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행동연구소조회 수: 531, 2022.11.20 23:54:21
-
1. 세계는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고 있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2022년 4월 4일 6차 평가보고서 제3 실무그룹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 지구적인 온실가스 배출 총량이 꾸준히 늘었다. 2010~2019년 사이 10년간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은 410±30 Gt(1기가톤=10억톤)이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1850부터 2019년까지 170년 동안의 누적 배출량은 2400±240 GtCO₂인데, 그중 17%가 2010~2019년에 배출된 것. 2019년 단 한 해 온실가스 배출량만 따지면 약 59 GtCO₂-eq인데, 이를 2010년과 비교하면 12%, 1990년과 비교하면 54% 늘었다.
오래전에 브라질 리우에서 거의 모든 나라의 대표가 모이는 지구정상회의가 열렸었다. 그때가 1992년. 이 회의에 참석한 나라들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자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채택했다. 이 약속이 나온 건 무려 30년 전. 그런데 그사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
2050년 탄소 중립을 이루자는 약속을 지키려면, 세계는 온실가스 배출을 얼마나 줄여야 하나? IPCC의 위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으로 억제하기 위해 세계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3% 줄여야 한다.
2. 그 많은 온실가스, 어디에서 줄여야 하나?
요즘 우리는 나라 차원에서, 또 지자체 차원에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에너지를 아껴 쓰자고 권고하는 광고를 자주 접한다.
“휴대폰 사용 시간을 줄여요.”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이용해요.” “안 쓰는 전기 제품은 전원을 꺼둬요.” 과연 이런 실천만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을 막을 수 있을까?
우리는 막연히 ‘에너지를 아껴쓰면 되겠지’라며 마음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 책임자나 에너지 전문가가 해결책을 내놓겠지. 나는 그냥 가만히 있다가 하라는 대로 따라하면 그만이야.’ 이런 식의 방심은 금물.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언지 분명히 알 수 있으니까.
위 그림은 세계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우리의 산업, 상업, 주거, 농업, 폐기물 등 인간 활동 부문별로 나누어 표시한다. (ourworldindata.org, 2016년 기준 자료)
이 그림을 보자마자 ‘이런저런 부문까지 꼼꼼히 나누고 백분율까지 자세히 표시해 놓았네.아, 머리 아파.’ 라며 이마를 짚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이루려면 나의 거의 모든 일상이, 우리 국민의 거의 모든 활동이 바뀌어야만 한다.
초록색으로 표시된 부문은 농업, 임업 등 토지 이용과 관련해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푸른색 부문은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나 하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나타낸다. 회색으로 표시된 부문은 우리가 만드는 물건의 재료인 화학 물질과 건물, 도로의 건설 재료로 시멘트를 만들 때 나오는 온실가스의 양을 가리킨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곳은 에너지 부문인데, 이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73.2%, 약 4분의 3으로 가장 비중이 높다.
<에너지를 쓰느라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이렇게 많아? 그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에너지 쓰는 방식을 바꾸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렇다.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으로 줄이려면 가장 먼저 우리가 에너지를 쓰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에너지·산업 부문에서 내뿜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1년 전보다 6% 늘어난 36.3기가톤(Gt)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Covid-19 대유행과 이로 인한 활동 정지 조치 덕분에 에너지 수요가 크게 준 덕에 2020년에는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2% 줄었다. 그러나 화석연료를 덜 태워 온실가스가 줄고 미세먼지가 줄고 하늘이 맑아졌다는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결과가 나타났다. 2021년에는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한 각국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세계의 에너지 수요가 다시 빠르게 치솟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상승, 2019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2019년 배출량 36.1Gt ⇒ 2020년 배출량 36.3Gt). (IEA, Global Energy Review: CO₂ Emissions in 2021).
3. 에너지 김밥, 무슨 재료가 들어가나?
우리가 에너지를 쓰는 방식은 대체 어떤 걸까? 세계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김밥에 비유해보자(흔히 어떤 원천에서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얻는가를 수치로 표시한 자료를 에너지 믹스 (Energy Mix)라고 부르는데, 쉽게 와 닿지 않는 ‘에너지 믹스’란 단어와 동그란 그래프 그림 대신 우리 눈과 귀, 그리고 우리 입맛에 ‘친숙한’ 김밥이란 단어와 그림을 이용해 보려고 한다). 일반 김밥은 김과 밥 외에 단무지, 달걀, 채소, 고기 등의 김밥 속을 넣지만, 여기서 말하는 김밥은 김밥 속 재료로 석유, 석탄, 천연가스, 재생에너지원. 원자력 등이 들어가는 에너지 김밥이다.
현재 세계가 쓰고 있는 1차 에너지를 에너지 김밥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1차 에너지란 어떠한 가공이나 변환 과정도 거치지 않은 자연 상태의 에너지를 말한다).
2018년 기준, 세계가 쓰는 1차 에너지 중 석유 연료에서 얻는 에너지가 34%, 석탄 에너지가 27%, 천연가스 에너지가 24%이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를 합쳐서 화석연료에서 얻는 에너지의 비율을 따지면 85%이다. 이 수치는 그 이후 2021년까지 해마다 약간 오르락내리락하기는 하지만 변함없이 80% 언저리를 지키고 있다(BP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 2018년 85% ⇒ 2019년 83% ⇒ 2020년 82% ⇒ 2021년 82%). 반면에 세계가 사용하는 재생에너지는아주 적다. [그림 1]에서는 재생에너지와 수력 발전 에너지를 구분하고 있는데. 재생에너지비율(노란색)은 4%에 불과하다.
[그림 1]은 세계가 소비하는 1차 에너지를 나타내지만, 에너지를 얻는 방식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석유를 자국 내에서 많이 생산하는 중동 국가들은 굳이 석탄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빙하와 폭포의 나라로 꼽히는 아이슬란드는 전력의 대부분을 수력 발전으로 얻는다.
따라서 1차 에너지 김밥의 모양은 나라마다 천차만별이고 크기도 서로 다르다. [그림 2]는 2021년 나라별 1인당 1차 에너지 소비를 나타낸다. 인종이나 체질이 달라도 성인 사이에는 키나 체중이 두세 배 차이 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미국 사람은 세계 평균보다 3.6배 크고, 인도 사람이 먹는 김밥보다 열 배나 큰 에너지 김밥을 먹는 셈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김밥도 굉장히 크다. 우리나라 에너지 김밥은 평균보다 3배 크고, 인도 에너지 김밥보다 아홉 배나 크다.
각국의 에너지 김밥을 비교해보면 사용하는 화석연료 에너지의 비율(검은색, 짙은 회색, 옅은 회색 부분)과 원자력(빨간색 부분), 그리고 수력, 풍력, 태양, 기타 재생에너지(파랑, 노랑, 초록, 하늘색 부분)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미국과 한국, 독일, 일본, 영국은 화석연료 비율이 80%가량이고 석유와 천연가스 비율이 높다. 스웨덴은 화석연료 비율이 낮고 수력(파랑)과 원자력(빨강) 비율이 상당히 높다. 프랑스는 원자력(빨강) 비율이 눈에 띄게 높다. 중국과 남아공, 인도는 석탄(검정)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재생에너지 비율을 비교하면, 스웨덴은 수력(파랑), 풍력(노랑), 기타 재생에너지(하늘) 비율이 높고, 독일과 프랑스, 영국도 풍력(노랑) 비율이 비교적 높다.
아무리 기후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경제력이 다르고 씀씀이가 다르다고 해도 어떻게 에너지 소비량 차이가 이만큼이나 나는 걸까?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장거리 해외 항공을 한 달에 두세 번 이용하는 사람과 평생 비행기 한 번 타지 않는 사람 사이에는 에너지 소비량 차이가 꽤 크다는 게 짐작이 갈 것이다. 먹고 입고 이동하고 일하고 쉬고, 모든 일을 하는 방식에서 에너지를 쓰는 방식이 다르면 이처럼 대단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이처럼 많은 에너지를 화석연료에서 얻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온실가스도 엄청나게 많이 배출할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자기 수중에 넣은 지구 공유 자원을 요술 항아리처럼 이용해 끝도 없이 수익을 뽑아내려 한다. 에너지 소비량 차이와 관련해서 우리는 에너지 불평등 문제 역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문제에만 집중하기로 하자.
우리는 어느 나라 사람의 에너지 김밥이 가장 큰지, 어느 나라 사람이 화석연료를 많이 쓰고 어느 나라 사람이 재생에너지를 많이 쓰는지 똑똑히 분별하고, 화석연료를 많이 태워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한 책임을 통감하고 화석연료와 작별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거부할 수 없도록 밀어붙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의 에너지 김밥은 주요국 중 세계에서 열세 번째로 크고(그림3 참조), 재생에너지는 쥐꼬리만큼 사용한다. 산유국도 아닌데 미국 다음으로 에너지를 많이 쓴다. 우리나라 전 국민이 마치 에너지를 펑펑 쓰는 것처럼 나오니 좀 억울하다. 어째서 이런 성적이 나오는지 밝혀내고 바로잡아야 한다. 우리에겐 할 일이 많다.
4. 에너지를 쓰는 방식, 어떻게 바꿔야 할까?
지구 온난화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탄소 중립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 화석연료를 연료로 쓰지 않으면 에너지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니까.
세계가 지금 1차 에너지의 80%를 화석연료에서 얻는 실정인데, 화석연료를 쓰지 말자니 그게 가능하겠냐고 고개를 젓는 사람이 있을 법도 하다. 과연 우리는 화석연료 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고도 삶을 이어갈 수 있을까?
우리가 이제껏 화석연료를 풍족하게 쓸 수 있었던 건 풍부한 화석연료 자원을 품고 있는 지구 덕분이다. 그런데 천혜의 자원인 화석연료는 이를 파내고 수송하는 산업의 수중에 넘어갔고, 화석연료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계속된 덕에 이 산업은 오랜 기간 높은 수익을 올렸다. 아주 오래전부터 화석연료의 지나친 사용이 지구 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라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 그런데도 그 오랜 세월 동안 화석연료 산업의 위력은 시들지 않았다.
화석연료 산업 경영자들의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세계가 화석연료 중독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알코올에 중독된 사람이 술 없이 지내는 삶을 웬만해서는 견디지 못하는 것처럼, 이 이 세계는 화석연료 없이 지내는 삶을 여간해서는 버텨낼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나화석연료의 지나친 사용이 지구와 인간을 망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우리는 기필코 화석연료중독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지구와 지속가능한 인간 사회를 이루어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5.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쓰자
화석연료 에너지와는 달리, 태양에너지, 풍력, 수력, 해양에너지, 지열에너지 등 재생 에너지는 시간이 흐르면 다시 생성되는 천혜의 자원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런 에너지원은 특정 지역에만 집중된 석유나 석탄과는 달리 대부분의 지역에 풍부하게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원유, 천연가스, 석탄, 우라늄 등 소비하는 에너지 자원을 거의 모두(92.8%) 수입한다(KEEI, 2020 에너지 통계연보 참조). 그 대부분이 화석연료다. 에너지 자원을 수입해다 쓰는 건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세계 인구의 약 80%가 화석연료 순수입국에 산다(순수입국이란 자국이 수출하는 것보다 많은 양의 자원을 수입하는 나라를 말한다.) (IRENA, World Eenery Transition Outlook 2022). 반면에 재생 에너지는 거의 모든 국가가 이용할 수 있는 원천에서 얻을 수 있다.
어떤 재생 에너지원을 얼마나 이용할 수 있는가는 지리적 요인 등 그 나라를 둘러싼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르다. 많은 나라가 자국의 기후와 지리에 적합한 재생 에너지원을 찾아 집중적으로 개발하여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올리고 있다. 북유럽의 스웨덴과 노르웨이, 덴마크는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매우 높다. 특히 바다에 인접하여 강한 바람을 이용할 수 있는 덴마크는 전력의 거의 절반(2020년에 46.8%)을 풍력에서 얻는다(The Danish Energy Agency 참조).
6. 재생 에너지, 비용이 걸림돌이라고?
적도에 가까운 나라일수록 태양 에너지를 더 강렬하게 받는다. 그러면 적도 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에너지 전환을 훨씬 더 쉽게 이룰 수 있을까? 자원만 있어서는 안 되고 기술이 있어야 한다. 기술이 없다면 아무리 풍부한 자원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재생 에너지를 이용하려면 이를 수확하여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비용을 치러야만 한다면 사회, 경제적으로 큰 충격이 갈 수 있다.
다행히도 많은 나라가 대대적인 투자와 연구를 통해 관련된 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덕분에 재생 에너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재생 에너지 비용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2010년부터 2020년 사이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잠재 발전 용량 1MW 이상인 경우. 주택 지붕 설치형 등 소규모 발전은 제외된다)의 전기 생산 비용은 무려 85%나 떨어졌고, 육상 풍력 발전은 56%, 해상 풍력 발전은 48% 떨어졌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IRENA, Renewable Power Generation Costs in 2020).
하지만 설사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상당히 낮아져도 석탄이나 천연가스 발전 비용보다 훨씬 많이 든다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단념하자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일부 지역에서는 태양광 발전, 육상, 해상 풍력 등 재생 에너지 발전 비용이 화석 발전 비용보다 낮아지거나 비슷해졌다. 다음 자료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재생 에너지의 발전비용(균등화 발전비용)이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나라별, 지역별 편차가 커서 최소값과 최대값의 차이가 아주 크다. 또 원자력발전은 사고 위험 비용, 폐기비용 등 외부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편의상 석탄과 가스복합 발전(이상 화석연료 기반)과 태양광과 풍력 발전(재생 에너지)의 중간값만을 비교해본다.
중간값만을 비교해보면, 대규모 태양광과 육상 풍력 발전은 석탄과 가스복합 발전보다 비용이 낮다. 해상 풍력 발전 역시 석탄 발전보다 비용이 낮게 나타나고 상업용 태양광과 석탄 발전은 비용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재생 에너지 가격 하락 추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반갑게도 세계 각지에서 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가 많이 세워지고 있다. 2010년부터 2020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발전 용량 644GW의 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가 화석연료 발전소보다 낮은 비용으로 세워졌다. 발전용량 1GW의 발전 설비로는 최대 36만 가구가 월 3 kWh씩 1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644GW라고만 말하면 쉽게 감이 오지 않을 수 있으니 말을 바꾸어 보자. 발전용량 1GW의 석탄 화력 발전소 644기가 세워지는 대신에 그만한 용량의 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가 세워졌고, 그 덕분에 대량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런 노력이 널리 폭넓게 펼쳐질 수 있게 할 방법은 없을까? 궁리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7. 신속한 에너지 전환을 이뤄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로 갈아타는 것을 에너지 전환이라고 한다. 앞서 우리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향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걸 확인했다. 그러나 그 변화의 속도는 가까운 시간 내에 지구 기후를 안정시킬 수 있을 만큼 빠르지 않다. 2050년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시도 허비하지 않고 에너지 전환을 빠르게 이뤄내야 한다.
어떤 일에서 에너지 전환을 가장 서둘러야 할까?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부문부터 에너지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맨 첫 그림에서 보았듯이, 세계는 산업, 건물, 수송 순서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그러면서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는다. 거의 모든 나라가 산업, 건물, 수송 순서로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으니, 거의 모든 나라가 산업, 건물, 수송 부문에서의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산업의 예를 들면, 제품 제조에 열에너지가 필요한 공장에서는 석탄이나 가스 등 화석연료 에너지 대신 태양열이나 지열 에너지를 이용해야 한다. 산업, 건물, 수송 부문의 에너지 전환에 대해서는 다뤄야 할 내용이 많으니 이후 기사에서 자세히 다루려고 한다.
8. 놓쳐서는 안 되는 에너지 효율 개선
에너지 전환과 함께 반드시 병행해야 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 개선이다. 에너지 효율 개선이란 같은 일을 에너지를 덜 쓰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은 에너지가 전환되는 과정에서 손실되는 에너지의 양의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LED 등은 일반 전등보다 전기소비량이 적다. 즉 LED 등은 에너지 효율이 높아서, 같은 밝기의 조명을 할 때 일반 전등보다 전기를 적게 소비한다. 그런데 우리가 이용하는 건물 안에는 조명보다 에너지를 훨씬 많이 쓰는 전기 제품들이 즐비하다.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가전제품 생산자는 의무적으로 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을 표시해야 한다. 소비자가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등급 표시 라벨에는 소비전력량·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월)간 에너지 비용 등이 표기되는데, 에너지소비효율 1~5등급 가운데 1등급이 가장 효율이 높다. (그림 4)
주거용 건물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활동은 냉방과 난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여름의 뜨거운 더위와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막기 위해서 여름에는 거의 에어컨을 이용해 냉방을 하고, 겨울에는 도시가스 혹은 전기를 이용하는 보일러나 전기난방기, 또는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열수를 이용해 난방한다. 에너지 효율 개선에 대한 내용 역시 이후 기사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우리는 에너지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모든 일을 할 때, 심지어 가만히 숨만 쉴 때도, 깊은 잠을 잘 때도 에너지를 쓴다. 우리에게는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에너지를 다른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 화석연료 에너지 사용은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여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화석연료 에너지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에너지 이용으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 심장이 뛰게 하고 피가 돌게 하는 에너지를 계속해서 화석연료에서 얻는다면, 예상치 못한 기후재앙이 우리를 지속가능하지 않은 미래로 몰고 갈 수 있다.
이순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전문위원
번호
|
제목
|
닉네임
| ||
---|---|---|---|---|
417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903 | 2023.05.19 | |
416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1666 | 2023.05.19 | |
415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1811 | 2023.05.03 | |
414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657 | 2023.03.22 | |
413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1393 | 2023.03.22 | |
412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719 | 2023.03.22 | |
411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1270 | 2023.03.22 | |
410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2753 | 2023.03.03 | |
409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1161 | 2023.01.16 | |
408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536 | 2023.01.16 | |
407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794 | 2023.01.16 | |
406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4797 | 2023.01.16 | |
405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2351 | 2022.12.30 | |
404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529 | 2022.11.22 | |
√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531 | 2022.11.20 | |
402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559 | 2022.11.20 | |
401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856 | 2022.11.02 | |
400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620 | 2022.10.31 | |
399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650 | 2022.09.05 | |
398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1409 | 2022.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