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돼지의 절반인 약 4억 7천만 두는 중국에서 사육된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육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듯하다. 육류 수요는 미국의 경우 2007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5% 이상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중국에서는 6400만 톤에서 7800만 톤으로 18%나 증가했다. 이는 미국 돼지고기 소비량의 두 배에 해당한다.

돼지는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단백질원이다. 지난 5월 말 세계적인 미국 육류기업인 Smithfield Foods Inc.가 중국의 최대 육류 가공기업인 Shuanghui International에 합병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중국은 가축을 먹이기 위해 이미 세계 대두 수출의 60퍼센트 이상을 수입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돼지육의 순수입국이었다. 이제 중국 기업은 외국의 농지와 식품 가공기업을 모두 구매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2년 중국인들은 5300만 톤에 달하는 돼지고기를 소비했다. 이는 미국인들이 먹는 양의 6배나 되는 양이다. 1인당 소비량의 경우 1997년에 중국은 처음으로 미국을 따라잡았고 그 후로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인 한사람이 매년 먹는 돼지고기 양은 39kg, 미국인 한사람이 먹는 양은 27kg이다. 중국에서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정이나 농장 단위의 돼지 사육에서 점차 대단위 공장형 사육으로 변화하고 있다. 돼지 밀식은 오염과 질병 전파는 물론 최근 상하이로 흐르는 강에서 발생한 수천 마리의 죽은 돼지 덤핑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에서는 닭고기 생산과 가공 또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 북동부의 대형 가금류 농장에서 불이 발생해 120명 이상의 주민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중국의 닭고기 소비량은 연간 1300만 톤으로 최근 미국의 소비량을 추월했다. 미국에서 반세기에 걸쳐 증가한 닭고기 소비를 중국은 불과 25년 만에 따라잡은 셈이다.

닭고기는 미국인이 즐겨 소비하는 육류이다. 미국의 일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중국인들보다 4배나 많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점이 늘어나면서 중국에서도 닭고기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만일 중국인들이 미국인 수준으로 닭고기를 소비한다면 사육 닭 수는 물론 사료로 쓰이는 곡류와 대두 소비 또한 4배로 증가해야 한다.

소고기는 목초지의 한계와 높은 사육비용 탓에 중국에서는 미국보다 덜 소비되고 있다. 2012년에는 중국에서 560만 톤이 소비되었고, 1인당 연간 소비량은 약 4kg 정도다. 미국인 한사람은 연간 약 37kg의 비프를 소비한다. 두 국가의 소고기 소비량은 증가 추세에 있다. 만일 중국인들이 미국인들만큼 소고기를 먹는다면 약 5000만 톤의 비프가 필요할 것이고, 이는 세계 소고기 소비량의 90%에 해당하는 양이다.
 
중국인들의 소득이 2035년쯤 미국인들과 비슷해진다고 가정할 경우 중국에서 비프 소비 증가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광활한 황진지대(黃塵地帶, dust bowl)가 말해주듯이 생태학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소를 더 사육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료가 필요하다. 소는 다른 가축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료를 섭취한다. 최근 중국은 사료용 곡류를 일부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두 생산은 1995년 이후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사료용 대두 소비는 5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같은 양의 사료를 먹일 경우 돼지는 소보다 2배 정도 빨리 성장한다. 미국의 Smithfield Foods Inc.는 돼지를 ‘효율적으로’ 살찌우고 성장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 큰 이점으로 보였을 것이다. 식품 안전성에 관한 한 미국이 중국보다 아직은 나은 편이지만, 미국의 공장형 가축농장들은 육류오염이나 대량의 폐기물 발생 등 또 다른 문제들을 안고 있다. 미국의 육류 가공기업들에게 빠르게 확산된 항생제 사용의 증가는 항생제에 내성이 강한 박테리아들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 성장촉진제인 락토파민(Ractopamine)의 사용은 중국에서는 금지되어 있다.

방목지가 감소하고 오염되면서 중국에서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인들은 외국의 방목지와 식품 가공기업을 확보해 이러한 난관을 타개하려 한다. 하지만 미국의 식품 소비방식은 비만이나 심장병 등 여러 질병을 쉽게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식 공장형 대량 육류생산을 답습하려는 것은 매우 큰 위험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절실하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송열음 해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