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한 시골마을에서의 이야기다. 얼굴에 검정 베일을 두르고 열 명 남짓한 자식들을 돌보면서 하루 종일 드러누워 담배만 피워대는 남편과 평범하게 살아가던 라피아 아나디(Rafea Anadi)와 움 바드(Umm Badr). 언제부턴가 이들에게는 '햇빛 엄마(Solar Mama)'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두 여성은 인도의 맨발학교(the Barefoot College)에서 6개월간 기술을 배우고 돌아온 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태양광 패널을 만들어 설치하는 기술자로 변신했다. 1972년 인도의 저명한 사회활동가 뱅커 로이(Bunker Roy)가 설립한 맨발학교는 제 3세계의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 주민들이 지속가능한 자립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나갈 수 있도록 기술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이다.

지난해 맨발학교는 중동, 아프리카 등지의 시골마을에서 이렇다할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란 기혼 여성 27명을 모아 6개월간 태양광 기술자 훈련과정을 열었다. 생김새와 옷차림은 물론이고 언어와 문화가 다른 세계 각지의 여성들은 놀랍게도 손짓과 발짓, 그림 등을 서로를 이해하면서 훈련을 무사히 마쳤다고 한다.

 이들이 배운 것은 태양광 기술만이 아니다. 자신과 지역 공동체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은 물론이고, 변화에 대한 희망과 의지,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문화와 세계를 이해해가는 과정이었다.

라피아 아나디(Rafea Anadi)의 학습여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솔라 마마(Solar Mama)>를 소개한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