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성장동력’ 신재생에너지로 무게 옮겨야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3912, 2011.04.11 11: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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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크탱크 맞대면]
    에너지 정책의 ‘불안한 미래’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의 2011년 매출 전망은 14조5072억원이다. 이 수치는 제조분야만 대상으로 한 것이다. 제조분야에서만 이미 원자력산업의 2008년 전체 매출에 다가서고, 설치와 서비스 분야까지 합하면 이를 뛰어넘는다."

     

    참사라고 표현해도 충분할 이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기후변화 대응책의 일환이라는 미명 아래 모색되던 국제 원자력 시장의 재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이미 그 여파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는 제너럴일렉트릭, 아레바, 도쿄전력 등의 주가가 폭락했고, 반대로 퍼스트솔라, 선텍 같은 태양광 기업들의 제품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독일의 기민당 정권은 보수세력의 지지기반이었던 바덴뷔르템베르크의 주의회 선거에서 58년 만에 패배했다. 그것도 소수당인 녹색당에 자리를 내주었다.

     

    그럼에도 원자력발전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에는 변함이 없다. 교훈을 얻기보다는 오히려 이 사건으로 원자력발전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질까 노심초사하며, 한국형 원전은 일본보다 우월하다는 맹목적인 강조만 하고 있다.

     

    과연 원자력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고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산업일까? 필자는 폐기물 관리 같은 원자력발전의 부작용 문제는 제쳐두고, 정부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가지고 산업적인 측면에서 비교해보고자 한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와 원자력산업회의는 14차 원자력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우리나라 원자력산업의 규모가 나와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사업체들의 총매출액은 10조8293억원이며 원자력 관련 사업체들의 총매출액은 3조7643억원이다. 이 두 분야의 매출액을 합치면 우리나라 원자력산업의 총매출액은 14조5936억원이었다.

     

     

    »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산업 매출 현황
    그러면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어떨까? 지난 2월15일 지식경제부는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매출 현황과 수출실적을 발표했다. 이 자료에서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의 2010년 매출액은 8조1282억원이며 2011년 매출 전망은 14조5072억원이다. 이 수치는 제조분야만 대상으로 한 것이고 설치 및 서비스 분야는 제외된 것이다. 즉 제조분야에서만 이미 원자력산업의 2008년 전체 매출에 다가서게 되고, 설치 및 서비스 분야까지 합하면 이를 뛰어넘게 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성장률 측면에서 폭발적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현 정부는 원자력산업이 대대적인 수출산업인 양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자료를 보더라도 신재생에너지는 수출규모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14차 원자력산업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08년 우리나라 원자력산업의 총수출액은 7억8746만달러이다.

     

    반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의 수출액은 원자력산업의 수출액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2010년 45억8000만달러를 기록한 신재생에너지 수출액은 2011년에는 84억2000만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이 가운데 태양광산업은 신재생에너지 전체 수출액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원자력분야도 큰소리칠 수 있는 것이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원자력 수출 계약이 그것이다. 실제 공사금액은 186억달러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이나마 100억달러는 우리나라 수출입은행이 대출해준다. 더군다나 186억달러 공사도 한해에 다 하는 것이 아니고 10년 가까이에 걸쳐 한다. 결국 한해에 20억달러도 안 되는 수출금액이다.

    향후 원자력 수출 전망도 비관적이다. 해외 수출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아부다비 원전 수출 프로젝트에 대해 해외 재원조달이 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이는 한국 원자력 기술에 대한 세계은행 등 글로벌 금융권의 시각과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면 다른 나라와의 추가적인 계약도 힘들며, 설사 계약이 된다 해도 마찬가지로 해외 재원조달이 불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정부 발표 자료만 보더라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원자력산업보다 산업으로서의 가치와 잠재력이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거기다 원자력발전의 방사능 피해, 폐기물 처리 비용, 원자력발전 홍보 비용 등을 거론하면 원자력은 에너지원으로서도 이미 그 경제적 가치가 상실되고 있다. 보통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으로 원자력발전에 비해 발전단가가 높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발전 등에 쏟아붓는 보조금 등을 고려하면 태양광발전이 더 저렴하다는 논문 등도 이미 발표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 듀크대 총장을 지낸 경제학자인 존 블랙번 박사는 이미 2010년을 분수령으로 태양광발전에 소요되는 전체 비용이 원자력발전보다 저렴해졌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13일 녹색성장위원회의 대통령 보고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020년 전세계 시장 규모가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현재의 세계 자동차산업 규모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수출입은행이 발표한 자료대로 향후 450기의 원자력발전소가 2030년까지 추가로 지어진다고 가정해도(현재 분위기상 전혀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2030년이 되어야 원자력산업의 규모가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장 규모에서도 왜 우리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집중해야 하는지 단적으로 드러난다.

     

    우리나라 산업 현황과 세계 산업 현황 어디를 보더라도 신재생에너지의 산업적인 가치가 훨씬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에너지산업 정책이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더 빨리 무게중심을 옮겨야 하는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2011.04.10, 한겨레 맞대면)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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