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는 인종차별적이다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8267, 2013.07.27 23:49:36
  • 기후변화는 인종차별적이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그렇다. 최근 저널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모든 인종이 기후변화 피해를 고르게 입지 않는다. 흑인, 아시아인 그리고 라틴계는 백인들에 비해 훨씬 위험한 도시 열섬(heat island) 조건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지속된 인종차별 정책과 대출 관행으로 말미암아 유색인종들은 가난한 지역에서 살고 있다. 이 지역들의 기반시설은 대부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의 숲이나 마찬가지다. 이들 불투수성 표면은 열을 끓어오르게 해 주변을 열섬으로 만든다.

     

     

    Bush dont like.jpg

    출처: newsbusters.org

     

    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곳에서는 주민들의 건강이 향상되고 범죄 발생률도 줄어드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시 행정은 가난한 지역주민들에게 나무를 제공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녹지 공간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가난한 주민들이 나무 심기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부의 격차에서 비롯된 불평등보다는 열섬효과의 인종차별적인 요소에 주목한다. 미국 UC버클리 대학 연구진은 소득, 주택 소유여부, 주거 밀도 등 인구 자료와 2001년 국가토지이용자료(National Land Cover Dataset)를 비교했다. 그 결과 유색인종이라 하더라도 집을 소유하고 있어 비교적 넉넉한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보다 열섬 효과가 적은 곳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들의 거주 지역은 백인들이 사는 구역보다는 열악한 편이다.

     

    이번 연구가 주목하는 것은 도시의 나무 부족이라기보다는 도심 내 인종의 공간적 분리 문제다. 인종 분리는 환경 및 건강 불평등과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 부담의 잠재적 불균형을 이해하는 열쇳말이라는 것이다. 도시 열섬효과는 단순한 불편함 정도가 아니라 심각한 건강 위험이 되고 있다. 자연재해 사망자 5명 중 1명은 폭염과 같은 극한 고온현상으로 목숨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katrina-453x2881.jpg 출처: greatnonprofits.org

     

    논문의 저자들은 미래에 닥칠 극한 고온의 영향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에 있어서 환경정의의 관점과 인종차별의 해소라는 과제를 함께 고려할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나무는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가난한 유색인종들이 이제 와서 새로운 묘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백인들과 유색인종을 분리하는 주거정책을 극복하는 일이다.

     

    문제는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임대주택의 경우 영구임대는 극빈 취약계층에게, 국민임대는 서민층에게, 장기 전세는 중산층에게 제공하는 식으로 소득계층별로 분리되어 있다. 저소득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지역일수록 노령화와 슬럼화가 빠르게 나타난다. 외국인 밀집 주거지역도 증가하고 있지만 도시 열섬의 관점에서 이들의 주거환경에 대한 파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미국의 사례에서 배워야할 것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환경정의와 사회정의의 관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승민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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