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실가스 100만 톤 클럽의 기후행동지수 — 전기전자 업종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927, 2023.09.21 10:19:40
  •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국토환경연구원, 지속가능발전학회, 뉴스펭귄과 함께 국내 산업계의 미진한 기후행동에 대해 변혁적 전환을 촉구하고 그린워싱을 감시하기 위해 기업 기후행동지수를 평가·발표하고 있다[1]. 평가 대상은 국내 에너지·온실가스 목표관리제·배출권거래제 대상 중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만 톤 이상인 기업으로 이들을 100만 톤 클럽이라 칭하였다. 첫 번째 기사로 기준년도 2018년~2021년 기간 내 100만 톤 클럽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현황을 분석하였다[2]. 이후 1차 평가 프레임워크를 개발하여 업종별로 시범적용하고 있는데 이제까지 시멘트[3], 석유화학·정유 업종[4]을 대상으로 수행하였다. 본고의 전기전자 업종 대상 평가에 이어 철강, 식품 등 주요 업종에 대한 평가를 추가 시행한 후 시범적용 결과를 토대로 평가 프레임워크를 보완하여 100만 톤 클럽에 대한 2023년 기후행동지수 종합평가를 완료할 계획이다.

     

     

    1.1 전기전자 업종의 탄소중립 왜 중요한가?

     

    국내 기업 기후행동지수 세 번째 평가 업종은 전기전자 산업이다. 전기전자 산업은 우리나라의 대표 업종 중 하나로 전경련이 꼽은 7대 수출 주력업종 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휴대폰, 자동차, 조선 중 4개 제품(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 휴대폰)이 전기전자 업종에 속할 만큼 국내 전기전자 산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반도체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Traqline)에 따르면 국내 대표 가전기업인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2021년 4분기 기준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또한 국내 제조업에서도 전기전자 업종의 사업체 수는 기계 업종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해 전후방 연쇄 효과가 높은 산업군으로 꼽힌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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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종 규모와 영항력이 큰 만큼 전기전자 업종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국내 제조업 내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국내 산업, 가정/상업, 수송 부문의 에너지 및 온실가스 배출량 현황과 특성을 조사하여 공개하는 과정에서[5] 산업 부문 세부업종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는데 전기전자 업종은 전자장비 제조업에 해당된다[6](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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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기준 업종별 온실가스 비중을 보면 제조업 총 10개 업종 중 가장 온실가스 배출규모가 큰 업종은 제1차 금속산업(38.2%)이고, 그다음으로 화학(22.5%), 정유(9.5%) 업종의 배출량이 많다. 전자장비 제조업은 배출량 비중 7.7%로 4위에 해당한다(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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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업 전체와 업종별 ’17년~’21년 5년간 온실가스 연평균 증감률을 살펴보면 우선 제조업 전체의 배출량 증가율은 1.4%인데, 전자장비 제조업은 5.5%의 증가율을 보여 1위인 화학(5.6%)과 유사한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표 1). 전자장비 제조업의 동일 기간 내 에너지 사용량 증가율 역시 5.5%로 화학(6.6%)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제조업 전체 에너지 소비량 증가율 0.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표 2). 이상의 결과로 국내 전기전자 업종은 산업 경쟁력만큼 에너지와 온실가스 비중이 상당할 뿐 아니라 배출량이 줄기는커녕 계속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2015년 파리협정 체결 이후 국외 기업의 탄소중립 선언과 이행이 가속하는 데 역행하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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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늘어난 다양한 국외의 기업 기후행동평가에서도 국내 대기업의 부진한 기후행동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 비영리기구이자 국제평가기관인 저먼워치(Germanwatch)와 기후 연구단체인 뉴클라이밋 연구소(New Climate Institute)가 글로벌 기업 24개의 기후행동을 평가했는데 동종업종인 애플이 2위를 차지한 데 비해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평가대상에 포함된 삼성전자는 최하위인 23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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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전기전자 업종의 탄소중립 이슈는?

     

    1.2.1 전기전자 업종 탄소중립은 RE100이 좌우한다

     

    제조업 전체의 에너지원별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을 살펴보면 전력 35.4% > 석탄 34% > 석유 19% > 도시가스 5.9% > 열에너지 3.3% > 기타연료 2.5%이다. 그러나 전자장비 제조업종에서는 전력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92.6%에 해당될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다음으로 도시가스 5.4% > 열에너지 1.9%이고 석탄 직접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거의 없다(표 3). 이는 곧 전기전자 업종의 탄소중립은 전력 탈탄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전력 탈탄소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RE100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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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전자 업종 RE100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예는 탄소정보공개(CDP, Carbon Disclosure Project) 프로그램에 참여한 국내 기업 133개의 Scope 3 분석 결과, 사용 단계 에너지 소비에 의한 ‘판매된 제품 사용’ 배출량 비중이 53%로 Scope 3의 절반을 차지한다(Kosif, 2023). 사용 단계 에너지 소비가 제품 전 과정[7]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군은 운송수단과 전기전자로 사용 단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은 첫째, 에너지 고효율과 둘째, 에너지원 자체의 탈탄소화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병행되어야 할 방법으로 즉 에너지 효율 개선만으로는 사용 단계 전기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넷제로화할 수 없으므로 RE100 전기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1.2.2 반도체, 디스플레이 투자 확대에 따른 배출량 증가 예상

     

    정유·석유화학 업종의 탄소중립 전망이 밝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탄소집약적 사업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들었다. 국내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이 강한 제품군은 탄소집약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이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자 산업 배출량의 4분의 3 이상이 반도체 제조업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및 최종 조립업체를 포함한 공급업체로부터 공급된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업종은 전기전자 업종 내에서도 전력 소비량이 많으며 세계 반도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증가 추세이다. 그리고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30년 현재의 두 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Greenpeace East Asia, 2023). 국내 반도체 업종의 상황도 다르지 않은데 세계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국내 반도체 제조업 역시 도전적인 투자계획을 제시한다. 올해 초 대한민국 정부가 내놓은 ‘첨단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첨단 산업 단지 조성 계획’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이에 뒤지지 않고 현재 120조를 투자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건설 중인데 이렇게 되면 경기도에 세계 최대 생산지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산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서 넘어야 할 산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무한경쟁 시장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를 수입하는 국외 모기업의 탄소중립 압박이다. 이미 국내외 시장조사기관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애플 등의 글로벌 공룡기업이 2050년보다 10~20년 앞당겨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가운데 이는 대한민국 반도체 기업에 즉각적인 부담으로 작용해 수십조 원대의 영업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는다. 그러나 그린피스가 조사한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4개 중 어디도 2030년까지 운영 전반에 걸쳐 RE100 달성을 약속한 곳은 없다. 이는 우리보다 일찍, 빠른 속도로 RE100 경로를 가는 국외 선진기업도 근시일 안에 경제 성장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탈동조화를 확신하지 못한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보다 여러 걸음 앞서는 국외기업도 쉽지 않은 상황에 과연 국내 기업은 주요 고객사의 탄소중립 압박에 부응하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 시장에서 살아남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1.2.3 Scope 1,2를 훨씬 뛰어넘는 Scope 3 배출량

     

    앞서 반도체 산업에서 잠시 언급했듯 오늘날의 대량생산체제에서 단일 기업의 역량만으로 최종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종소비자에게 도달하는 A라는 완제품은 B기업(모기업이라 한다)의 브랜드를 달았지만, 해당 제품 생산에는 다수의 원자재 공급사, 부품업체, 운송 및 유통사(이들을 협력사라 한다)가 관여한다. 즉 A 완제품의 생산에는 다수 협력사의 에너지, 유틸리티. 자원 투입과 폐기물 배출이 전제되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당연히 온실가스도 배출된다. 최근 제조업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와 감축에 ‘공급망 혹은 가치사슬 관리’, ‘Scope 3 배출량’ 등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즉 모기업은 자사의 생산 활동에 관련된 협력사를 중심으로 자사의 활동에 관련된 거의 모든 온실가스 배출까지 파악하고 관리, 감축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이제까지 기업 온실가스 인벤토리 작성 보고 범주가 Scope 1, Scope 2였던 것에서 최근 강화되는 국제 기후공시에서 보고 범위를 Scope 3까지 확대하고 있다. 사실 Scope 3의 범주는 너무 광범위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파악하는 것부터 어렵다(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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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도 실제 애플, 월마트,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이미 공급망 협력사에 배출량 보고를 요구, 공개하는데, 협력사의 온실가스 감축이 전제되지 않고 완제품의 탄소중립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업종과 공급망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제조업 공급망에서 Scope 3 배출량은 Scope 1,2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기전자 업종 내에서도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특히 가전제품 공급망에서 모기업은 ‘각 협력사가 공급한 부품을 조립하고 유통’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기업 규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턱없이 적다. 대표적인 사례로 오랜 기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애플의 Scope 1,2의 배출량 비중은 전체의 4.6%에 불과하다. 나머지 95.4%는 Scope 3 영역에서 배출된다(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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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CDP 한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응답기업(133개)의 Scope 3 온실가스 배출량은 15억 톤으로 Scope 1+2 배출량의 3.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고의 전기전자 업종 100만 톤 클럽에 속하는 삼성전자, 에스케이하이닉스, 삼성에스디아이, 엘지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의 기업을 IT 업종으로 분류했는데 해당 업종의 Scope 3 배출량은 전체 제조업 중 약 9%(1.39톤)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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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전자 내에서도 제품군에 따른 Scope 3 배출 비중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100만 톤 클럽의 전기전자 10개 기업 중 세부업종 가전, 반도체, 통신을 대표하는 3개 기업의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분석해 보았다(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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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언급했듯이 전기전자 업종 내에서도 가전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엘지전자의 Scope 3 배출량 비중은 자그마치 98.6%나 차지한다. 반도체만 전량 생산하는 SK하이닉스의 Scope 3 배출량 비중은 엘지전자에 비해 낮고(89.2%), 통신사인 KT는 Scope 2의 배출량이 가장 커(65%) Scope 3 배출량 비중인 32.7%의 두 배 가까이 된다. 국내 시장을 위주로 하는 통신업종에 비해 수출 시장 비중이 큰 가전과 반도체기업의 Scope 3 배출량 관리가 더욱 시급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1.2.4 F-가스 규제 강화 등 비CO₂ 온실가스 배출 관리 중요
     
    전기전자 업종 탄소중립의 마지막 이슈는 비CO₂인 F-가스(불소화 온실가스)로 인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이다. F-가스는 냉장고, 에어컨, 의약품 등 가전제품, 히트펌프 및 개폐 장치 등의 냉매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공정 등에 주로 사용되는 인공 가스로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가 해당되는데 이산화탄소, 메탄 등에 비해 양은 적지만 원단위당 온난화 효과는 F-가스는 몇백 배에서 몇만 배에 이를 정도로 막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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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전기전자 업종의 최대 수출국인 EU와 미국 모두 F-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EU의회는 올해 4월 기존 감축 목표를 앞당겨 2050년까지 F-가스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규제안을 통과시켰다. 현재까지 논의된 개정안을 시행할 경우 당장 내년인 2024년부터 유럽 지역 내에 유통되는 F-가스 사용량을 제한해 2015년 대비 내년에는 23.6%만 유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수요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공급량만 감소하여 HFC 등 F-가스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또한 새롭게 추가된 조항에 따라 2026년 1월 1일부터 F-가스가 탑재된 에어컨, 히트펌프는 유럽 내에서 생산 및 판매가 금지되는데, 이 두 가지 모두 유럽에 가전제품을 수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직 에어컨, 히트펌프에 F-가스가 들어가는 냉매를 사용 중이어서[13] 자연냉매로의 전환이 시급한데 자연냉매는 가연성이 있어 양이 많을수록 화재 위험이 커지므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R&D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겨레신문이 기후환경단체 ‘플랜 1.5’의 분석결과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14] 국내 전기전자 업종 중 배출권거래제 대상인 28개 기업의 F-가스 배출량(사용량 기준) 중 5대 대기업(삼성전자, 엘지디스플레이, 에스케이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엘지전자)의 배출량은 94%를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2년 연속 ‘불소계 온실가스’ 저감률 최하위를 기록했는데, 5개 대기업 배출량 중에서도 36.5%를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배출했지만 저감률은 71.1%로 가장 낮았다. 이렇듯 F-가스 규제가 코 앞으로 다가오는데도 직접적인 대상이 될 국내 전기전자 업종의 대응은 아직 미온적이기만 하다. 
     
     
    1.3 전기전자 업종 100만 톤 클럽 
     
    1.3.1 전기전자 업종 100만 톤 클럽 온실가스 배출량과 탄소집약도 추이
     
    2018~2021년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 대상 전기전자 업종[15]에 해당하는 기업 중에서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100만 톤 이상인 기업은 총 7개이다. 그러나 기업 인지도, 매출액 등을 고려 삼성에스디아이, 삼성전기 주식회사, 엘지전자 주식회사를 추가하여 총 10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수행하였다. 배출량 정보가 공개된 2011년~2021년의 기업별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는 다음과 같은데(기업 순서는 ‘21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이 큰 기업부터 내림차순으로 정리) 해당 기간 내 배출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삼성전자 주식회사 173.7%이고 가장 많이 감소한 기업은 삼성에스디아이 주식회사로 –39.9%였다. 기준년도인 18년 대비 21년 사이 총 10개 기업 중 7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는데 엘지유플러스(주) 35.3% > 삼성전자 주식회사 34.5% > 주식회사 케이티 21.5% > 에스케이 하이닉스 19.5% > 삼성에스디아이 15% > 에스케이텔레콤 12.5% > 삼성전기 5.4%이다. 반대로 동일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기업은 10개 중 3개로 엘지전자 –55.2% > 엘지디스플레이 –28.6% > 삼성디스플레이 – 9.7%로서, 국내 2대 디스플레이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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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주목할 점은 통신 3사가 전기전자 업종 배출량 상위 10개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뿐 아니라 엘지유플러스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이 삼성전자에 비해서도 높고 케이티가 그 뒤를 이었다. 국내 통신사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통신 3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관련 내용을 살펴본 결과, 3G→LTE→5G로 변화하는 통신 서비스 고도화와 그에 필요한 기지국, 중계기 등 장비 확충으로 인해 배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였다. 한편 에스케이텔레콤의 경우 Scope 3 중 구매한 상품 및 서비스로 인한 배출량이 46.8%로 가장 큰데 이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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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전기전자 업종 100만 톤 클럽의 기후행동지수 
     
    1.4.1 책임성: 온실가스 배출량
     
    시멘트 업종의 기후행동 시범평가와 같이 전기전자 업종의 기후행동지수에서도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규모로 평가하는 책임성을 기본 지표로 삼았다. 전기전자 업종 대상 기업 10개의 2021년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큰 기업은 최저점수인 0점, 넷제로 목표 달성을 의미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0[16]을 최고점수인 100점으로 기준을 설정하고 점수화하였다. 이를 반영한 전기전자 기업 10개의 책임성 평가결과는 다음과 같은데,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 주식회사로 0점, 엘지전자의 배출량이 가장 작아 100점 만점에 97점을 획득하였다(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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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2 효과성: 온실가스 증감률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과 함께 중요한 지표는 역시 감축 성과다.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국외 평가 프레임워크 역시 감축 성과를 주요 평가항목으로 두고, 2050 탄소중립 경로에 부합하는 기간별 감축률을 기준으로 제시하여 평가한다. 그러나 기후행동지수의 효과성 시범평가는 해당 업종 내 감축성과를 상대평가하였다. 업종 내 대상 기업 중 감축률이 가장 적은(혹은 오히려 증가한) 기업에 최저점수인 0점, 감축률이 가장 큰 기업에 최고점수인 100점을 부여한 후 이를 기준으로 타 기업의 효과성을 평가하였다. 전기전자 10개 기업의 효과성 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9). 평가 기준년도인 ’18년 대비 ‘21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률이 가장 큰 기업은 엘지전자(55.2%)였고 증가율이 가장 큰 기업은 엘지유플러스(주)로 3년 새 35.3% 증가하여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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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3 투명성: 지속가능보고서 작성 및 공개 충실성
     
    기업 기후행동지수의 세 번째 영역은 투명성으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온실가스 인벤토리)과 목표, 감축성과 등을 얼마나 충실하게 공개하는가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기후공시가 의무화되는 시점에서 투명성 역시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기후공시로 지속가능보고서 외에도 탄소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등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이 증가했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서는 지속가능보고서 및 유사 보고서(ESG 보고서 등) 발간 여부와 주기 등을 중심으로 기업 기후행동의 투명성을 분석하였다. 세부평가내용 및 기준, 평가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10, 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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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전자 업종 평가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0개 기업 모두 투명성 평가 결과 세부지표 항목을 모두 충족해 만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평가한 시멘트, 석유화학 및 정유 업종에서는 없었던 결과로 국내 산업계에서 전기전자 업종이 배출량 산정, 보고에 있어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볼 수 있다.
     
     
    1.4.4 적극성: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의 적극성
     
    네 번째 평가영역은 적극성으로 기업이 시기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얼마나 촘촘하게 그리고 2050 탄소중립 경로에 부합하게 설정하였는지에 대해서이다. 2030년과 2050년뿐 아니라 단기간(향후 5년 내)의 목표 설정 여부뿐 아니라 해당 목표가 2050 탄소중립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지도 평가한다. 세부평가내용 및 기준은 <표 12>에 제시하였고, 전기전자 업종 100만 톤 클럽에 속하는 10개 기업의 적극성 평가결과는 아래 <표 13>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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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5 효율성: 탄소집약도
     
    기업 기후행동의 효율성은 에너지 사용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인 탄소집약도(21년 기준)로 평가하였다(표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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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6 국내 전기전자 기업의 기후행동지수 종합결과
     
    이상 기업 기후행동지수 평가지표를 이용하여 연간 온실가스를 100만 톤 이상 배출하는 국내 전기전자 기업 7개 포함 총 10개 기업의 기후행동을 5개 영역별로 평가하였다. 각 영역은 100점 만점으로 평가하고 전문가 AHP 설문 결과 도출된 가중치[17]를 반영한 후 최종 종합점수는 100점 기준으로 재환산하였다(표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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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결과 엘지전자가 95.8로 가장 우수한 평가를, 삼성전자가 33.8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엘지전자는 5개 영역 중 효율성을 제외한 4개 영역에서 모두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책임성 영역에서 엘지전자 다음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곳은 삼성전기 주식회사이다. 효과성 영역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엘지전자(24점) 다음을 기록한 엘지디스플레이(16.9점)와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는 점이다. 투명성 영역은 앞서 언급했듯이 10개 기업 모두 5개 지표를 모두 충족해 만점을 받았다. 적극성 영역에서도 만점을 기록한 기업이 엘지유플러스(주), 에스케이텔레콤주식회사, 엘지전자 등 세 기업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낮은 평가는 삼성디스플레이 주식회사와 삼성전기 주식회사가 받았다. 마지막으로 탄소집약도(온실가스 배출량/에너지 사용량)로 평가한 효율성 영역에서 엘지유플러스(주)를 포함 5개 기업의 탄소집약도가 높지만 엘지디스플레이(우)의 탄소집약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국내 시총 1위이자 글로벌 경쟁력도 뒤지지 않는 삼성전자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전기전자 중에서도 탄소집약적 제품인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에 주어진 태생적 한계와 장벽은 인정하지만, 기업 규모, 업종 특성과 상관없이 모든 기업에 요구되는 것은 결국 2050 탄소중립, 절대적인 감축이다. 전 지구적 목표 앞에서 우리의 어려움은 우리만의 사정일 것이고 그렇다고 현재의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노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효과성(10개 기업 중 9번째)과 적극성(10개 기업 중 6위)도 하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고탄소 제품인 반도체 생산기업이 아닌 엘지디스플레이(주)의 탄소집약도가 가장 낮은 것도 눈에 띄는데 이는 동종업계인 삼성디스플레이와도 사뭇 다른 결과이다. 한편 두어 차례 언급했듯이 10개 기업 모두 만점을 기록한 투명성 평가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지만 실제 행동보다 보여주기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국내 기업들은 당장 내년에 한층 강력해질 기후공시가 기다리고, 이는 즉 세계 시장과 경쟁사, 공급사들은 실질적인 감축 성적표를 요구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다음 기업 기후행동지수 대상 업종은 국내 민간업체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포스코가 속한 철강이다. 
     
     
    [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기업의 기후행동을 평가한다(2023.01.16., https://climateaction.re.kr/news04/1693059)
    [2] 대한민국 기업 기후변화 책임의 3/4는 100만 톤 클럽에 있다(2023.03.22.https://climateaction.re.kr/news01/1693315)
    [3] 국내 시멘트 기업의 기후행동 점수는?(2023.05.19., https://climateaction.re.kr/news01/1693430)
    [4] 온실가스 100만 톤 클럽의 기후행동지수-석유화학 및 정유 업종(2023.0.27., https://climateaction.re.kr/news01/1693671)
    [5] 국가온실가스 배출량 종합정보 시스템(https://min24.energy.or.kr/netis/CST/home.do)
    [6] 전자장비 제조엡에는 반도체, 전자부품, 컴퓨터 및 주변장치, 통신 및 방송장비, 영상 및 음향기기, 마그네틱 및 광학매체 제조업에 해당(산업분류 연관표 KSIC-10 93개 업종 기준)
    [7] 전 과정(Life Cycle)이란 제품 또는 시스템의 모든 과정 즉 원료채취-생산 및 가공-수송-사용-폐기를 일컫고, 특정 제품의 대표적인 환경성 평가하는 대표적인 기법인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는 전 과정에 걸친 투입물과 산출물의 환경 부하량을 정량화하고 잠재적 악영향을 규명한다.
    [8] Scope 3 15개 세부 카테고리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말로는 업스트림은 전방산업, 다운스트림은 후방산업으로 번역하거나 그대로 외래어 표기하기도 한다.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은 기준을 산업 전체 혹은 기업에 두느냐에 따라 범위가 다른데, 석유화학·정유업종 기후행동지수 평가(https://climateaction.re.kr/news01/1693671#0)에서는 산업군 전체의 전반부를 업스트림, 후반부를 다운스트림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의 Scope 3 배출량 관리에서는 해당 기업을 중심으로 해당 기업 이전의 생산 활동(제품 원자재, 부품 등 공급업체들)을 업스트림, 기업 이후의 활동(유통, 판매, 최종소비자의 소비, 폐기까지)을 다운스트림이라 한다.
    [9] LG전자 21년 Scope 3 배출량은 출장, 사용단계, 구매, 사내협력회사(한국) 세부 카테고리에 대해 산정
    [10] 구매 상품 및 서비스, 자본재, 연료 및 에너지 관련 활동,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운송 및 유통, 폐기물 발생 처리, 임직원 출장 및 통근, 판매된 제품의 가공 사용 폐기, 임대한 자산, 투자 카테고리에 대해 산정
    [11] KT의 22년 Scope 3 배출량은 공급망, 제품 사용, 용수, 폐기물, 임직원 출장 및 통근에 대해 산정
    [12] 우선 본 자료로 세부업종과 3사의 Scope 3 배출량을 단순비교하기에 한계가 많음을 밝힌다. 아직 Scope 3 배출량 보고는 기업의 재량이므로 범위가 동일하지 않고(15개 세부카테고리 중 가능한 범위에서 산정 가능), 엘지전자의 22년 Scope 3 배출량 중 일부가 23년 하반기 공개 예정으로 시간적 범위도 다르다.
    [13] 에어컨은 수소불화탄소(HFC) 계열 냉매인 R32를 적용하고 있다. HFC는 F-가스의 일종이다. 히트펌프는 자연냉매(R290)를 탑재한 제품을 각각 1종씩 최근 선보였다. 다만 나머지 히트펌프 제품은 R32를 사용 중이다.
    [14]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 업종 불소계 가스 사용량과 배출량’ 자료를 토대로 하였다(한겨레, 2022.10.04.,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61196.html)
    [15] 지정업종 중 디스플레이, 반도체,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 통신 업종에 해당
    [16] 탄소중립은 상쇄를 고려한 순배출량 0을 목표로 하지만 명세서에 공개된 것은 총배출량이다. 그러나 기업의 순배출량 정보를 확보할 수 없어 총배출량 0를 100점 만점으로 하였다.
    [17] AHP 설문조사는 지속가능발전학회에 참여하는 기후변화와 지속가능발전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하였고 분석에 활용된 답변 수는 총 54개이다.
     
     
    참고자료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23). 기업의 기후행동을 평가한다(2023.01.16., https://climateaction.re.kr/news04/169305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23). 대한민국 기업 기후변화 책임의 3/4은 100만 톤 클럽에 있다(2023.03.22., https://climateaction.re.kr/news01/169331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23). 국내 시멘트 기업의 기후행동 점수는?(2023.05.19., https://climateaction.re.kr/news01/169343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23). 온실가스 100만 톤 클럽의 기후행동지수-석유화학 및 정유 업종(2023.0.27., https://climateaction.re.kr/news01/1693671).
    한국에너지공단. (2022). 2022 산업부문(대상년도: 2021) 에너지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 산업통상자원부.
    KDB미래전략연구소. (2023). Scope 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의무화 동향. KDB 이슈브리프.
    Greenpeace East Asia. (2023). Invisible Emissions - A forecast of tech supply chain emissions and electricity consumption by 2030.
    Kosif. (2023). CDP Korea Climate Change and Water Report 2022.
    New Climate Institute. (2023). Corporate Climate Responsibility Monitor 2023.
    WWF. (2022). 2050 Net-Zero를 위한 한국 산업의 숙제2: 국내 산업을 위한 SBTi 사례 참고서.
     
     
    기업 기후행동지수 프로젝트팀(작성: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부소장 이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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