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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11.11.17 00:24

오는 18일 유엔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가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기상재해의 심각성을 다룬 특별보고서(SREX)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IPCC가 특별보고서를 발표하는 것은 ‘재생가능에너지원과 기후변화 완화(SRREN)'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입니다. 
이 보고서를 기다리기에 앞서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새롭게 밝혀진 기후변화 과학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어떨까요? 수많은 연구 결과가 있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10개의 논문을 선정해 그 내용을 요약합니다. 논문 원문이나 요약문을 읽고 싶은 분들은 참고문헌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1.  2°C 상승 억제 위해 넘지 않아야할 누적 탄소배출량

1.jpg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견줘 2°C(1.3–3.9°C)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누적 탄소배출량은 1조 톤이 넘지 않아야 한다. 인류는 지금까지 1조 톤의 절반에 가까운 탄소를 배출했으며, 지금도 해마다 100억 톤가량을 내뿜고 있다. 현재의 속도라면 2060년경에는 나머지 5천억 톤마저 모두 배출하게 될 것이다.
Allen M., D. Frame, C. Huntingford, C. Jones, J. Lowe, M. Meinshausen & N. Meinshausen (2009) : Warming caused by cumulative carbon emissions to the trillionth tonne. Nature 2009, Vol. 458 : 1163-6.

 

 

2.  2010년 여름 러시아 폭염 원인은 기후변화

2.jpg  통계학적인 분석을 통해 지구 기온상승 추세와 폭염 빈도 사이에는 꽤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관측된 과거의 기온 자료는 지역적인 기온상승 추세가 폭염 발생빈도를 5배가량 증가시켰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약 80% 신뢰도 수준에서 말한다면, 2010년 7월 모스크바 인근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은 지구온난화가 진행되지 않았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Rahmstorf S. and D. Coumou (2011) : Increase of extreme events in a warming world,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1(early edition), [doi:10.1073/pnas.1101766108].


3.  폭우, 폭설 등 기상이변의 원인은 지구온난화

3.jpg  1951년부터 2000년까지 북반구의 강수량 관측 자료와 강수량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다중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한 결과, 온실가스가 이상 강수량의 빈도에 영향을 미친 가장 강력한 요인임이 밝혀졌다. 이 논문에 따르면,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 중 포화 수증기압(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최대 수증기 농도)이 커지게 되고,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기단이 상승해 구름을 만들게 되면 강수량이 증가하게 된다.
Min S-K., X. Zhang, F. W. Zwiers & G. C. Hegerl (2011) : Human contribution to more-intense precipitation extremes. Nature 2011, Vol. 470 : 378–381.


4.  심해저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

4.jpg 심해저에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메탄과 물이 고압을 받아 얼음 상태로 굳어진 것으로서 ‘불타는 얼음’으로도 불린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1.6-2조 톤가량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온 상승 등으로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불안정해져 메탄을 방출할 경우, 지구 기온상승 속도는 지금의 예측보다 빨라질 수밖에 없다. 21세기에 지구 기온이 3°C 상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기온 상승 기여도는 약 17%(0.5°C)일 것으로 추정된다.
Archer D., B. Buffett & V. Brovkin (2009) : Ocean methane hydrates as a slow tipping point in the global carbon cycl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09, vol. 106(49) : 20596-601.


5.  2100년 해수면 상승폭은 최대 1.8m

5.jpg  인위적인 지구온난화와 태양주기, 화산폭발 등 지구냉각화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을 모두 고려했을 때 2100년까지 해수면 상승폭은 0.59-1.8m일 것으로 예상된다(95% 신뢰도 수준).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자연적인 변동의 영향은 5% 이하로 분석되었다. 이 결과는 2007년 IPCC 4차보고서의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Jevrejeva S., J. C. Moore & A. Grinsted (2010) :  How will sea level respond to changes in natural and anthropogenic forcings by 2100?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10, vol. 37 L07703, doi:10.1029/2010GL042947

 


6.  북극 얼음층이 거의 사라지는 시기는 2037년

6.jpg  2007년과 2008년 9월은 북극 얼음층의 면적이 관측 이래 가장 줄어들었던 시기였다. 이 시기를 기준으로 향후 북극해를 덮고 있는 얼음층의 면적 변화를 예측한 결과, 북극해는 2037년경 얼음층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바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6개의 IPCC 모델을 이용해 얻은 추정치이다.
Wang M. & J. E. Overland (2009) : A sea ice free summer Arctic within 30 years?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09, vol. 36.


 

 

7. 기후변화로 식량부족 ‘일상화’ 가능성 높아

7.jpg  23개의 기후모델을 조합해 기온 상승이 전 세계 식량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빈발하는 고온현상으로 농산물 생산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뭄의 영향은 고려하지 않은 결과이다. 적절한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대책이 부재할 경우, 1960년대와 1970년대 사헬(Sahel)지역과 소련이 각각 경험했던 식량 부족이 정상적인 규범(norm)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Battisti D. & R. Naylor (2009) : Historical warnings of future food insecurity with unprecedented seasonal heat. Science 2009, vol. 323(5911) : 240-244.


8.  기온 상승만으로도 상당수 지역은 생존 불가능

8.jpg  지금까지 인간의 기후변화 적응능력은 상당 부분 경제력에 의존하며, 기온 상승에 대한 생리학적인 한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지구 기온이 7°C 상승할 경우지구의 대부분은 생리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생존이 불가능한 곳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오늘날 기후변화 시나리오들이 내놓고 있는 ‘비용’ 추산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Sherwood S. C. & M. Huber (2010) : An adaptability limit to climate change due to heat stres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0, vol. 107(21) : 9552-9555.


9.  앞당겨진 나비 우화(羽化)시기는 지구온난화의 결과

9.jpg  호주 멜버른 인근 초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65년간 관찰한 나비의 우화 시기(애벌레 고치에서 날개가 돋아 성체가 되는 시기)를 분석한 결과, 나비종 Heteronympha merope의 우화시기가 매 10년마다 1.5일씩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실험실에서 이루어진 배양실험 결과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가 많은 생물들의 계절성 변화(phenological shifts)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Kearney M. R., Briscoe N. J., Karoly D. J., Porter W. P., Norgate M. & P. Sunnucks (2010) : Early emergence in a butterfly causally linked to anthropogenic warming. Biology Letters 2010, vol. 6 : 674-677.

 

10.  기온 2–3°C 상승하면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바나로 바뀔 수도


10.jpg  SRES A2 기후변화 시나리오(2070–2099)와 식물 모델을 적용해 아마존 열대우림이 생물군계(biome)의 전환을 일으키는 임계시기를 조사한 결과, 기온이 2–3°C 상승하는 시점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은 계절성 산림 또는 사바나 지역으로 변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군계 의 전환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은 건기의 강우량 감소와 기온 증가였으며, CO2 시비효과(fertilization effect)가 적절하게 이루어질 경우 변화되는 생물군계의 면적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Salazar L. F. & C. A. Nobre (2010) : Climate change and thresholds of biome shifts in Amazonia.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10, vol. 37. L17706, doi:10.1029/2010GL04353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

 

 

연관기사 보기: “IPCC 4차보고서 이후 밝혀진 '불편한 진실' 10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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