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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조회 수: 12019, 2020.06.05 13: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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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선생님과 학생이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글을 썼습니다.)
Q1. 몇 년 전에 시베리아 툰드라 지대에서 순록 수천 마리가 떼죽음했다면서요?
그래, 2016년에 시베리아 툰드라 지대에서 순록이 무려 2,300마리나 죽었지. 시베리아 툰드라 지대는 일 년 내내 얼어붙어 있는 영구동토층이야. 확실한 증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많은 학자는 그게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갇혀 있던 탄저균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해.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탄저균에 감염된 사람들도 있어.
Q2. 북극곰이 좁은 얼음에 갇혀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어요. 북극 얼음이 녹아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요. 영구동토층은 정확히 뭐예요? 그리고 어디 어디에 있어요?
시베리아 말고도 지구 곳곳에 영구동토층이 있는데, 모두 아주 빠른 속도로 녹고 있어. 지구 기온이 오르니까 북극 얼음이 녹고 영구동토층도 녹는 거지. 북극 얼음이 녹는 것도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지만, 영구동토층이 녹는 것도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어.
영구 동토층은 2년 이상 얼음이 어는 온도 이하로 유지되는 토양층을 말해. 대부분의 영구 동토층은 수천 년에서 수만 년 동안 얼어붙은 상태였지. 영구 동토층의 지표를 덮고 있는 땅은 겨울에는 얼었다가 여름에는 녹아서 식물이 자라기도 해. 그 식물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곤충과 동물도 나타나지. 그리고 이곳의 깊은 땅속에는 흙과 얼음, 그리고 수만 년 전에 그곳이 얼어붙기 전에 살던 식물들의 잔해와 그때 살던 미생물, 그리고 석탄, 석유, 가스 등의 광물이 묻혀 있어.
현재 북반구 육지 면적의 약 4분의 1이 영구동토로 되어 있고, 러시아 영토의 60%, 캐나다 북부의 50% 가 영구동토층이야. 알래스카,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스칸디나비아, 로키 산맥, 알프스 산맥, 히말라야 산맥, 남아메리카의 고지대 파타고니아 지역, 뉴질랜드의 고지대에도 영구동토층이 있지.
Q3.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녹은 땅에서 식물이 자랄 수 있으니 좋은 거 아녜요?
물론 영구동토층에서도 여름에는 식물이 자라. 식물은 광합성을 하기 위해 대기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온실가스 중 하나야. 그런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식물이 자라나는 건 좋은 일이지. 하지만 지금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식물이 흡수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나오고 있는 게 문제야.
Q4.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왜 이산화탄소가 나와요?
영구 동토층에는 오래전에 살다가 죽은 식물의 잔해가 대량으로 묻혀 있어. 그 식물들은 살아 있는 동안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광합성 작용을 통해 몸에 탄소를 저장하고 있지. 그런데 영구 동토층의 얼음이 녹으면 죽은 식물의 잔해가 산소와 접촉하는 길이 열리게 돼. 산소가 공급되면 미생물이 식물과 동물의 잔해를 부패시키기 시작해. 한 마디로 땅속에 얼어붙어 있던 대량의 동식물 잔해가 부패하면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뿜어 나오게 되지.
그런데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이산화탄소만 나오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도 나와. 메탄은 산소가 없는 곳에서는 활동하는 미생물이 땅속의 유기물을 분해할 때 나오는 기체야.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늪이나 습지가 많이 만들어지는데, 이곳에서 유기물이 썩으면서 대량의 메탄이 배출되지. 그런데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강력한 온실가스 효과를 낸다고 알려졌어.
게다가 영구동토층 안에는 석탄, 석유, 가스 등이 묻혀 있어. 이것들은 모두 수만 년 전에 땅에 묻힌 유기물이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되어 만들어진 물질이야.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시베리아, 알래스카 등 얼어붙은 땅에서 석탄, 석유, 가스 등을 찾아내 파내왔지. 그런데 땅에 묻혀 있는 가스는 대부분 메탄이야. 그런데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땅속 깊은 곳에 묻혀 있던 대량의 메탄이 대기 중으로 새어 나오게 돼.
Q5.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왜 문제가 되죠?
대기로 들어간 이산화탄소와 메탄은 외투처럼 지구를 감싸 지구를 따뜻하게 하는 역할을 하지. 한 마디로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있게 된 것은 이런 온실가스 덕분이야. 그런데 인간이 자연 자원을 대량으로 이용하면서 문제가 시작되지. 사람들이 수많은 공장을 짓고 화석연료를 태워 전기를 만들어 쓰고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우는 활동을 할 때 대량의 이산화탄소와 메탄 이 발생해. 그중 일부는 식물과 바다 등에 흡수되고, 일부는 지구 대기로 들어가지. 그런데 이미 지나치게 많은 온실가스가 대기에 녹아들어서 지구를 둘러싼 외투가 지나치게 두터워졌어. 벌써 지구 평균 온도는 이런 인간의 활동이 본격화되기 전과 비교해서 약 1도가 올라갔어.
Q6. 하지만 추운 곳이 따뜻해지면 사람들이 살기는 더 좋아지지 않겠어요?
과연 그럴까? 예를 들어보자. 그린란드 사람 중 90%가 이누이트 족이고, 이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사냥과 낚시를 하며 살아왔어. 그런데 이제는 석유 시추 사업 때문에 바다가 오염되고,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서 그곳에 의지해 살던 생물들의 이동 경로가 바뀌게 되어 주민들은 사냥과 낚시를 하기가 어려워졌어. 그런데도 얼음이 녹으면서 땅속에 묻혀 있던 석유, 금, 다이아몬드 등 엄청난 광물 자원이 드러나면서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어. 원래 살던 주민들은 일자리와 거주지를 잃고 세계적인 기업들만 돈을 버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거지.
게다가 땅속 얼음이 녹으면서 땅이 꺼져 살던 집이 무너져 고통받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 지반이 무너지면 집만 무너지는 게 아니라, 하천의 흐름이 바뀌거나 갑자기 호수가 말라붙거나 지하에 묻혀 있던 유해한 성분이 물에 섞여 들어 생태계와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지. 또 일부 지역의 영구동토층에는 송유관이 설치되어 있는데, 지반이 무너지면서 송유관까지 파괴되면 엄청난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어.
문제는 또 있어. 과학자들은 온도가 더 따뜻해지면 영구동토층의 얼음 속에 갇혀 잠들어 있던 병원균이 깨어나 영구동토층의 생명체들의 생명을 위협할 거라고 경고해. 시베리아에서 순록이 떼죽음을 당한 일 말고도 캐나다 뱅크스섬과 빅토리아섬에서도 사향소들이 떼죽음을 당했어. 과학자들은 이 동물들의 죽음이 얼음에 갇혀 동면하고 있던 병원균이 깨어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 이런 환경에서는 사람들도 병원균에 감염되기 쉽지.
Q7. 영구동토층이 기후변화와 이렇게 깊은 관련이 있는 줄 몰랐어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보이지 않으니 사람들의 관심도 적지. 이미 북극권에서는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두 배 정도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고 있어. 그만큼 영구동토층도 빠르게 녹겠지. 그런데 영구동토가 녹아 메탄이 배출되면 기온이 더 올라 메탄이 더 많이 배출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야. 어떤 과학자는 영구동토층이 녹는 문제를 두고 이렇게 말했어. “우리는 북극 냉장고의 플러그를 뽑아버렸습니다. 이제 안에 들어 있던 것이 전부 썩기 시작할 겁니다.”
과학자들은 2100년까지 섭씨 2도의 기온 상승이 일어나면 세계 영구 동토층의 약 40%가 사라질 것이라고 해. 이렇게 되면 결국 지구의 온도가 더욱 높아지는 결과를 낳아. 과학자들은 2100년까지 영구 동토층이 녹아내리면서 지구 평균 온도를 0.13~0.27°C 상승시킬 수 있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뿜어져 나올 거라고 예측해.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번지는 걸 지켜보면서 사람들은 세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지. 영구동토층의 문제는 곧 지구촌 모든 사람의 문제인 거야.
Q8. 그렇다면 우리는 무얼 해야 하죠?
세계는 오래전부터 기후변화 관련 협상을 진행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로 약속했어. 그런데도 여전히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늘고 있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고 있어. 어느 기후변화 연구기관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이 매우 불충분하다며 우리나라를 기후 악당 국가에 포함했어. 그만큼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면서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지.
그런데 세계 1,200개 지방정부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기후위기 대응책을 서두르고 있어. 우리나라도 국가적으로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온 국민과 함께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여러 나라 청소년들이 하고 있듯이, 우리도 정부가 당장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하도록 압박해야 해. 북극에서 일어난 일은 북극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에게까지 닥칠 일이라는 걸 명심하고 행동해야 하지.
이순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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