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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19.03.06 11:22

지난번 원전 문제를 다루며 원전은 태생적으로 핵무기와 함께 발생하여 원전이 존재하는 우리는 핵무기 확산의 위험에서 벗어날 없음을 밝혔다. 이번 호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원전사업의 장래는 어떻게 될지 알아볼 것이다. 시계열로 보면 원전사업은 아래 그림과 같이 대형 사고가 때마다 부침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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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원전 건설은 스리 마일 원전사고 때부터 줄어들기 시작하여 체르노빌 사고로 거의 사라졌다. 사고가 일어난 한참이 지나자 다시 원전이 건설되기 시작하다가 후쿠시마 1원전 사태 이후로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원전 건설이 줄어드는 것은 사고에 따른 시민들의 반대에 응한 정치적 선택이 몫을 했지만, 원전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것은 이런 사회적 정치적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스리 마일 섬과 체르노빌 사고로 원전 안전에 대한 신화가 무너짐으로써 원전 설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었다. 더구나 후에 일어난 9.11 테러 사태는 기술적 사고뿐만 아니라 외부의 테러, 군사적 공격, 내부인의 사보타주에 의한 사고 또한 방지해야 함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후쿠시마 사태는 그동안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자연재해에 대한 설계 한도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

이에 대응해 기존의 가압경수로의 안전도를 높인 새로운 세대의 원전이 탄생했다. 이들 3세대 혹은 3.5세대 원전이라 부른다. 체르노빌 이후에 나온 원전을 3세대라 한다면 9.11 사태 이후에 나온 원전을 3.5세대라 부를 있다.

3/3.5 세대 원전은 대개 인간이나 동력(전기 ) 개입 없이도 사고 수동적으로 문제 확대를 막는 피동안전(Passive Safety) 규격이 대폭 들어갔다는 점과 노심용융급 사고 시에도 건물이 파괴되지 않도록 격납건물(Containment Building) 강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여러 3/3.5 세대 원전의 안전 규격을 따져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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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설계가 완료되어 상업 발전을 하고 있거나 예정인 원자로 중에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가장 늦게 설계가 완료되어 가장 많은 피동안전 규격을 장착하고 있다. 2세대 원자로의 노심 손상빈도(Core Damage Frequency) 10-4/RY 것을 고려하면, 원자로의 안전도는 대폭 향상되었다고 있다.  10-4/RY 원자로별 운용시간 1 년에 한번 노심 손상의 중대사고가 확률을 의미한다. 세계에 400기의 원자로가 운용되기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25 사고가 확률을 의미한다. 1970 이후 50년간 번의 중대 사고가 발생했으니 확률이 정확하다는 것을 있다. 번의 원전 사고가 국가 전체가 없는 땅이 되고 태평양과 같은 대양 전체가 죽음의 바다가 있는 점을 생각하면, 25 사고 확률 주기는 매우 위험한 수치이다.

프랑스의 EPR이나 한국의 APR1400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비해서는 안전규격, 노심 손상빈도 등에서 상당히 낮은 스펙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중 격납건물은 노심 손상 시에 방사성 누출 확률을 크게 낮출 있는 규격인 비해, 한국의 APR1400 단일 격납건물 방식이라 안전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있다. 현재 세계 전기사업자들이 요구하는 최소 노심 손상빈도가 10-5/RY 것을 고려하면, 현재의 APR1400 안전 규격으로는 국제 원전사업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차후에 다시 기사를 예정이지만, 원전 사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일어난다. 이렇게 안전 기준을 높인다고 해도 사고의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그래서 현재 각국에서 원전 건설 시에 이전과는 다른 까다로운 감리와 감독을 하고 있고, 이런 3세대 원전이 복잡한 안전 규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건설 원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재생에너지 원가가 줄어드는 것에 반비례하여 원전 건설 원가가 느는 또한 원전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설계 시의 추정 원가가 아니라 실제 건설 과정에서 원가가 어떻게 드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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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1000 계획건설비가 이전 세대의 원자로보다 훨씬 많은데도 실제 건설비는 이보다도 상당히 든다. 공기 또한 부지 공사에서 시험가동까지 5년이라고 선전되었지만 실제로는 9~10년이 걸린다. 미국 Vogtle Project 아직도 정확히 완공일을 가늠할 없고 최종 건설비가 현재 추정건설비보다 훨씬 많은 미화 100 불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1]. South Carolina 프로젝트는 4 공사 후에 공사비 과다 추정으로 사업을 포기하기도 했다.

한편 EPR 이보다 심한 문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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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R 설계가 AP1000보다 먼저 끝났음에도 아직도 상업 발전을 하는 원전이 없다. 특히 핀란드와 프랑스의 건설이 중국보다 먼저 시작했음에도 아직도 끝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선진국의 원전 공사 감독이 엄격해졌음을 뜻한다. 최종 건설비가 원래 설계 건설비의 2배가량 드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EPR 설계 용량이 AP1000보다 훨씬 크지만, 계획 건설비가 저렴한 것은 원자로 간의 안전 규격과 사양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최근 우리나라 기존 원자로에서 많은 문제점이 생기고 있다. 심각한 것은 격납건물의 시공 오류이다. 단일 격납으로 이루어진 원자로 건물에 사고가 경우, 증기압을 견뎌낼 최종 보루가 격납구조(Containment)인데, 결함은 격납의 파손, 폭발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위험을 초래할 있다. 단일 격납으로 이루어진 현재 APR1400 최초 상업원자로인 신고리 3호기를 7년의 공기로 완공하였고, 다른 원자로도 대략 6~7년의 상대적으로 짧은 공기로 건설되고 있다. 이것이 한국 기술과 시공능력의 우수성을 드러내는 것인지, 국가와 원전기구의 감리 감독의 엄격성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에 현재 짓고 있는 APR1400 격납건물에 공극이 발생한 것을 보면 국내 원전의 감리 감독이 철저하다고 보기 힘들다. 이미 이전 세대의 다수 원전에서 문제가 되었던 것이 다시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더 그렇다[2]. 현재 EPR보다는 10, AP1000보다는 20 낮은 안전 규격에다가 이런 부실시공까지 겹치면 APR1400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엄격한 시공과 높은 안전규격을 지니고 있는 AP1000 원자로도 후쿠시마 사고까지 예측하고 설계된 것은 아니다. 내진 설계가 여전히 0.3g 가속도(규모 7 해당)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는 규모 9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고 동시에 쓰나미가 발생할 있음을 보였다. 지구의 기후변화와 함께 심해지는 폭풍, 집중호우, 범람까지 고려하여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강도의 자연재해를 염두에 두고 설계 한계를 대폭 늘리는 것이 필요해졌다.

최근 미쓰비시가 터키에서 수주한 4기의 원전사업을 포기했다.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강화된 안전규격 때문에 불어난 건설비를 감당할 없었기 때문이다. 추정 건설비가 5 (49 4천억 ) 이르러 경제성을 완전히 상실했다. 실제 건설에 들어갔다면, 엄격해진 감리 감독 등으로 최종 건설비는 이보다 많았을 것이다[3].

결론적으로, 그동안의 여러 대형 원전 사고와 테러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원전을 짓기 위해서는 기존 원전 건설 비용의 배에 이르는 비용이 들어 원전은 경제성을 완전히 상실하였다. 게다가 한국은 안전 규격이 세계 최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투명한 감리 감독마저 없이 계속 원전을 지을 경우 안전도를 확신할 없다. 중국과 러시아와 같이 설계와 승인 과정이 불투명한 권위주의 정권 아래에서 개발된 값싼 원전을 3세계를 중심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더욱더 우려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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