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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조회 수: 18041, 2011.04.05 10: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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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지진과 거대한 해일의 치명적인 조합이 어떤 피해를 가져왔는지 반복적으로 설명해왔다. 얼마 전 도쿄전력의 마사타카 시미즈(Masataka Shimizu) 대표는,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앙을 두고 "우리가 경험해 본 적 없는 자연의 거대한 힘"이라는 표현으로 일본 국민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의 자연재해 수용능력은 2007년 이래 끊임없이 과대평가 되어왔다.
2004년 수마트라 해안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은 원자력 산업계의 상식을 흔들어 놓는 계기가 되었다. 지진해일이 인도네시아와 주변 12개 국가를 덮쳤으며, 인도 남부에서는 원자력 발전소가 침수되는 사고를 경험해야 했다. 아시아 지진해일의 참상은 55기의 원전을 가진 일본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 지진해일로 원전이 침수되면 원전을 폐기해야하는 상황이 예상되었다. 특히 도쿄 북부에서 240km 정도 떨어진 후쿠시마 원전은 큰 걱정거리였다. 지은 지 40년이 지난 이 원전은 지난 400년간 진도 8 이상의 강진이 4차례(1896, 1793, 1677, 1611년)나 일어났던 태평양 지진 발생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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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의 안전관리 수석연구원인 토시아키 사카이(Toshiaki Sakai)는 이런 지진 기록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연구팀과 함께 태평양의 지진해일이 후쿠시마를 덮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계산해보았다. 아울러 발전소에 설치된 6m 높이의 수벽이 막아내지 못할 정도의 높은 파도가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연구했다. 연구팀은 1~2m의 범람만으로도 후쿠시마 원전이 파괴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원전 수명이 다하는 50년간 6m 이상의 해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10% 정도로 희박하다는 것을 감안해 방재대책을 수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월 11일 지진해일로 후쿠시마에 들이닥친 파도는 14m를 넘어서는 위력을 발휘했다. 도쿄전력 연구팀은 1960년대의 원전 건설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거대한 해일의 발생가능성을 깨닫고도 위험을 묵인했던 것이다.
도쿄전력의 사카이 무토(Sakae Muto) 부회장은 후쿠시마 원전이 설계될 때부터 오류의 여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1960년 칠레에서 진도 9.5의 강진이 발생해 그 여파로 일본에서 140여명이 사망한 재해가 있었는데, 후쿠시마 원전이 지어지기 수년 전이었던 당시에도 파도의 높이가 6m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몇몇 전문가들이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강한 지진해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의 일치된 견해는 없었다"고 무토 부회장은 주장했다.
하지만 진실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설계 당시의 오류를 발견하고서도 안전 조치를 강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의 원전들은 지난 5년간 다른 발전소에 비해 잦은 고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8년에는 후쿠시마 원전의 안전관리 부서에서 17세 미성년 노동자를 불법으로 고용해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도쿄대에서 원자력안전정책을 연구하고 있는 히데아키 시로야마(Hideaki Shiroyama) 교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가득 차 있다. 후쿠시마 발전소 담당관이 이번 사태를 두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해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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