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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조회 수: 11958, 2013.12.16 16: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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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기후변화의 끝이 어디일지 누구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가난한 나라들이 문제다. 홍수, 가뭄, 태풍 등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필리핀을 강타했던 슈퍼태풍 하이옌은 필리핀 역사상 가장 끔찍한 태풍으로 기록되었다. 하이엔이 빚은 참상은 기후변화가 동반하고 있는 기상이변이 가난한 이들의 삶을 어떻게 뿌리째 파괴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태풍 하이옌이 발생하기 전, 세계은행(World Bank)은 ‘회복력 키우기: 기후변화와 재난 위험을 발전에 통합하기(Building Resilience: Integrating Climate and Disaster Risk into Development)’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동반되어 나타나는 현상(해수면 상승, 담수의 염류화, 가뭄, 홍수, 혹서, 사이클론 등)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경제적 손실과 인명피해를 입혔는지 밝히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전 세계적으로 2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었고 피해금액은 4조 달러(약 4000조원)에 달한다. 경제적 피해 규모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1980년대에는 연간 500억 달러(약 50조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10년 동안에는 연간 2,000억(약 200조원) 달러로 4배나 늘었다. 이 중 약 4분의 3은 극한 기상현상이 빚은 피해로 분석된다.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지 않는 이상 극한 기상현상의 발생빈도와 피해규모는 점점 더 증가할 것이다.
보고서에 실린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 지난 30년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규모는 연간 500억 달러(1980년대)에서 연간 2000억 달러(최근 10년 간) 수준으로 증가했다. 세계 최대 보험회사인 Munich Re에 따르면 1980~2012년 사이의 누적 피해금액은 3.8조 달러(약 4천조 원)에 달하고 이 중 74%는 기상재해에 따른 피해였다.
• 기상재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간소득 수준(middle-income)의 나라에서 특히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01~2006년 사이에 이들 국가들이 입은 경제적 피해 규모는 GDP의 1%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는 소득수준이 높은(high-income) 국가가 약 0.1%라는 점에 비추어볼 때 약 10배의 부담을 지고 있는 셈이다.
• 기후변화 적응능력이 가장 취약한 빈곤 국가들이 입는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2010년 서인도제도의 세인트 루시아(St Lucia)를 강타한 허리케인 토마스(Tomas)가 입힌 피해는 세인트 루시아 GDP의 43%에 달했다. ‘아프리카의 뿔(아프리카 대륙 북동부, 소말리아 공화국과 그 인근 지역)’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긴 가뭄을 겪었는데 최악의 시기에는 1,330만 명의 사람들이 식수부족으로 고통을 겪었으며 케냐가 입은 피해 금액만 121억 달러에 달했다.
•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부터의 회복력을 키우는 일은 수많은 사람들, 특히 가난한 이들의 목숨과 생계를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피해 규모를 줄이는 데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진 조기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의 편익은 초기 투자비용의 4~36배에 달한다. 1999년 사이클론으로 10,000명의 인명 피해를 입었던 인도의 오디샤(Odisha)와 안드라 프라데시(Andrah Pradesh)는 수년 전부터 가동된 재해예방프로그램 덕분에 2013년 사이클론 파일린(Phailin)이 상륙했을 때에는 사상자 수를 40명까지 줄일 수 있었다.
• 기후변화와 재해예방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사고 이후에는 추가로 투자해야할 일들이 많다. 수차례의 재해경험을 분석해보면 피해를 입은 사회기반시설을 그대로 원래대로 복구하기 보다는 10~50%의 예산을 추가해 더 안전하고 튼튼하게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진아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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