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급식과 탄소발자국 - 기후급식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들 (2)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205, 2022.08.30 10: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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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급식과 탄소발자국 - 기후급식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들 (2)

     

    앞서 「기후급식 1. 기후급식, 아이들 건강까지 챙기려면」에서는 기후위기 시대 식생활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채식 급식권 보장을 위해 최근 확산되고 있는 기후급식의 건강과 영양 측면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을 짚어보았다. 후속 기사에서는 기후급식의 탄소발자국 저감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우선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기후급식의 탄소발자국 줄이기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1. 기후급식은 탄소발자국을 얼마나 줄일까

    무엇보다 기후급식은 과연 원래의 목적대로 탄소발자국을 줄였는지 기후급식을 보다 일찍 도입한 영국, 프랑스, 미국 등 국외의 사례를 알아보았다.

    국제환경단체 지구의 벗 미국(Friends of the Earth USA)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학교 지구와 함께 2012년부터 3년 간 학교 급식을 채식 위주로 바꾸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은 프로그램 전에 비해 채소, 과일, 콩류가 10% 많고, 육류, 유제품은 30% 적으면서도[그림 1] 미국 농무부의 영양 권장량에 충실한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식단의 변화가 기후변화와 환경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분석했다. 우선 한 끼 식사의 평균 탄소발자국은 프로그램 전 0.7kg CO₂e에서 0.61kg CO₂e로 약 14% 줄어들었다. 연간 효과로 따지면 약 600톤의 온실가스가 줄어든 것이다. 물 사용량 역시 줄어들었는데 학생 1인의 한 끼 식사당 26.5리터, 전체 연간 1억 59백만 리터의 물을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이 과정에서 비용 증가 없이 오히려 약 42,000달러의 비용을 아꼈다는 것이다. 유통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도 노력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식물성 식재료에 비해 비싼 육류, 유제품 구매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가격이 높은 유기농 육류를 구매한 것을 상쇄하고도 비용을 절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후 지구의 벗 미국은 프로그램 결과를 토대로 채식급식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준비와 과정을 정리한 툴킷을 개발해 보급했다. 이 툴킷에는 육식과 채식에 대한 연구 자료는 물론 각종 채식 레시피도 포함되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채식 레시피 중 비빔밥도 포함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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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채식급식을 일찍 도입한 유럽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롯해 환경영향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분석한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지중해식 식단이 유행한 걸 기억하는지. 지중해식 식단은 그리스, 이탈리아와 같은 지중해 연안국가의 식단으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만큼 건강한 식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적색육 비중이 적고 신선한 해산물, 통곡물,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으며 지방도 버터와 같은 동물성 지방 대신 식물성 지방(대표적으로 올리브유)으로 섭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지중해 식단이 세계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사이 정작 지중해 연안국의 아이들은 더 이상 지중해식 식단을 먹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일어났다. 바로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의 습격 때문이다. Sara Martinez와 그의 동료들은 이런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지중해식 식단은 동물성 식재료를 줄인 구성 특징으로 인해 건강할 뿐 아니라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컨셉과 구성의 6가지 대체 메뉴를 개발하고 기존 메뉴와 함께 칼로리와 탄소발자국1)을 산정, 비교했다<표1>. 그 결과 탄소발자국이 가장 작은 것은 의외로 지중해 식단에 기초한 스페인 급식 지침2)에 따른 대체 메뉴 4였다. 대체 메뉴 4는 칼로리 저감 효과도 있는데 칼로리는 13% 줄어든 반면 탄소발자국은 39.4%나 저감되었다. 대체 메뉴 4의 탄소발자국은 베지테리언, 비건 식단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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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에서도 유사한 연구사례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De Laurentiis et al.(2017)은 영국 내 139개의 초등학교 급식을 대상으로 영양의 질과 탄소발자국을 평가하였다. 학생들에게 제공된 총 6691끼니의 식사를 영국 식품기준청(UK Food Strategy Agency)의 영양섭취기준에 따라 건강한 식단과 그렇지 않은 식단으로 나눈 결과3) 건강한 식단이 35.6%, 건강하지 않은 식단이 64.4%를 차지했다. 그리고 건강한 식단의 평균 탄소발자국은 0.59kg CO₂e로 그렇지 않은 식단(평균 0.79kg CO₂e)에 비해 약 25.3%의 탄소발자국 저감 효과를 보였다<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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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서울시를 포함해 인천시, 울산시, 전라도 광주시 등에서 채식급식을 실시하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의 사례처럼 시행 전후 탄소발자국 저감 효과를 분석한 자료는 아직 없다. 대신 필자가 몇 년 전 서울시청 구내식당의 평소 일반식단과 매주 금요일 점심에 제공되는 채식식단의 탄소발자국을 비교한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시는 일찍이 2014년부터 서울시청과 서울시 산하 공공급식소(학교, 공공기관 등)에 주1회 채식급식을 도입했다. 이후 서울시청사 매주 금요일 점심은 채식 식단4)으로 짜여져 있고, 2022년 현재 주1회 채식급식에 참여한다고 알려진 공공급식소는 약 800여 개가 넘는다. 2019년 서울시청의 식단5)을 직접 받아 비교 식단(일반식단과 채식식단) 4종을 구성하고 탄소발자국을 산정하였다6). 본 기사에서는 2가지의 비교 식단 결과만 소개하고자 한다. 비교 식단은 유사한 구성으로 골랐고, 이해를 돕기 위해 식단 대체 시의 탄소발자국 감축량을 전기사용량 절감효과, 소나무 식재효과7), 미세먼지 배출량 감축 효과8)로도 환산하여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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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교식단 1]은 주메뉴가 설렁탕(일반식단), 잔치국수(채식식단)9)로 탄소발자국 비교 결과를 보면, 채식식단의 탄소발자국이 일반식단에 비해 9.2kg CO₂e나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식단에 한식 메뉴 중에서도 1인분의 탄소발자국이 가장 큰 메뉴 중 하나로 알려진 설렁탕10)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서울시청에 근무하는 임직원 약 1,800명이 설렁탕 대신 잔치국수로 점심을 먹는다면? 탄소발자국 저감 효과는 16.7ton CO₂e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1년 동안 총 52끼니를 바꾼다면? 878.6ton CO₂e의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약 900여 톤의 탄소발자국이 준다고만 표현하면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하기 어렵다. 이해하기 쉽게 이를 소나무 식재효과로 환산하면 30년 산 소나무 133,118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다. 그리고 서울시청 본관 건물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전기사용량을 자그마치 15.5% 아낀 효과와 동일하다[그림 2]. 의도한 바를 알아차렸겠지만 비교식단 1은 저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탄소발자국이 가장 큰 설렁탕과의 비교를 택했다. 비교식단 2는 불고기비빔밥과 산채비빔밥을 주메뉴로 구성한 일반식단과 채식식단과의 비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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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교식단 2]의 탄소발자국 비교 결과를 살펴보면 1인분 채식식단의 탄소발자국은 일반식단에 비해 0.7kg CO₂e 줄어들었다. 서울시청 전체 임직원의 연간 효과로 따져보면 1년 동안 줄일 수 있는 탄소발자국은 70.7ton CO₂e이고, 이는 10,708그루의 소나무를 심거나 서울시청 본관 건물 연간 전기사용량을 1.2% 절약한 것과 같다[그림 3]. 실제 학교급식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고 미국과 영국의 사례처럼 영양을 동시에 평가하지 않았지만 한식을 기반으로 한 경우도 일반식단에 비해 채식식단은 확실히 탄소발자국이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 급식 탄소발자국 정보가 시급하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인 식생활의 기후변화 영향이 그 심각성에 비해 일반인 뿐 아니라 기후변화 분야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강연 등에서 확인해보면 소고기를 비롯해 육류와 유제품의 탄소발자국이 크다는 것은 어느새 일반상식이 되었다. 최근 채식인구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채식을 선택하는 이유로 동물권, 종교 등의 기존 이유 외에 기후변화, 환경 문제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식생활의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음식 탄소발자국 계산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메뉴별 탄소발자국 정보가 있다면,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중 하나,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저탄소 음식의 선택이 더 쉬워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사람들이 음식별 칼로리를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칼로리가 적은 음식을 선택하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작년 서울시교육청 먹거리생태전환교육 발전방안 연구11)에 참여했을 때도 나의 연구내용은 ‘서울시 급식의 탄소발자국 계산기(가칭) 개발’과 관련된 것이었다. 향후 서울시교육청 먹거리생태전환교육의 4대 핵심 가치 중 하나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급식인 ‘탄소중립’이었고 서울시교육청 담당자와 연구진은 기후급식 준비에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급식 메뉴별 탄소발자국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급식(음식)의 탄소발자국 계산기’를(부터) 만들자는 이야기를 들을 때 나의 대답은 ‘아직은…’이다. 필요하지 않거나 효과를 의심해서가 아니다. 앞의 연구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급식의 탄소발자국을 평가하고 비교하는 것은 전후 효과를 확인하고 탄소중립을 이루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급식의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개발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시간, 비용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음식의 탄소발자국이란, 음식의 전과정(식재료 생산-제조 및 가공-수송-조리-폐기)의 단계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하여 종합한 것이다. 따라서 단계별 탄소발자국을 산정하기 위한 기본정보가 필요한데 이 기본 정보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음식 자체의 정보에 해당하는 식재료 종류와 양, 수송 거리와 수단, 제조나 조리 과정의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과 처리방법 등이다. 해당 정보를 수집할 때 중요한 것은 우선 ‘표준조리법’에 근거한 자료인지인데 예를 들어 김치찌개의 탄소발자국 산정을 위해 식재료 사용량, 조리방법 등을 포함한 ‘조리법’을 파악한다고 하자. 요즘은 인터넷 검색만 해도 수십 개의 약간씩 차이가 나는 김치찌개 조리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표성 있는 김치찌개 탄소발자국을 산정하려면 조리법 역시 대표성을 담보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조리법 데이터는 탄소배출계수와 같은 단위로 되어있어야 최종적으로 탄소발자국 계산이 가능하다. 요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요리 계량 단위는 부피(리터), 더 쉽게는 큰술, 작은술, 종이컵 등으로 되어있다. 이런 두 가지 이유로 한식 주요음식 70여 가지의 탄소발자국을 산정한 연구12)를 할 당시 제일 먼저 부딪힌 것이 ‘중량 단위로 되어있는 표준조리법’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자료로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한국음식조리법 표준화 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발간한 ‘아름다운 한국음식 300선’을 활용했다. 둘째는 앞에서도 일부 언급된 ‘탄소배출계수’이다. 음식별 식재료, 에너지 사용량 등을 파악했다면 이를 탄소발자국으로 계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탄소배출계수인 것이다. <표 3>은 음식의 탄소발자국을 계산하기 위한 음식 전과정 단계별 주요 정보와 탄소배출계수 종류를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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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식의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개발한다면 급식 메뉴별 표준조리법과 탄소배출계수가 필요하다. 한 가지 유리한 것은 급식의 특성 상 가정식, 외식업체 음식 등에 비해 표준조리법 확보가 용이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렇다면 탄소배출계수는? <표 3>에서 제시한 음식 전과정 단계별 탄소배출계수 중 식재료 관련 배출계수 외에 다른 것들은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되어 활용 가능하다. 문제는 식재료 관련 배출계수이다. 국내 농산물의 공인 탄소배출계수를 구축하고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경부터이다13). 최근에 많이 알려진 국내 대표적인 음식 탄소발자국 계산기인 ‘밥상의 탄소발자국14)’ 산정에 이용한 농산물 포함 식재료의 탄소배출계수는 모두 국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것이다. 관련 연구가 수행된 시기가 2010년, 2012년이다보니 국내 식재료 탄소배출계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쌀도 국외 계수를 적용했다. 이후 국내 농산물과 비료 및 작물보호제 등의 배출계수를 꾸준히 개발해 2022년 8월 현재 주요 곡류 및 과일, 채소 61종 140여 가지의 탄소배출계수가 제공 중이다15). 문제는 아직 육류, 대표적으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의 국내 탄소배출계수는 없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육류 섭취를 줄이자고 하지만 국내 상황에 맞는 육류섭취량, 권장량 정보가 없는 것처럼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육류 소비를 줄이자면서 국내 소, 돼지, 닭고기의 탄소발자국을 모르는 것이다. 그 동안 관심이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탄소배출계수 구축 자체가 쉽지 않은 이유도 상당 부분 차지한다. 여기서 다시 대표성의 문제를 얘기해야 하는데 대한민국 소고기 1kg의 탄소배출계수를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국내 연간 한우생산량 기준 50% 이상에 해당하는 한우농가의 현장데이터(비료, 사료 사용량, 에너지와 물 사용량, 각종 폐기물 발생량 등)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음식의 칼로리 계산기를 이용하듯 오늘 내가 먹은 점심식사의 탄소발자국은 얼마인지 어제에 비해 늘었는지 줄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음식 탄소발자국 계산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나마 위의 내용도 기사이다 보니 쉽고 간단하게 설명한 것이라 하면 필자가 ‘급식의 탄소발자국 계산기’ 개발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이유가 전달될 것이다.

     

    3. 기후급식을 위해 우선 필요한 것들

    ① 육류섭취량 계산기부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음식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세워서 준비한다면 우선 육류섭취량 계산기(가칭)를 만들어 활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음식 탄소발자국 뿐 아니라 현재 건강 측면에서도 육류 섭취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므로 우선 이에 대한 현황 분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음식에 포함된 육류 사용량에 대한 탄소발자국 산정(조리법은 감안하지 않은)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육류 섭취량 계산기’를 이용한다면 위 두 가지 문제에 상당 부분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계산기를 만들기 위한 기초자료도 확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질병관리청은 해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실시, 발표하는데 2019년 기초영양DB의 하나로 음식에 이용된 식재료와 식품의 종류와 양을 정리해 ‘국민건강영양조사 음식별 식품재료량 자료집’을 발간하였다. [그림 4]는 자료집 중 일부로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 음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식재료의 종류와 양을 알 수 있다(질병관리본부, 2019). 이 중 육류사용량과 육류사용에 따른 탄소발자국만 산정하고 이 계산값을 활용한다면 ‘음식별 육류섭취량(육류 섭취량에 따른 탄소발자국) 계산기’ 개발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해당 자료집에서 제공하는 음식의 종류가 600여 가지 이상이고 초중고 및 산업체 급식과 음식업소의 음식을 대상으로 조사된 것이므로 급식에 적용하기에도 적합하다. 한 가지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산 소, 돼지, 닭고기를 이용한 음식에도 국내 배출계수가 아닌 국외 배출계수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육류 섭취량 계산기를 개발해 학생들이 이용한다면 우선 급식을 통한 육류 섭취량과 저감량 파악에 용이하기 때문에 현황 파악 측면에서도 꼭 필요하고 활용가치가 클 것이다. 또한 당장은 국외 육류 배출계수를 써야겠지만 이를 통해 어렵더라도 국내 육류 탄소배출계수를 구축해야 하는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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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 기후급식 가이드라인부터

    대개 음식 전과정의 탄소발자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육류 사용량이지만 그 외에도 탄소발자국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있다. 로컬푸드로 알려진 식재료 수송 거리와 수단, 탕과 같이 오래 끓여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조리법, 그리고 육류가 아니더라도 탄소발자국이 큰 식재료 등이 그 예이다. 국내 급식을 탄소발자국 측면에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기후급식 가이드라인부터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내외 연구결과를 토대로 국내 급식에 많이 쓰이는 고탄소 식재료를 선별해 대체할 수 있는 저탄소 식재료를 제시하고, 수송 거리가 긴 수입 식재료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냉동과 튀김, 탕 등 에너지 사용량이 큰 보관, 조리법 현황은 어떤지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감안해야 할 것이 또 한가지 있다. 이탈리아 학교급식 탄소발자국 저감을 위한 가이드라인 사례가 인상적이었는데 우선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학교 급식담당자나 교사가 적용하기 쉽게 단순하고 명료하다는 것이었다<표 4>.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주요 원칙이었는데 ‘채소, 콩류, 과일 위주의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되 단조로운 구성을 피해 어린이들에게 매력적인 메뉴 사이의 절충안을 찾을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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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벗 미국지부 프로그램에서도 급식 담당자에게 가장 큰 숙제이자 성공의 열쇠는 맛있는 채식 및 저지방 육류 요리법이었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소고기 패티 중 30%를 버섯으로 바꾼 버거가 있는데 기존 버거와의 맛 테스트에서 우승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채식급식 도입 당시 학교 급식담당자가 가장 우려하고 힘들어하는 것도 사전에 다양한 채식급식 레시피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일부 급식담당자는 맛 없고 단조로운 채식급식은 아이들이 먹지 않아 잔반이 일반급식보다 많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환경에 해가 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객관적인 근거는 없지만 괜한 억측도 아니다.

     

    최근 국내 학교에서는 채식급식 위주로 확산되고 있는 기후급식이 당사자인 학생 뿐 아니라 주요 이해관계자인 학부모, 학교 담당자에게 보다 설득력을 갖고 확대되기 위해 현재 무엇이 미흡하고 보완되어야 하는지 2회의 기사에 걸쳐 소개하였다. 핵심은 아무리 기후급식이라 하더라도 영양을 우선으로 탄소발자국 저감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후급식의 탄소발자국 저감을 지원하기 위한 수단 역시 효율과 효과를 고려한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마지막으로 성급한 채식급식은 오히려 음식물 쓰레기를 증가시킨다는 문제에서 볼 수 있듯이 기후급식 성공의 치트키는 결국 매력적이고 맛있는 음식이다.

     

     

     

     

    <참고문헌>

    1) 급식의 탄소발자국은 음식의 전과정(식재료 생산-제조 및 가공-운송-조리-폐기) 중 식재료 생산, 운송, 조리 단계에 대해 산정

    2) 스페인 급식 지침은 육류 특히 소고기 섭취량이 적고 건강 측면에서 장 질환 개선 효과가 큰 것이 특징

    3) 영양섭취기준 14가지 항목 중 7가지 이상 충촉 여부

    4) 완전채식 식단이 아닌 계란 정도까지 이용

    5) 서울특별시 시민건강국 식품정책과

    6) 이는 (재) 숲과나눔의 2018 [풀:씨] 사업 지원 결과로 전체결과물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7) 30년산 소나무 1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온실가스 양 기준

    8) 경유차 1대가 주행 시 배출하는 미세먼지 양 기준

    9) 필자 역시 설렁탕(일반식단)과 잔치국수(채식식단)은 영양, 가격, 기호 측면에서 유사한 음식이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덧붙이자면 당시 설렁탕과 유사한 실제 서울시청 채식급식 메뉴를 찾기가 어려웠고 전체적으로 채식급식 메뉴는 종류도 적고 부실하다는 느낌이었다.

    10) 손서영 기자, “내가 먹는 음식이 온난화에도 영향?... ‘탄소발자국’ 1위는 설렁탕!”,

    KBS 뉴스, 2019.02.08.,(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132922)

    11) 한윤정 외(2021). 2021 서울시교육청 먹거리생태전환교육 발전방안연구보고서: 친환경학교급식을 넘어 먹거리생태전환교육으로

    12) 음식물의 에너지 소모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연구(환경부, 2010), 음식의 탄소발자국 데이터베이스 구축(한국농업기술진흥원(구 농업기술실용화재단), 2012) 2차례에 걸쳐 수행

    13)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서 저탄소농축산물 인증제를 시작하며 기초자료 제공을 위해 개발

    14)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서 개발, 운영 중(http://www.smartgreenfood.org/jsp/front/story/story03_1.jsp)

    15)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 지침 중 “인증대상의 세부사항”에서 확인 가능(한국농업기술진흥원 홈페이지 스마트 그린푸드 공지사항 메뉴에서 확인 가능)

     

    농업기술실용화재단. (2012). 음식의 탄소발자국 데이터베이스 구축 연구.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아름다운 한국음식 300: 한국음식 세계화 표준조리법, 질시루(2016).

    손서영 기자, “내가 먹는 음식이 온난화에도 영향?... ‘탄소발자국’ 1위는 설렁탕!”, KBS 뉴스, 2019.02.08.,(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132922)

    질병관리본부. (2019). 국민건강영양조사 음식별 식품재료량 자료집.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 세부운영요령(개정 2021.02.15, 내규 제570).

    한국농업기술진흥원 홈페이지 '밥상의 탄소발자국', http://www.smartgreenfood.org/jsp/front/story/story03_1.jsp

    한윤정 외(2021). 2021 서울시교육청 먹거리생태전환교육 발전방안연구보고서: 친환경학교급식을 넘어 먹거리생태전환교육으로

    환경부. (2010). 음식물의 에너지 소모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연구.

    De Laurentiis, V., Hunt, D. V., & Rogers, C. D. (2017). Contribution of school meals to climate change and water use in England. Energy Procedia, 123, 20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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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희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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