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0일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2014 배출량 간극보고서(The Emissions Gap Report 2014)에 따르면, 각국이 제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2020년 및 2030년 글로벌 목표 배출량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UNEP이 2000년부터 매년 발간하는 이 보고서의 목적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할 경우 예상되는 배출량 수준과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글로벌 배출량 수준의 격차를 산정하는 것이다.

배출량 간극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제5차 보고서(AR5)를 통해 제시한 탄소예산(Carbon Budget) 개념을 활용해 계산됐다. IPCC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부터 사용 가능한 탄소예산 2조9000억t 중 1900억t은 이미 써버렸기 때문에 210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탄소예산은 약 1조t(CO2 환산톤)이다.

보고서는 탄소예산을 초과하지 않으려면 CO2의 경우 2020년 이전에 연간 배출량이 최고 정점(peak)에 이르고 2055~2070년 사이에 탄소 중립(Carbon neutrality)을 달성해야 하며, 메탄, 아산화질소, HFC 등을 포함한 글로벌 온실가스 중립 2080~2100년 사이에 달성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110~39%, 2050년까지 49~63%수준의  감축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문제는 개별 국가들의 온실가스 감축공약이 이 같은 글로벌 감축목표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온실가스 감축공약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것을 전제할 경우 2020년 배출량은 520~540억t인 반면, 지구 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억제하기 위한 글로벌 목표 배출량은 440억t이므로 80~100억t의 간극이 존재한다. 2030년에는 이 간극이 140~170억t으로 더 벌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감축 잠재량은 290억t으로 추산돼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억제한다는 글로벌 목표 달성은 가능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최도현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