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재생에너지연구단’ 출범 — 신안 지역 사례 연구로 첫 걸음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458, 2023.03.22 17:53:33
  • 국내에서도 주민참여 지역 재생에너지 이익공유 사례가 등장, 다양한 방식의 주민참여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 소식들이 여러 뉴스 기사와 환경부 우수사례집 등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신안군은 전국 최초로 「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지역소멸과 에너지전환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례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분명 지역주민들과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것은 발전사업자와 주민들 사이의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으나, 여전히 피해 보상을 넘어선 자연 자원 가치의 공유의식 및 주민 책임성 강화, 민주적이고 투명한 관리방안 원칙 등 논의되어야 할 것들이 숙제로 남아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현재 작동 중인 신안군의 지역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에 대한 사업의 진행 과정과 사례가 당면하고 있는 상황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함께 협력하여 연구할 연구자들을 모았다. 이렇게 생겨난 “지역재생에너지연구단”은 일반적인 연구단과 구별되는 점들이 있다. 

     

    첫째, “지역재생에너지연구단”은 상향식 연구수행을 지향한다. 정부, 공공기관, 해당 지자체의 용역을 받아 수행되는 하향식 연구가 아닌, 연구의 필요성을 느낀 시민사회 연구자들이 모여 자유롭게 연구의 방향과 결론 그리고 새로운 논의점들을 도출하는 상향식 연구수행 과정을 따른다. 이러한 연구공동체가 생겨날 수 있는 까닭은 지역 재생에너지 연구지원단인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연구비 확보와 문화공간 길담의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지역재생에너지연구단”은 열린 연구의 장을 추구한다. 지역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연구진으로서 함께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연구진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국토환경연구원, 기후변화대응에너지전환협동조합(기에쿱),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등 다양한 시민사회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들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매주 정기 모임을 통해 각자의 관심 분야별로 주제를 선정, 공동으로 자료를 수집하여 연구를 진행해 나가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제30차 시민정책포럼을 통해 본 연구의 킥오프를 알린 바 있다.

     

    셋째, “지역재생에너지연구단”은 기존의 갑과 을이 존재하는 계약 체결방식을 거꾸로 적용하였다. 연구단(갑)과 연구의 비용을 조달하는 연구지원단(을)은 연구를 위해 상호협력한다. 연구 결과의 지적 재산권은 연구단(갑)에 속하며, 다만 연구의 최종보고서에 대한 출판권은 연구지원단(을)에 속하고, 을이 최종보고서를 상업적 출판물로 출판할 경우에는 ‘갑’에게 저작권사용료를 지불한다.[1] 이는 기존에 만연하였던 갑 중심의 연구용역 문화를 탈피하여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연구를 수행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다시 연구의 내용으로 돌아가 보자. 지역 재생에너지 연구의 첫 단추로 ‘왜’ 신안인가? 

     

    우리는 신안군의 지역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내용의 관련 기사들을 힘들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018년 개발이익 공유에 관한 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2020년 주민참여형 태양광 발전사업 운영이 현실화하고, 2021년 4월 발전수익에 대한 첫 배당금이 지역주민에게 지급되면서 이를 소개하는 기사의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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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에 군의 면밀한 주도로 박차를 가하게 된 태양광 발전과 이익공유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신안군의 행정적 탁월함을 혹자는 뚝심이라 불렀고 반대하는 이는 일방적 추진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신재생 업계에 대한 과한 부담과 투자 현실성을 논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염전이라는 지역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문제와 그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걱정하는 것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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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오지 필찰언 중호지 필찰언(衆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 논어에 나온 글귀처럼 여러 사람이 좋아하고 여러 사람이 반대하는 것에는 드러나지 않은 내면의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군주도형의 주민참여 이익공유제의 탁월한 장점은 무엇이며 그런데도 풀어야 할, 짚고 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신안 사례를 적용하고자 하는 타 지자체 담당자들과 주민참여 재생에너지 사업을 계획하는 발전사업자들은 신안 사례에서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가? 우리 연구단은 이 질문에 대한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답을 얻기 위해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공유제 백서를 살펴봄과 함께 현재(’23.3월)까지 총 3번 신안 현장을 답사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면담하였다. 면담대상자에는 이익공유제를 조례로 제정한 박우량 신안군수부터 신재생에너지과 담당 공무원, 마을 이장에서 주민군협동조합 조합장이 되신 어르신, 그리고 협동조합에 회원으로 가입할까 말까 망설이는 주민까지 다양하다. 

     

     

    - 1차 답사: 2022년 9월 21일 신안군청 방문 및 안좌도 현장 방문(백서 자료 확보, 지자체담당자,안좌조합장 면담)

    -  2차 답사: 2023년 1월 4일~5일 신안군 주민군협동조합 방문 및 현장 답사 진행(박우량 신안군수외 지자체담당자, 안좌자라 주민협동조합 관계자 및 주민비대위 면담)

    - 3차 답사: 2023년 2월 22일~23일 신안군 주민군협동조합 방문 및 현장 답사(지자체담당자,지도사옥도, 비금 주민협동조합 관계자 및 비금 SPC 담당자 면담)

     

     

    현재까지 주민참여 태양광발전사업이 시작된 순서대로 안좌도, 자라도, 지도, 사옥도, 비금도(진행 중)의 자료를 모아 분석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빈칸이 많다. 신안 지역재생에너지 사례 연구는 올해 7월에 그간의 결과를 정리하여 1차 보고서를 출간할 계획이며, 더 조밀하고 의미있는 지점들을 찾아내기 위해 앞으로도 연구는 계속 진행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전환에 있어 지역주민과 함께 발전하는 사업모델을 확산하는 데 꼭 필요한 연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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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과 섬을 이어주는 긴 다리와 차도선을 타고 답사를 다니면서 비로소 느끼게 되었다. 모니터 화면에 띄워진 구글어스로 쉬 한눈에 내려다보던 신안의 섬들은 한곳 한곳 땅과 풍경이 주는 느낌이 달랐고, 만나는 지역주민들의 생각도 다양했다. 한창 터를 닦고 있는 비금 태양광발전사업 조성부지 근처 찻집에서 모인 주민분들과 안좌도 어느 식당에서 마주친 식당 아주머니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으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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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역재생에너지 연구 연구협약서, 2022.12.

     

    윤수진 국토환경연구원 책임연구원

     

    원고료 후원 배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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