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로 상승하는 우리나라 대기 중 오존 농도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6051, 2018.03.05 17:03:30
  • 미세먼지에 가려서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의 우리나라 대기 중 오존 농도 상승 정도가 심상치 않다.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오존농도는 1999년(전국평균 0.0196 ppm)부터 2015년(0.026 ppm) 사이에 3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시간당 오존 농도가 0.12 ppm을 넘으면 발령하는 오존주의보의 발령횟수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오존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 통상적으로 오존의 전구물질로는 질소산화물(NOX; NO, NO2 등),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이 있다. 대기오염물질 중 시간별 오염도가 제공되는 이산화질소의 농도와 오존 농도의 관계를 서울시의 도시대기측정망 관측 자료를 통해 확인해보았다.

    오존은 높은 기온, 태양광, 높은 기압, 미풍 등에 의해 더 많이 발생한다(Aidaoui et al., 2015). 2016년의 경우, 오존 농도는 오후 3~4시에 가장 높았고 새벽 4시에 다시 조금 상승했다. 이산화질소 농도와의 관계를 보면, 이산화질소 농도 변화와 대략 7~8시간 차이를 두고 상승과 하락 추세를 보였다. 그런데 이산화질소 농도가 가장 높은 저녁 8시부터 8시간 뒤에 나타나는 새벽 4시 오존 농도보다는, 조금 절대 농도는 조금 낮았던 오전 9시 이산화질소 최대치의 7시간 이후인 오후 4시의 오존 농도가 훨씬 높았다. 즉 전구물질의 농도보다는 태양광이 오존 생성을 촉진했고, 높은 기온도 일정 정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과 기온의 변화는 이해가 되는데, 오존의 전구물질인 이산화질소 농도의 시간별 변화는 무엇 때문일까? 5~9시에 증가하고, 오후 3시부터 저녁 8시 사이에 증가하는데, 아무래도 출퇴근을 위해 차량 통행량이 증가하는 시간대와 겹친다. 휘발유와 경유 차량의 배기가스에 질소산화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질소산화물은 휘발유보다 경유를 쓰는 차량에서 더 많이 배출된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유럽 배기가스 규정을 만족하는 차량의 시내 주행 시 실제 배기가스 측정 결과, 경유 차량은 휘발유 차량보다 Euro 5(2009년 시행) 인증 차량끼리의 비교에서 평균 8배, Euro 6(2014년 시행) 인증 차량끼리의 비교에서 평균 11배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O'Driscoll et al., 2018).

    그렇다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대수가 오존 농도 상승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연료별 등록차량 통계를 찾아보았다.

    2000년부터 2017년 사이에 휘발유 차량과 경유 차량의 전국 등록대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경유 차량의 증가율이 높았는데, 휘발유 차량도 연평균 2.16%로 많이 늘었지만(2000부터 2017년 사이에 44% 증가), 경유 차량은 등록대수가 연평균 5.93% 증가하여 지난 17년 동안 무려 166% 늘어났다. 더구나 경유 차량은 연식이 오래될수록 질소산화물을 더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Chen & Borken-Kleefeld, 2016), 앞으로 경유차량으로 인한 오존 농도 상승은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오존 전구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배출량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1999년부터 2014년 사이에 연평균 2.08% 증가하여 그 기간 전국 총배출량이 36% 증가한 것이다. 특히 유기용제(염료 및 도료, 산업용 세척제, 합성수지 등) 사용에 따른 배출량 증가가 주된 원인이었다.

    오존의 강한 독성을 생각하면, 우리의 호흡기는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상처를 입고 있을 것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과 유기용제 사용량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시민과 정부, 기업이 우선적이고 절박한 과제로 삼고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 감축에 성공하면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들어서 기후변화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인용자료 및 참고문헌

    국립환경과학원. (2017). 대기환경연보 2016. 인천: 국립환경과학원.

    국토교통부. (2018). 자동차등록현황보고. 세종: 국토교통부.

    한국환경공단. (2018). 에어코리아 ― 통계정보. 인천: 한국환경공단.

    Aidaoui, L., Triantafyllou, A. G., Azzi, A., Garas, S. K., & Matthaios, V. N. (2015). Elevated stacks’ pollutants’ dispersion and its contributions to photochemical smog formation in a heavily industrialized area. Air Quality, Atmosphere & Health, 8(2), 213–227.

    Chen, Y., & Borken-Kleefeld, J. (2016). NOx Emissions from Diesel Passenger Cars Worsen with Age.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50(7), 3327–3332.

    O'Driscoll, R., Stettler, M. E. J., Molden, N., Oxley, T., & ApSimon, H. M. (2018). Real world CO2 and NOx emissions from 149 Euro 5 and 6 diesel, gasoline and hybrid passenger cars.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621, 282–290.


    박훈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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