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침반 ― 토막설명] 기후 불안과 청년 환멸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15, 2022.06.30 10:44:07
  • 라스얀(Lars Jan)은 유리로 된 상자 안에서 신문을 읽고 있다. 잠시 후 유리 상자 바닥부터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얀의 몸 전체가 물속에 잠기면서 몸을 가누기 힘들어지고 곧 둥둥 떠오른다. 그 와중에도 얀은 신문만을 부여잡고 기사를 읽으려 한다. 다른 한 손에는 종이컵을 잡고 있다. 만일 우리가 그를 유리 상자 밖에서 지켜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혹 여러분이 그 물이 차오르는 유리로 된 상자 안에 있는 사람이라면? THAW라는 호주의 행위예술집단은 시드니항 부근에서 크레인을 이용해서 공중에 매달린 채로 떠 있다. 행위예술가가 딛고 있는 것은 녹고 있는 얼음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이라면 어떤 느낌이 들까? 라스얀이나 THAW 팀은 행위 예술을 통해서 자신이 기후 위기를 어떻게 감각하고 있는지를 표현하고 우리에게 당신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질문하고 있다. 

     

    2021년 국제적인 의학 전문저널인 란셋(Lancet)에 실린 한 연구는 10개 나라에서 만 명의 청소년(16-25)들을 대상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감정에 관해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84%는 걱정스럽다고 답했고, 59%는 아주 많이 걱정된다고 응답했다. 또한 50%가 넘는 청소년이 슬프고, 걱정되고, 화가 나며, 무력하고 희망이 없으며 죄책감을 느낀다고 답을 했다. 이러한 감정을 종합해서 기후 불안 또는 생태 불안(Climate or eco-anxiety)이라고 한다. 미국심리학협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APA)는 기후 또는 생태 불안(Climate or eco-anxiety)을 환경 파멸에 대한 만성적 두려움(chronic fear of environmental doom)으로 정의한다. 

     

    우리가, 청소년들이 기후 변화를 떠올릴 때 느끼는 불안과 분노는 기후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큼이나 기후 위기가 일부 독특하고 유난을 떠는 그룹 또는 정치적으로 특정한 입장을 가진 그룹, 또는 이른바 “미래 세대”에만 해당하는 일이라는 듯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는 세상을 향하고 있다. 그러한 세상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나 태도는 불안과 분노 이상이다. 그러한 상태나 현상을 드러낼 수 있는 표현 중 하나가 청년 환멸(youth disillusionment)이다. 청년 환멸은 기존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구조에서 이탈하거나, 확신 또는 신뢰감을 상실한 상태를 의미한다. 

     

    청년 환멸은 여러 가지 배경과 연결되면서 사용되기도 한다. 가령, 최근에 열린 프랑스 대선에서 청년 세대의 투표율이 매우 낮게 나온 것은 기존의 민주주의 구조로는 자신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등장한 바 있다.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은 이후에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매년 1월이면 발간하는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Global Risks Report)는 전 세계의 경제계 전문가들에게 지구 규모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리스크를 묻고 그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이다. 작년부터 ‘청년 환멸’이 글로벌 리스크의 주요 순위에 포함되어 소개되고 있다. 청년 환멸의 순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상위에 랭크된 기후 행동(climate action) 실패, 극한 기상, 생계 위협, 사회적 갈등 심화 등의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서 더 강화될 수 있다.

     

    참고자료

     

    WEF. (2022) Global Risk Report. 

    Marks, Elizabeth and Hickman, Caroline and Pihkala, Panu and Clayton, Susan and Lewandowski, Eric R. and Mayall, Elouise E. and Wray, Britt and Mellor, Catriona and van Susteren, Lise, Young People's Voices on Climate Anxiety, Government Betrayal and Moral Injury: A Global Phenomenon. Available at SSRN: https://ssrn.com/abstract=3918955 or http://dx.doi.

     

    김남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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