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DA녹색으로가다] 녹색 ODA와 기후 테크 스타트업: 현황과 전망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106, 2023.09.12 15: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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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 ODA와 기후 테크 스타트업: 현황과 전망

     

    그리너즈 김병수

     

    COP27(The 2022 United Nations Climate Change Conference)에서 강조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협력과 함께 대한민국에서도 녹색 ODA를 위한 기후 테크 스타트업 기업의 참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과는 달리 신기술 개발과 녹색 ODA 사업 적용 사례가 많지 않다. 기후 기술과 관련된 녹색 ODA는 투자 규모가 크고, 프로젝트 기간이 길기 때문에 스타트업 규모의 기업이 녹색 ODA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부담이 있고 진입장벽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녹색 ODA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술/시장 혁신을 빠르게 도모할 수 있는 기후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뿐만 아니라 사업적 지원이 꼭 필요하다.

     

     

    대한민국 ODA 정책 현황

     

    먼저 현재 대한민국 ODA 정책 현황에 대해서 살펴보자. 

     

     Figure 01.jpg

    대한민국 ODA 정책 지표 비교(출처: E-나라지표, GNI대비 및 1인당 ODA 추이)

     

    대한민국의 개발 원조 실적을 나타내는 지표인 ODA/GNI(국민 총 소득 당 개발 원조 실적 비율)은 0.16%로 0.33%인 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 평균과 비교하여 낮은 수준이며, DAC 회원국 중 최하위이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 1인당 ODA 지원액은 $55로,  DAC 회원국 평균인 $165의 40% 수준이다. 

     

    사업 규모 관점에서 보면, 10억 미만의 소규모 ODA 사업이 전체 사업의 70%를 차지하며, 무상 원조에서 유상 원조로 연계되는 사업은 전체 65건의 사업 중 5건에 머무르고 있다(2019~2021) 이를 통해 ODA 사업 전체의 규모가 작고 유상 원조로의 연계가 어렵기 때문에 사업 진행의 어려움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다양한 지표를 통해 대한민국 ODA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녹색 ODA 사업은 큰 투자규모 및 장기 프로젝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수행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도급 계약을 통한 소규모 혹은 무상 사업에서 벗어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개발형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도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사업성이 낮은 형태의 계약 수를 줄여 기업의 투자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사업의 경제성을 높여 민간 기업 참여를 독려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ODA 참여 사례 – 코이카 CTS

     

    대한민국의 녹색 ODA 참여는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폭발적으로 성장 할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이카의 CTS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 사례가 있다.

     

    Figure 02.jpg

    국내 ODA 수행 스타트업의 투자 및 상장 현황-대표 사례 (출처: Venture Square) 

     

    코이카는 국내의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을 도우면서, 이를 ODA와 연결하는 프로그램인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예비창업가, 스타트업, 소셜벤처 혁신기업을 위한 개발 협력사업으로, 자금 지원뿐만이 아닌 지원개발 협력 수행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검증까지 지원하는 ‘스타트업 ODA 지원’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약 18개국에서 73개의 사업을 진행하였으며 누적 지원 금액은 344.1억원이다.

     

    코이카의 CTS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 에누마, 뷰노 및 노을이 있다. 에누마는 코이카의 CTS 프로그램을 통해 탄자니아 아이들을 위한 태블릿 기반 아동 교육 앱을 제공하면서 해외 비즈니스 시장의 기회를 열었다. 

     

    뷰노와 노을은 CTS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보여준 가장 성공적인 사례 기업이다. 코이카의 지원으로 기술 개발 및 사업 모델이 안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확장의 기회를 얻어 스타트업의 최종 목표인 상장까지 이루어 낸 성공 스토리를 일궈냈다. 이는 국가 정책 사업이 스타트업에 의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은 물론 그 스타트업에게 성공을 가져다 준 Win-Win 전략이 될 수 있는 좋은 예시이다.

     

    Figure 03.png

    코이카 CTS 과정 안내

     

    이밖에도 Envelops(태양광 사업), 4EN(자원 순환 분야), Avalve(스마트팜) 등 폭 넓은 산업군에서 많은 기업들이 ODA 사업과 연계하여 성장하고 있다. 

     

     

    해외 ODA와의 비교

     

    그렇다면 해외 ODA 사업은 국내 사업과 어떤 게 다를까? 해외 ODA는 사업 관리를 위해 평가 수행 절차를 마련하고 따른다. 대한민국의 ODA 사업 평가 추진 체계 관점에서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독립된 평가전담부서나 기관이 없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의 부재는 평가인력, 예산, 기간 및 조직 등이 표준화 되지 않은 채 위탁기관의 수준에 의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Figure 04.png

    해외 ODA 수행 비교(출처: 메타평가 모형을 활용한 ODA 국별평가 비교분석 연구, 김은주)

     

    해외 ODA 사업은 ‘평가 수행 절차 체계에 따라 사업을 평가하여 정부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이는 프로젝트의 지속성으로 이어진다. 독립 기관의 평가 수행 장치는 프로젝트의 건전성을 판단하고 연계 사업의 훌륭한 근거가 되기 때문에 사업 지속력을 높여 스타트업 참여 부담이 적어지고, 나아가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발전하여 VC(Venture Capital)로부터 투자 유치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을 형성하고 있다. 

     

    Figure 06.jpg

    해외 스타트업의 녹색ODA 수행 동향 

     

    위 표는 스타트업으로서 성공한 녹색 ODA 사업이 투자 유치로 이어진 사례를 정리 한 것이다. 농업 스타트업인 ‘wefarm’, ‘KHEYTI’는 녹색 ODA사업을 통해 고객군을 확보하여 MVP(Minimum Viable Product-최소기능제품)를 검증하였다. 이처럼 초기 고객군의 시장 수요를 확인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데 ODA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Sunfunder’와 같이 좋은 취지로 시작된 서비스가 투자로 이어지는 케이스도 있다. 일례로 대한민국의 D3쥬빌리파트너스가 투자한 ‘Sunfunder’는 ODA를 통해 아프리카 태양광 발전 사업 조달 플랫폼을 만들어 800만 명의 아프리카 인구에게 전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사업성을 검증하였다. 부채 조달(Debt-Financing)로 태양광 발전 사업을 위한 돈을 모으고 채권 발행에 따른 일정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플랫폼인 ‘Sunfunder’는 사하라 이남 23개의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2억 달러(2023년) 이상 자금을 중개하였다. (출처: SOVAC IR Room 시즌3, Impacton) 녹색 ODA의 일환으로 사업을 확장한 ‘Sunfunder’는 연간 75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효과를 가져왔고, 전력 접근성이 낮은 아프리카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여 식량 자립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를 높이 산 D3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한 ‘Sunfunder에 투자를 결정하였다. 결과적으로 ODA의 사업이 큰 투자까지 이어진 좋은 사례로 보인다.

     

     

    국내 스타트업의 녹색 ODA 참여에 대한 시사점

     

    국가별 ODA 사업은 각자의 장점을 살려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ODA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성’에 있다.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이를 지속할 수 있게 되면 ODA의 본연의 목적인 ‘공적개발원조’의 역할 수행뿐만 아니라 기업 성장에도 좋은 촉진제가 되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함을 기대할 수 있다. 위에서 소개된 해외 사례와 같이 미국, 유럽의 국가들은 사업 관리의 체계화를 통해 사업 연계 및 지속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업 관리의 체계화란, 사업을 운영하는 주체(정부 혹은 운영사)가 사업의 마일스톤을 점검하고 보완하여 성과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의 성공과 스케일업을 판단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지속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스타트업과 같은 SMEs(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의 ODA 참여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자제 자금 조달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스타트업에게 프로젝트의 주기적 단절은 곧 수익 악화로 이어진다.  ODA, 특히 녹색 ODA의 활성화를 위해 SMEs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해외의 많은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사례와 같이 작은 규모의 기업은 빠른 스케일업과 특화된 기술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 녹색 ODA는 SMEs의 비즈니스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제한된 짧은 기한 내에 선택과 집중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경영 방식은 ODA 프로젝트의 성공 공식과 맞닿아 있으므로 수행에 있어서 많은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닌, 소규모 회사의 참여를 독려함으로써 ODA를 통한 기업 경제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수혜를 본 스타트업이 많을수록 ODA 참여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 ODA 사업은 녹색 ODA 확장이 필요해 보인다. (5개년 평균 국내 전체 ODA 중 녹색 ODA 비중: 19.6%, OECD 회원국: 28.1%) ODA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참여 독려를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역할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사업 관리 역량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의 ODA 사업 독려를 위해 ‘지속성’을 부여하려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까?

     

    첫 번째로는 ‘성과관리 기반’ 마련을 통한 분절성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분절성이란, 사업이 지속되지 않고 정해진 기한이 끝나면 같이 종료되는 부분을 이야기한다. 타 국가와 비교해서, 국내 ODA는 선진 기술력을 통한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지만 사업 지속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참여 업체가 제한된 경향성을 띠고 있다. 국제 개발협력위원의 환경 친화 뉴딜 ODA 추진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녹색 ODA의 19년~21년 사이의 유/무상 연계 실적은 단 5건으로, 효과를 보기 위한 중장 지적 협력 파트너쉽 구축에 큰 제한이 되고 있다.

     

    기술 개발이 필요한 프로젝트 수행 시, 개발이 끝난 이후에 프로젝트를 연계할 수 없다면 장기 프로젝트 부재로 성장이 제한될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성과 관리 및 평가 시스템을 통해 엄격히 프로젝트를 관리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과관리 기반 마련을 통해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Quality를 높여 다양한 기술이 배양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 관리 기반은 ODA 사업의 예산편성, 전략적 심사 및 사업 모니터링 부분에서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두 번째로는 국가지원 사업부터 민간 투자 유치까지 이어지는 대단위 프로젝트의 발굴이다. 통계에 따르면(출처: 기후행동변화 연구소, 녹색 ODA의 미래: 탄소중립을 위한 ODA), 국내 ODA 사업 대부분은 10억 미만의 소규모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참여에 대한 동기부여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기업의 대규모 프로젝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민간 투자를 통한 Project Financing을 활성화하여 프로젝트의 규모를 키우고, 여러 기업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프로젝트 수행을 이끌어갈 수 있게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컨소시엄을 통해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프로젝트 참여기회를 부여함으로써 ODA 사업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면, 스타트업 및 기업의 ODA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평가체계 개선 및 프로젝트 규모의 확충을 통해, 사업이 지속성을 가짐과 동시에 여러 스타트업이 참여 가능한 수익성 있는 큰 프로젝트가 형성될 수 있도록 지원 제도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맺음말

     

    내년 ODA 사업 예산은 하기의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사상 최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약 1,978개 사업에 대해 6조 8,400억 원의 예산안 반영을 총리실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예산 증액을 넘어서 OECD DAC 회원국 수준으로 ODA 규모를 확대하여 글로벌 선진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Figure 05.jpg

     

    '10년~'24년 우리나라 ODA 규모 [출처: 총리실]

     

    이와 더불어 대한민국은 녹색 ODA를 통해 기후 변화 대응과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ODA 예산 증액은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여 글로벌 현안 대응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ODA 참여 및 수행 성공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녹색 ODA의 발전을 위해, 제도 개선과 더불어 기후 테크 스타트업의 참여를 적극 지원하여 녹색 성장과 글로벌 기여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 Park, Sun Kyoung, 2022,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완화 및 적응 지원을 위한 공적개발원조 재원 확보 방안

    - 제38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2021. 07, 그린뉴딜 ODA 추진전략

    - E-나라지표, GNI대비 및 1인당 ODA 추이

    - Kim H. 2019. Strategy for global environmental market entry of domestic environment industry using international financing instrument and domestic ODA. J Korean Soc Environ Eng 41: 590-596

    - KOICA, https://www.koica.go.kr/koica_kr/960/subview.do

    - SOVAC IR Room, 2023. D3쥬빌리파트너스와 가치사슬로의 임팩트 확장 이룬 기후기술 기업 

    - Kim Eunju. A Comparative Study of an ODA Country Program Evaluation Using the Meta-Evaluation Model. J Int Dev Coop 2019;14(2):1-32.

    - 뉴스핌, 2023. 06, 내년 ODA 규모 6.8조 사상최대…정부 "글로벌 중추국가 역할·책임 강화"

    - CHARLES KENNY, 2020, 10, On Aid and Climate, Don’t Make the Poor Pay Twice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23, 녹색 ODA의 미래: 탄소중립을 위한 ODA

     

    * 본 칼럼은 2021~2023 동안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추진한 “기후위기 대응과 개발협력: 탄소중립 미래 지향적 역량강화사업(시민사회협력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음. (관리번호 제2021-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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