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이야기가 나오면 북극곰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점점 녹아들어 좁아진 얼음판 위에서 북극곰이 위태롭게 몸을 가누고 있는 영상이다. 물론 북극 얼음이 녹으면 북극곰의 생명이 위태롭다. 북극 얼음이 녹으면 북극곰만 위험해질까? 북극에서 일어나는 일은 북극 일로만 끝나지 않는다.
북극 얼음이 무서운 속도로 녹고 있다
북극에는 일 년 내내 얼어있는 얼음도 있지만, 여름에 녹았다가 겨울에 얼어붙는 얼음도 있다. 1980년대부터 북극에서는 평균 온도가 올라가면서 여름에 녹아내리는 얼음의 면적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1990년대부터는 여름에 녹았다가 겨울이 되어도 온도가 충분히 내려가지 않아 얼음이 생성되지 않는 면적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왜 그럴까? 북극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기온 상승을 가속하기 때문이다. 북극 얼음은 하얀색 계통이라 태양빛을 잘 반사하지만, 기온이 높아져 얼음이 줄어들면 태양빛을 훨씬 더 많이 흡수한다. 겨울이 되어도 다시 얼어붙는 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형성되는 얼음층의 두께도 점점 얇아진다. 면적이 줄고 두께가 얇아진 얼음은 봄이 되어 기온이 올라갈 때는 더 빠른 속도로 녹아내린다.
결국 북극에서는 최근 50년 사이에 얼음의 평균 두께가 절반가량 줄었다. 과학자들은 금세기 안에 여름철에 북극 얼음이 완전히 사라지는 상황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한다. 북극 얼음이 점점 빠르게 녹아내리면 지구 온도는 더욱더 빠르게 올라갈 것이고, 해양대순환에까지 변화를 몰고 와 지구 기후에 더 큰 충격을 미칠 것이다.
북극 기온이 오르면 해양의 흐름이 바뀐다
지구의 바다는 끊임없이 흐르면서 극지와 적도 사이를 오가고 이 대륙 저 대륙을 휘돌아 흐르며 태평양과 대서양 사이를 오고 간다. 해양대순환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때는 적도의 열을 품은 멕시코만류가 북대서양에서 북극을 향해 올라오면서 유럽 기온을 온화한 수준으로 유지한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북극 얼음이 녹아 극지 바닷물의 염분 농도가 묽어지면, 지구의 열을 골고루 분산하는 해양 컨베이어벨트가 느려지거나 중단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