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기를 덜 먹으면 미세먼지가 준다? -- 미세먼지를 줄이는 암모니아 배출량 저감 정책 모색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7480, 2018.09.18 16:52:17
  • 환경부가 7월에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을 확정하면서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로드맵은 에너지전환과 더불어 미세먼지 관리강화도 목표라고 한다. 물론 로드맵에서 예로 들었듯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은 에너지 전환(30년 이상 된 석탄발전기의 봄철 가동 중지, 시도지사의 미세먼지 경보 발령 시 석탄발전 출력 제한, 미세먼지로 인한 사회적 비용 등을 반영한 환경급전 등을 통한 친환경 발전믹스 강화 등)과 교통 부문 배출량 감축(자동차용 경유에 바이오디젤 3% 혼합, 전기·수소연료전지·하이브리드 자동차 보급 확대, 유무선 충전 전기버스 상용화, 신재생에너지 연료 혼합의무화 제도 등)에 의한 것이 많겠지만,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잠재량이 큰 다른 부문은 어디가 있을까 고민해 보았다.

    환경부(2016)가 만든 자료 <미세먼지, 도대체 뭘까?>는 미세먼지(PM2.5)의 발생 원인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굴뚝 등 발생원에서부터 고체 상태의 미세먼지로 나오는 경우(1차적 발생)와 발생원에서는 가스 상태로 나온 물질이 공기 중의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가 되는 경우(2차적 발생)로 나누어 질 수 있다.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이 대기 중의 수증기, 암모니아[NH3]와 결합하거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의 수증기, 오존[O3], 암모니아[NH3] 등과 결합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미세먼지가 생성되기도 하는데 이것이 2차적 발생에 속한다. 2차적 발생이 중요한 이유는 수도권만 하더라도 화학반응에 의한 2차 생성 비중이 전체 미세먼지(PM2.5) 발생량의 약 2/3를 차지할 만큼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좀 더 이해하기 쉽게, 그림을 통해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의 약 2/3를 차지하는 이 미세먼지의 ‘2차적 발생과정을 알아보자.


    Ammonium.png
    그림:    미세먼지의 2차적 발생 과정의 암모니아의 역할.

    참고: 녹색 글상자 = 전구물질; 빨간색 글상자 = 2차 생성물질

    출처: Committee on State Practices in Setting Mobile Source Emissions Standards, et al., 2006

    이 그림에서 유기입자[1]의 생성을 제외한 미세먼지 생성 과정의 마지막 단계를 화학반응식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황산암모늄 미세먼지의 생성:

                    i.   황산암모늄(ammonium sulfate): NH3 + H2SO4 NH4HSO4

                  ii.    중황산암모늄(ammonium bisulfate): 2NH3 + H2SO4 (NH4)2SO4

    (2) 질산암모늄 미세먼지의 생성: NH3 + HNO3 [= NO2 (O3 + NOX) + OH radical] NH4NO3

    , 황산화물이 황산암모늄염이 되고, 오존과 질소산화물이 질산암모늄염이 되는데, 어느 대기오염 물질이건 미세먼지가 될 때 암모니아와의 화학적 결합을 수반한다. 그래서 암모니아를 미세먼지의 전구물질이라고 부른다. 암모니아가 대기 중에 배출되면 그 중 상당량이 일련의 화학반응(대기 중으로 배출된 암모니아가 황산암모늄이나 질산암모늄으로 변환)을 거쳐 미세먼지가 된다.

    그렇다면 암모니아 배출량을 줄이면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발생량을 크게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나라 암모니아 배출량을 배출 부문별로 나누어서 분석하면 필요한 정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NH3.png
    그림:    부문별 암모니아 배출량.


    그림에서 보듯, 우리나라의 암모니아 배출량은 대체로 증가하고 있다(2007년의 폐기물처리 부문 배출량은 배출계수 오류로 인해 과다 추산).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암모니아 배출량(297,167)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농업 부문(231,263, 78%)으로서 두 번째 배출원인 생산공정 부문(39,432, 13%)의 약 6배를 배출한다. 농업 부문은 그 비중이 클 뿐만 아니라 증가율도 2001년에서 2015년 사이에 연평균 2.1%로서 생산공정 부문의 증가율(1.7%)보다 커서 총배출량 증가율(1.8%)을 끌어올린 주원인이다. 그러므로 암모니아 배출량 저감의 핵심 정책은 농업 부문에 관한 것이 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농업 부문의 어느 배출원이 문제가 될까? 환경부는 농업 부문의 암모니아 배출량을 소분류군에 따라 한 번 더 자세하게 제공하고 있다.


    NH3_Agriculture.png
    그림: 농업부문 소분류군별 암모니아 배출량.


    농업 부문의 암모니아 배출량은 크게 비료사용 농경지와 가축분뇨에서 비롯되는데, 그중 비중이 가장 큰 배출원은 식육용 가축(돼지, , 일반 소)의 분뇨다[2]. 가장 최근 자료인 2015년 수치를 보면 농업 부문(231,263)81%를 차지한다. 육류생산용 가축 분뇨는 그 증가율도 다른 소분류군을 능가한다. 통계 기간 15년 사이에 암모니아 배출량이 연평균 3.8% 증가했다. 앞서 지적한 농업 부문의 높은 증가율(연평균 2.1%)은 사실 육류생산용 가축 분뇨의 증가 때문이었다. 그러면 자연스레 관심은 우리나라 육류 수요의 증가 수준으로 향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해당 통계를 제공한다. 우선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육류 소비량 변화는 다음과 같다.


    Meat.png
    그림: 1인당 육류 소비량.


    최근 우리나라 인구는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했는데도(2001~2015년 사이 연평균 0.5% 증가)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연평균 2.7% 증가했다. 그 결과 육류의 전체 소비량은 더 많이 증가했다. 관련된 통계로, 육류 생산용 가축 수와 육류 공급량을 보자.


    : 가축 사육 마릿수(단위: 천 마리)

    Table1.png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2017


    수입 쇠고기와의 가격 경쟁 때문인지,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줄어들지 않았는데도 한우의 사육 마릿수는 최근에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돼지, 닭의 사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입 육류의 영향과 전체 육류 공급량의 변화는 다음 그림을 보면 더 분명히 알 수 있다.


    Meat_Supply.png
    그림: 육류의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

     

    2010년 가을부터 2011년에 걸쳐 우리나라 돼지 관련 업계를 흔든 구제역 파동으로 한 때 돼지고기 생산량이 줄었던 2011[3]에도 1인당 소비량은 전체 육류나 돼지고기 모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은 수입 육류 수입량이 국내 생산량 감소를 상쇄했기 때문인데,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의 육류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쯤 되면 암모니아 배출량을 줄이는 정책은 자명해질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신동원 외, 2017)는 가축 분뇨의 암모니아 배출량 증가에 대한 대책으로 가축 분뇨 자원화시설 지원체계 개선·보완, 가축분뇨 농가 처리시설 기술지원, 가축분뇨 퇴·액비 수요 확대 및 유통 활성화와 같은 정책을 제안했다. 대부분 가축 분뇨의 재활용 방안이라 볼 수 있는데, 농림축산식품부(2018)는 최근 이미 가축분뇨를 최대한 재활용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어서 그러한 정책의 도입 효과는 의문스럽다. 물론 유엔(UNECE, 2014, 2015)에서 제시하는 것과 같이, ‘암모니아의 배출량 감축을 위한 축산업 개선이 이뤄진다면 상당한 배출량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가축 분뇨의 처리 현황(단위: 천 톤)
    Table2.png

    출처: 농림축산식품부(2018).


    그러나 현재의 육류 소비 증가 추세와 그에 따른 사육 가축 두수의 증가세를 고려하면 육류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정책 역시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육식이 선호도의 차이에도 일정 부분 기인하는 만큼, 홍보와 인식 전환만으로도 전국적인 육류 소비량을 줄이거나 현재의 급격한 소비량 증가 추세를 누그러뜨릴 수는 있을 것이다.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치즈/치즈제품, 달 걀, 견과류, 콩류, 식물성 육류대용식품, 두부 등의 소비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Dagevos & Voordouw, 2013).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이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이야기가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가 즐겨 이용해온 자동차, 그리고 우리가 즐겨 쓰는 많은 소비재가 미세먼지를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고기를 덜 먹으면 미세먼지가 준다고?” 건강과 지구 환경을 위해서 자신의 선호도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소비를 줄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참고문헌

    김정호, 허덕, 정민국, 우병준, 김창호, 정종기, & 연가연. (2011). 2010~2011 구제역 백서. 서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림축산식품부. (2017). 2017년도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 세종: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 (2018). 논밭에 퇴비로 뿌린 축산분뇨, 미세먼지로 풀풀 난다중앙일보(3.28) 보도 관련 해명. 세종: 농림축산식품부.

    신동원, 주현수, 서은주, & 김채윤. (2017). 2차 생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암모니아 관리정책 마련 기초연구. 세종: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환경부. (2016). 미세먼지, 도대체 뭘까? 세종: 환경부.

    Committee on State Practices in Setting Mobile Source Emissions Standards, et al. (2006). State and Federal Standards for Mobile-Source Emissions. Washington, DC: National Academies Press.

    Dagevos, H., & Voordouw, J. (2013). Sustainability and meat consumption: is reduction realistic? Sustainability: Science, Practice, & Policy, 9(2), 6069.

    Heo, J. B., Hopke, P. K., & Yi, S. M. (2009). Source apportionment of PM2.5 in Seoul, Korea. Atmospheric Chemistry and Physics, 9(14), 49574971.

    United Nations Economic Commission for Europe (UNECE). (2014). Guidance document on preventing and abating ammonia emissions from agricultural sources. (ECE/EB.AIR/120). New York, NY: United Nations Economic and Social Council (ECOSOC).

    United Nations Economic Commission for Europe (UNECE). (2015). Framework Code for Good Agricultural Practice for Reducing Ammonia Emissions. Geneva, Switzerland: United Nations Economic Commission for Europe (UNECE).

    박훈 연구위원



    [1] 한 연구(Heo et al., 2009)에 따르면 서울의 미세먼지(PM2.5) 2차 질산염과 황산염의 비율은 총 41% (각각 20.9%, 20.5%)에 이르렀다. 같은 논문에 유기입자의 수치가 따로 표시되지는 않았으나, 만약 2차 생성물질이 2/3(67%)라면 2차 유기입자도 미세먼지의 (67%에서 41%를 제외한)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나 이번 기사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2] 다른 소분류군 중 기타 가금류’, ‘양 및 염소도 대부분 식육용으로 사육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분석에서는 제외했다.

    [3] 2010 11월부터 2011 3월 사이에 돼지 3,318,298마리가 매몰 처리되었는데(김정호 외, 2011), 2010년 당시 사육하던 돼지가 약 9881천마리(농림축산식품부, 2017)였으므로, 전국 돼지의 약 34%가 인위적으로 처분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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