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한 논문은 이 지역 분쟁의 원인으로 시리아의 극심한 한발을 지목하기도 했다. 시리아 지역에서 기후변화가 유발하는 광범위하고 극심한 가뭄은 농민층을 몰락시키고 도시로 내몰았으며, 이들의 극심한 가난이 ISIS와 같은 극단적인 폭력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것이다.

시리아 내전은 ISIS가 광범위하게 퍼지는 데 일조했으며, 이 시기는 2006~2010년 사이 최악의 장기 가뭄과 가혹할 만큼의 흉작이 지속되던 시기와 일치한다. 유엔에 따르면 가뭄은 약 80만 명의 삶을 파괴시켰으며 끝없는 가난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가뭄이 지금의 전쟁 상황을 초래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주장을 펴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농업 붕괴나 대규모 이주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금의 사태를 일으킨 원동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두 가지 측면에서 기후변화와 가뭄의 상관성을 추론한다.

첫째, 지중해로부터 비구름을 몰고 오던 바람이 약화되면서 통상 11월부터 4월까지 이어지는 우기 동안 내리던 비의 양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반면, 한 여름 동안 토지로부터 증발하는 수분의 양은 증가했다. 둘째, 이러한 변화는 단지 시리아만이 아니라 레바논, 이스라엘, 요르단, 터키 일부와 이라크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인위적인 기후변화의 영향이 없었다면 이처럼 끔찍한 가뭄이 여러 해 동안 지속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기후변화 모델은 지중해 인근 지역 여러 나라들에서 가뭄이 더욱 빈번해지고 강도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통 기후과학자들은 건조 지역은 보다 더 가물어지고 다우 지역은 비가 더 자주 올 것으로 예상한다. 2011년 미국 해양기상청(NOAA)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지중해지역의 가뭄을 꼽았다.

시리아의 분쟁이 기후변화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2013년 토마스 프리드만(Thomas L. Friedman)은 시민전쟁과 가뭄간의 상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시리아에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뉴욕타임즈에 <물 부족, 혁명(Without Water, Revolution)>이라는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오말리의 지적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시리아 분쟁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에 대한 그의 언급이 선거 과정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승민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