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평화방송] "지속가능한 소비 지향하는 '비건 생활' 실천을" 이윤희 선임연구원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257, 2020.01.22 16:12:12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고정코너 '기후정의를 말한다' 1월 14일 방송

    "지속가능한 소비 지향하는 '비건 생활' 실천을'" 이윤희 박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윤희 선임연구원(기후변화행동연구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매주 화요일 기후변화와 관련한 쟁점과 이슈, 국내외 환경 뉴스를 통해 기후 정의를 생각해보는 코너죠.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 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이윤희 선임연구원과 함께 환경, 동물권, 윤리적 측면을 넘어 지속가능한 소비를 지향하는 비건 생활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비건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주신다고요. 전에도 과도한 육식 섭취로 인한 기후변화 영향에 대해 몇 차례 해주셨는데 채식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네. 요즘 채식 인구가 늘어나다보니 비건이란 용어도 많이들 알고 계시죠. 비건은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해산물과 달걀, 우유까지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말하는데요. 이렇게 채식주의, 채식 생활은 주로 동물성 식품 섭취를 제한하는 음식 섭취 방식으로 많이 알려져 있잖아요. 그런데 최근에는 식생활을 넘어 패션, 화장품 등 생활 전반에 걸쳐 동물성 제품 소비를 지양하는 비건 생활, 비거니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비건 생활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고, 기후변화, 환경의 측면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 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식생활을 넘어서 생활 전반에 걸쳐 동물성 제품 소비를 지양하는 거라고 하니 좀 생소한데요. 화장품이나 패션 등이라고 하면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 등을 말하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화장품의 경우엔 1980년대 후반 유럽을 시작으로 동물 실험 반대 운동이 시작됐고 최근엔 국내에서도 동물 실험 반대 뿐 아니라 식물성 원료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대표적인 사례고요. 사실 먹는 것 외에 내가 사용하는 물건들을 동물성, 식물성으로 구분하는 것이 익숙지 않죠. 지금 겨울이다보니 제일 찾아보기 쉬운 제품이 오리털, 거위털 이불이나 패딩일 텐데요. 아마 대부분의 청취자 본인과 가정에서 하나 이상씩은 사용하고 있으실 것 같은데 가볍고 보온성이 좋아서 몇 년 전부터 겨울 필수아이템이 됐는데 이와 동시에 이런 제품 생산을 위해 산 채로 일생에 걸쳐 몇 번씩 마취 등 고통을 줄이는 어떤 조치도 없이 산채로 고통스럽게 털을 뜯기는 오리, 거위, 양, 토끼 등 동물들 실상이 알려지면서 최근 문제가 많이 되고 있죠.


    ▷ 네. 저도 기사를 통해 그런 사진들을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었는데요. 동물에서 직접 털을 얻는 건 알았지만 약간의 마취는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 동물들이 받는 고통이 어느 정도인가요?

    ▶국내 동물보호단체 카라에 따르면 거위털 패딩 하나를 만들 때 보통 15마리~25마리의 거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마취도 조심스러운 부분이니 함부로 해서는 안 되겠지만 털갈이 시기에 맞춘다거나 조금이라도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어떤 조치도 거의 없이 생후 10주부터 6주 간격으로 일생 동안 4~5번에서 최대 15번까지 털을 뽑는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날개가 부러지거나 심하면 기절을 하기도 하고 한 연구에 따르면 공포와 통증, 스트레스로 인해 거위 혈액 속 포도당 수치가 2배까지 오른다고 합니다. 이 외 주위를 살펴보면 동물털 뿐 아니라 옷, 신발, 가방에서 소파 등 가구, 나아가 자동차까지 가죽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는데요. 이 가죽들도 결코 윤리적인 방법으로 채취한다고는 생각할 수 없고요. 특히 가죽같은 경우에는 동물에서 바로 얻어진 상태, 원피라고 하는데 이 상태로는 바로 제품화할 수 없기 때문에 독성이 강한 온갖 화학 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런 고농도 화학물질 처리에 노출된 노동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공장 주변 생태계 파괴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동물털, 가죽 등이 보온성도 좋고 여러 가지 장점이 있겠습니다만 듣고 보니 실상은 더 참혹한 것 같은데요. 요즘 신소재 기술도 많이 발전했는데 이를 대체할만한 소재는 아직 없나요?

    ▶국내의 경우 2~3년 전부터 학생과 젊은 층을 시작으로 오리털, 거위털 롱패딩 열풍이 불다가 이런 동물 착취 문제가 알려지면서 동물털 의류나 가죽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올 겨울 겨울옷을 살까 고민하셨던 분들은 웰론이나 신슐레이트 등의 용어를 들어보셨을텐데 모두 동물털을 대체할 수 있는 충전용 신소재입니다. 대표적으로 웰론은 오리털을 최초로 모방한 인공 충전재라고 하는데 무게는 조금 더 나가지만 보온성과 복원력은 거의 비슷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서 올 겨울 인기라고 합니다. 가죽 역시 베지터블 가죽 등 다양한 인조가죽, 소재가 있습니다만 사실 기후변화, 환경의 측면에서 보면 인공 충전재와 인조 가죽 모두 또 다른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웰론은 폴리에스터를 가공한 것이고 대부분의 인조가죽도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한 폴리우레탄과 부직포를 소재로 한 것이기 때문인데요. 동물털을 대체한다는 것은 동물권과 윤리적 문제 뿐 아니라 이를 얻기 위한 대량 축산, 그로 인한 기후변화, 오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환경적 순기능도 있습니다만 플라스틱 폐기물 측면에서는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동물소재를 대체할 만한 신소재의 발명은 반갑지만 그것들이 플라스틱 기반 소재라고하니까 소비자 입장에선 결국 뭘 선택해야 할지 어려운 상황 같은데요. 어떤가요?

    ▶네. 그렇죠.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는 현 소비 시스템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은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함께 이런 고민을 하고 대안을 찾는 소비자와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데요. 파타고니아를 비롯해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네파 등 국내외 업체들이 푸아그라 생산을 위해 억지로 사료를 먹인 오리, 살아 있는 오리에게서 채취하지 않은 오리털로 만든 패딩을 선보이기 시작했고요. 더 반가운 것은 재활용된 오리털을 이용해서 새 제품을 만들거나 인공 소재인 경우에도 페트병,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폐기물을 이용한 새활용 섬유가 옷, 가방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고, 재활용 소재 비율이 100%에 가까운 제품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K2는 최근 보다 적극적인 재활용 시스템 구축을 위해 헌 오리털 의류 수거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요. 자사 뿐 아니라 타사 제품까지 안 입는 오리털 의류를 가져온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어 오리털 수거 및 재활용 비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말씀 듣고보니 비건 생활은 생명, 윤리 문제 뿐 아니라 기후변화, 환경 문제까지 고려한 진정한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앞으로 관심 갖는 소비자와 기업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네. 주제는 비건 생활이었지만 오늘 아무래도 다양한 사례가 많은 패션 얘기를 주로 한 것 같은데요. 최근 한겨레에 비건 생활에 대한 연재기사를 실은 기자단 ‘애니멀피플’은 비거니즘은 식물성 식단, 동물성 원료의 제품을 쓰지 않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며 생산되는 제품, 해양생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분별한 플라스틱 소비도 반대한다고 했는데요. 여러 복잡한 문제를 한 번에 고려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비건 생활에 관심있는 분들 중에 오리털을 사야 하나 인조 패딩을 사야 하나 고민하다 올 해는 일단 있는 걸 그냥 입기로 했다는 분들이 있는데 기후변화, 환경 측면에서 보면 전 이게 정답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물권도 윤리도 기후변화도 결국은 과도한 생산과 소비에 닿아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생활이 불가능하고 너무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는 조금 줄이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일 것 같습니다.


    ▷네. 조금 줄이고 필요한 건 지속가능한 관점에서 고민하는 것. 비건 생활에 관심 있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한 번 실천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정의를 말한다>

    이윤희 선임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좋은 소식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방송 다시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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