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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12.03.09 10:34

[안병옥의 생태이야기]세상의 지배자는 인간 아닌 풀과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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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옛 신화의 단골손님이다. 고대 유럽 스칸디나비아의〈시(詩) 에다·Poetic Edda>에는 거대한 물푸레나무 위그드라실이 등장한다. 북유럽인들은 이 나무의 가지와 뿌리가 세상을 하늘과 지하 세계로 연결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세계수(世界樹)’다. 시베리아 샤머니즘에서도 나무는 샤먼과 초월적 세계의 대화를 돕는 신성한 존재로 숭배되고 있다. 신라의 금관을 장식하고 있는 자작나무 형상은 북방 유목민들의 샤머니즘이 투영된 흔적으로 읽힌다.

알타이족에게 자작나무는 성스러운 나무였다. 개마고원 사람들은 시신을 자작나무 껍질로 싸서 땅속에 파묻었다. 북미의 인디언 부족 믹맥(Mi’kmaq)은 지금도 이와 비슷한 풍속을 갖고 있다. 자작나무 껍질은 기름기가 많아 불이 잘 붙는다. 그래서 양초가 없던 옛날에는 결혼식을 올릴 때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초에 화촉을 밝혔다. 자작나무 껍질은 좀이 슬거나 곰팡이가 피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대에는 잘 썩지 않는 성질을 이용해 그림이나 글씨를 새겨 후세에 남겼다. 신라고분에서 발견된 천마도 장니(障泥)도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것이다. 자작나무는 약재로도 요긴하게 쓰인다. 선조들은 곡우(穀雨) 때 채취한 자작나무 수액을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믿었다.

(후략)

(2012.3.8, 경향신문,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원문보기


그림: 위그드라실(Yggdrasill) [출처: Jorunn@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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