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먹여 살리기”: 빈곤으로부터 아프리카 구하기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8448, 2011.01.24 18:38:38
  • 지난해 연말부터 5부작으로 방영된 다큐멘터리 “아프리카의 눈물”을 시청한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영상은 기후변화로 촉발된 생태계의 변화가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가난은 임금님도 어쩔 수 없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아프리카 빈곤과 기아문제는 어쩔 수 없는 문제일까?

     

    아프리카.png

     

    최근 월드워치연구소가 발간한 2011년판 지구환경보고서 “지구 먹여 살리기(Nourishing the Planet)“는 이런 점에서 관심을 끈다. 아프리카의 고질적인 빈곤과 기후변화에 동시에 대처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2일에 출간된 이 보고서는 식량증산에만 집중된 아프리카 농업원조 정책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보고서가 제시하는 대안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친환경 농업이다.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의 약 80%는 농민들이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많지만 영양결핍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또한 9억 명이 넘는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해왔다. 2008년 한해에만 아프리카 농업분야로 흘러든 기금은 17억달러(한화로 약 2조원)가량이다.

     

    state of the world.jpg원조 액수와는 별개로 농업의 수혜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농업분야 원조액은 아프리카로 가는 ODA 총액의 16%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4%까지 떨어졌다. 최근 선진국에 불어 닥친 경제 불황도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ODA 지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아프리카의 가난한 농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권력자들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월드워치연구소 연구원들은 지난 1년간 아프리카 구석구석을 다니며 성공적인 친환경 농업 사례를 수집했다 한다. 이 사례들은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소규모 농업에서 가공, 판매, 유통 및 정책수립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수집된 사례들은 모두 복잡한 현대농업기술과는 무관하다. 예컨대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국가들은 농업정책 수립에 여성농민, 지역지도자,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농업정책 네트워크 ‘FANRPAN’을 운영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여성농민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아프리카가 기아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간다는 어린 학생들에게 지역 특성에 맞는 친환경 농법을 가르쳐 스스로 빈곤과 기아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케냐에서는 수직형 화분을 이용해 도시 빈민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현재 아프리카 인구의 33%가 도시에 살고 있으며 매년 1억 4000만명이 도시로 향하고 있다. 2050년에는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60%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도시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한편, 보고서는 농업원조에서 지금까지의 발상을 획기적으로 전환해 아프리카가 처해있는 다양한 사회문제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아프리카 주민들이 지속가능한 삶을 살도록 돕게 되면, 빈곤, 기아, 범죄 등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 저자들의 기본 인식이다.

    선진국들의 농업방식을 아프리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마찬가지다. 원조는 가난한 농민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OD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조액수도 늘려야겠지만 가장 경계해야할 일은 ODA가 아프리카 부패권력의 배를 불리는 수단이 되는 것을 막는 일인지도 모른다(한국해양연구원 전략개발실 류종성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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