조건 싫지만은 않으실 겁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여름이 더워지는 것은 폭염과 온열질환 등으로 걱정이 많이 됩니다만, 겨울 온난화는 꼭 나쁘게 들리지만은 않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의에서 발표한 세계위험보고서 2020년판은 전 세계가 올해 대응해야 할 위험 중 ‘가장 발생 확률이 큰 것’이 극한 기상현상이고, ‘파괴력이 가장 큰 위험’은 기후행동 실패라고 단언했다고 하던데요. 겨울 온난화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우리나라 겨울의 변화만 생각하고 그리 걱정할 것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 코너의 제목인 ‘기후 정의’의 관점에서 본다면, 겨울 온난화는 전 지구적으로는 큰 재앙의 전조인 만큼 모두가 힘을 모아서 막아야 할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우리 청취자분들은 앞으로 겨울 온난화 얘기가 나오면 ‘극지의 온난화’까지 우리에게 나타나는 변화로 포함해서 고민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극지의 온난화라고 하니까 너무 먼 나라의 이야기로 들리는데, 저만의 생각일까요?
▶네. 저도 우리나라에 극지연구소라는 연구기관이 있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우리나라에서 극지까지 연구해야 할까’라고 생각하면서 의아해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는 극지의 기후변화가 극지 주변의 사람과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전 지구 생명체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줍니다.작년 가을에 IPCC, 즉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발표한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를 이 코너에서 소개했습니다만 그 이후 나온 주요 연구 결과는 빙권에 포함된 극지, 즉 남극과 북극, 그린란드와 툰드라 등의 기후변화에 우리나라와 같은 중·저위도 국가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 IPCC 즉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를 소개하셨을 때는 그린란드와 남극, 또 히말라야와 같은 고산지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추가로 상승하면 인천과 같이 바다에 접한 지역은 침수우려가 있다고 말씀하신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 외에 우리가 함께 대응해야 할 중대한 변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극지의 온난화는 특정한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그 변화가 다른 연쇄적 변화를 일으키는 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더 중요합니다. 작년 말에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논문은 , 즉 바다얼음의 면적 감소가 전 지구적인 기후 급변점이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는 데 북극의 해빙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북극의 바다얼음이 녹으면 북극해 주변의 지역적 온난화를 가속합니다. 가까이는 툰드라와 같은 지역의 영구동토가 녹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북극 해빙 감소가 일으키는 더 중요한 변화는 그린란드에서 증폭됩니다.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아서 막대한 양의 차가운 민물이 대서양에 흘러 들어갑니다. 이 민물의 유입은, 적도 부근의 따뜻한 바닷물을 대서양 북쪽으로 운반하고, 찬 바닷물은 깊은 바다로 가라앉히던 해류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AMOC])의 속도를 떨어뜨려서, 대서양 전체의 열과 염류의 흐름을 교란합니다. 이 교란 효과는 놀랍게도 아프리카 사헬의 가뭄을 악화하고 남미 아마존도 건조하게 합니다. 연쇄작용은 계속되어서, 마지막에는 남극해에 열이 축적되도록 만들어서 남극의 얼음이 더 빨리 녹게 한다고 합니다.
▷ 북극해의 바다얼음이 줄어들면 남극의 얼음까지 더 빨리 녹는다니, ‘모든 것이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말씀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통합 생태론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위원님께서 말씀하신 변화가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니라고 보여지는데요?
▶전 지구가 힘을 합해 기후변화 속도를 늦춘다면 먼 미래의 일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안타깝게도 현재의 변화 방향은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에 나온 다른 논문은, 현재(1981~2005년 평균)에 비해 연평균온도가 2°C 추가 상승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북극이 전 지구 평균보다 25~50년 더 짧을 것으로 예측합니다.이 예측에 따르면, 이런 변화가 계속되면 전 지구 연평균 온도가 2°C 추가 상승할 때쯤에는 북극 연평균 온도가 4°C 상승해버리고, 겨울 평균 온도는 7°C까지 상승해서 바다얼음의 감소를 한층 재촉하게 됩니다. 전 지구가 기후변화정책 없이 화석연료를 지금처럼 사용하는 경제성장 정책을 펴는 경로를 밟는 최악의 상황에는 21세기 말에 냉대지역의 늦가을 평균기온이 13°C까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냉대지역 습지에 갇혀 있던 메탄까지 걷잡을 수 없이 방출됩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30배까지 강하기 때문에 전 지구적인 재앙을 앞당길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 지구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훨씬 이전에, 같은 논문의 저자들은 백만 명이 넘는 극지 원주민이 스스로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큰 변화가 급속히 일어날 것으로 예측합니다. ‘기후 정의’의 관점에서 극지 원주민을 공동체로 생각하고 우리부터 적극적인 기후행동을 실천한다면, 기후 급변현상의 도미노가 우리나라에 이르기 전에 멈출 수도 있지 않을까,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대해 봅니다.
▷우리나라의 겨울 온난화에서 북극 바다얼음의 위기를 기억하자는 박훈 위원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기후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박훈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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