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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조회 수: 8082, 2010.11.25 1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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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고야에 모여 있는 세계 각국의 대표자들에게 주어진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는 생태계가 티핑 포인트(붕괴 시점)에 이르기 전에 식량안보를 달성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 기다리고 있다. 생물다양성 손실을 줄이기 위해 2002년에 합의했던 소박한 목표조차 달성되지 않았음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종들을 바라보며 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각국의 대표자들은 생물다양성 손실의 근본 원인 가운데 하나인 식량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사진: flickr/Landor42
식량안보와 생물종의 보호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정답은 환경에 관한 한 모든 것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생물다양성 손실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① 서식지 전환, ② 자원의 과도한 이용, ③ 외래종의 침입, ④ 환경오염, ⑤ 기후변화라는 5개의 요인이다. 이들은 모두 식량생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서식지 전환: 열대와 아열대 산림의 약 43%, 온대지역 삼림의 약 45%가 농경지로 전환된 상태다.
● 자원의 과도한 이용: 전 세계 담수(민물) 사용량의 70%가 농업에 이용되고 있다.
● 외래종의 침입: 전 세계 곳곳에서 외래어종의 유입에 따라 토착어종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 환경오염: 화학비료에 사용되는 질소의 극소량만이 작물재배에 이용될 뿐 나머지는 강과 바다로 그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는 부영양화를 일으키거나 동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지대(dead zone)를 형성하는 핵심 요인이다.
● 기후변화: 농업은 그 자체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14%(2005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으며, 농업을 위한 삼림벌채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킨다.
우리는 자연의 너그러움에 의존해 식량을 얻고 있으면서도, 역설적이게도 식량생산의 원천인 많은 생태계들을 파괴하고 있다. 일례로 브라질의 아마존은 그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농업에 필수불가결한 물을 공급하고 기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충분한 물과 적당한 기후는 농업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조건들이다. 하지만 벌써 20% 이상의 아마존이 기업형 농장주들과 목축업자들에 의해 파괴되었다.
생물다양성 보존협약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각국의 대표자들은 이와 같은 역설에 직면해 있다. 지난 50년간 식량 생산의 극적인 증가는 인류의 삶에 주목할 만한 향상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지구생태계의 다양성 및 서비스는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경우 삼림벌채와 강수량의 감소는 이 지역에서의 농작물 생산 및 가축사육 활동을 파괴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난제도 있다. 그것은 인구증가와 소득증대로 향후 40년 내에 식량 수요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마련에 성공하려면, 생물다양성보전협약은 식량생산업자들의 협력을 이끌어내 농업의 비약적인 혁신을 이루어내야 한다. 또한 식량수요의 증가와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생태계가 티핑 포인트에 이르기 전에 세계 각국이 식량안보를 달성하도록 하는 방법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번에 합의되어야 할 3가지 핵심전략은 다음과 같다.
● 황폐화한 땅들의 복원: 전 세계적으로 10억 헥타르 이상의 땅이 잠재적인 복원능력을 갖고 있으며, 이곳 들 가운데 극히 일부분만이 복원되더라도 식량생산을 위해 생태계에 가하고 있는 압력을 줄 일 수 있다.
● 기존 농토의 생산성 증대: 생태계 보전이라는 면을 고려할 때 기존 농토의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연생태계에 가해지는 부하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종자의 재배, 적수관개(drip irrigation), 통합병충해관리 및 보호농업과 같이 좀 더 효율적으로 생태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검증된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 식량 수요관리: 식량 수요관리는 육류를 뛰어넘는 식물성 단백질 섭취를 장려하고, 음식물 쓰레기(미국에서 생산되는 식량의 40%가량이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음)을 줄이는 한편, 지속가능한 식량생산을 장려하는 보다 진보된 인증프로그램과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 제공 등을 포함한다.
나고야에서 논의되고 있는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2011-2020 전략들에는 지속가능한 농장관리와 같이 식량생산으로 인한 파괴적 영향들에 대처하기 위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훨씬 더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에도 단지 식량생산의 파괴적인 영향을 제거하기 위한 전략에만 몰두한다면, 각국 정부 대표자들은 세계 시민들에게 반복해서 실망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우리가 생태계의 티핑 포인트를 넘기지 않고 진정한 의미에서 식량안보를 달성하게 된다면, 그것은 지금까지 함께 공부하고 행동하며 독창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왔던 농민, 자연보호론자, 농업전문가, 그리고 생태학자들 덕분일 것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소연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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