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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조회 수: 13020, 2011.02.28 16: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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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시대다. 중동과 북아프리카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접어들었다. 이집트를 시작으로 리비아, 튀니지, 바레인, 예멘 등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민주화 시위는, 오랜 독재와 부정부패에 대한 민중들의 불만이 분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잘 알려진 대로 대규모 시위에 방아쇠를 당긴 것은 식량난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작년 주요 농업국가들에서 밀 생산량은 급격한 감소를 보였다. 이는 자국의 수요부족을 염려하는 곡물 수출국들의 수출 금지로 이어졌다. 그 여파가 가장 먼저 미친 곳은 농업기반이 허약한 중동과 북아프리카국가들이었다. 식량 조달에 실패한 이들 국가에서는 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배고픔을 참지 못한 국민들이 “빵을 달라”며 시위에 나선 것이다.
사진출처 ⓒ flicker/grobaniacmorena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기후변화의 후폭풍으로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중국에서는 2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했다. 중국 발 기후변화 피해는 아프리카와 중동국가를 넘어 전 세계적인 식량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무바라크는 퇴진했지만 이집트에서 곡물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이는 당분간 이집트 경제와 국민들에게 큰 짐이 될 전망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집트를 포함한 개발도상국들이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식량위기 자체를 막기에는 한계가 너무나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가격급등에 이어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물가 불안이 예상보다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 유가는 올해 12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너무 안이한 분석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중동지역의 반정부시위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등 핵심산유국으로 확산될 경우 유가가 2008년 수준(최고가 배럴당 약 150달러)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곡물가격과 유가 폭등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인가이다. 중동사태가 진정되면 우리는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최근 모든 상황을 종합해보면 답은 ‘아니오’이다. 저유가와 안정적인 식량수급에 의해 떠받쳐졌던 ‘고성장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 산업혁명 이래 세계는 삶의 모든 여건이 요동치는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는지도 모른다. 2011년 중동사태는 우리들의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윤성권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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