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기업 기후변화 책임의 3/4는 100만 톤 클럽에 있다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875, 2023.03.22 17:27:09
  •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그 중에서도 중기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수단으로 2010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큰 기업을 관리업체로 지정하여 목표를 설정하고 실질적인 감축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로 관리업체 지정 기준(녹색법 시행령 제29조)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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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국토환경연구원, 뉴스펭귄, 지속가능발전학회와 공동으로 기획 중인 기업 기후행동 평가의 첫 단계로온실가스 배출량 100만톤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의 현황과 특징을 분석하였다. 분석자료는 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서 매년 공개하는 명세서 배출량통계이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기준년도인 2018년도부터 최근인 2021년도까지를 범위로 하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향후 기업 기후행동 지수는 연간 온실가스 100만톤 이상을 배출하는 기업에 중점을 둘 예정으로 100만톤 클럽으로 칭하기로 한다. 기준년도인 2018년부터 자료가 공개된 2021년까지의 100만톤 클럽 대상 기업 수는 다음과 같다(표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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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만톤 클럽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100만톤 클럽에 속하는 기업과 그 중에서도 상위 10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파악하였다. 배출량 정도를 가늠하기 위해 우선 명세서 대상기업 전체 배출량 대비 비중을 분석하였다(표 3, 그림 1). 전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100만 톤 기업은 83-84%, 상위 10개 기업은 51-54%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점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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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총배출량과도 비교한 결과 100만톤 클럽은 국가 총배출량의 74-76% 가량이고, 100만톤 클럽에서도 상위 10개에 속하는 기업은 절반 정도인 46~49%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였다(표 4, 그림 2). 기업 수로 따지면 약 7%에 해당하는 기업이 대한민국 기후변화의 3/4에 해당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각주 1 참고). 한편, 절반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상위 10개 기업 수 비중은 1% 가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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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21년 국가 총배출량 출처: 1990-2020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22). 21년 국가 총배출량

    출처: [보도자료] 2021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6억 7,960만톤 예상,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22.06.26. https://www.gir.go.kr/home/board/read.do?menuId=10&boardId=166&boardMasterI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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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계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100만톤 클럽의 온실가스 배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도부터 2020년까지 3년 동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2021년도에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0만 톤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합계와상위 10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합계도 경향은 유사하다.

     

    100만톤 클럽 내에서도 상위 10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큰 것을 알 수 있는데 2018년~2021년까지 상위 10개 기업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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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려진 바와 같이 최근 4년 간 국내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 1위인 곳은 포스코, 2위부터 6위까지는 한국전력 자회사들이 차지하였다. 또한 7위는 현대제철, 8위 삼성전자(2018년도 11위), 쌍용씨앤이(구, 쌍용양회)는 9위를, S-Oil이 2018년도(12위)를 제외하고는 10위에 들었다. 

     

    아직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사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거의 모든 부분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는 에너지 사용량에 대해서도 분석하였다. 대상기업 전체 대비 100만톤 클럽, 상위 10개 기업의 총 에너지 사용량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면, 100만톤 클럽은 76~79%, 상위 10개 기업은 40~42%를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표 6, 그림 3). 기업 수를 기준으로 하면 약 7%에 해당하는 업체들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약 76%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며, 약 1%에 해당하는 상위 10개 기업이 약 40%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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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기업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다소 적지만 추이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유사하게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간은 감소하다가 2021년도에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00만톤 클럽, 그리고 상위 10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증감률을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표 7). 4년 간 전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합계는 5.6% 감소한 것에 비해 100만 톤 기업은 7.3% 감소하였으며, 상위 10개 기업은 8.0% 감소하였다. 100만톤 클럽과 상위 10개 기업의 배출량 비중이 크지만, 최근 4년 간 그래도 전체 기업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효과가 좀 더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에너지 사용량은 전체 기업이 4.9% 감소한 것에 비해 100만 톤 기업은 4.7%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한편 상위 10개 기업의 에너지 사용량은 6.6% 감소하였다. 결과적으로 상위 10개 기업은 전체 기업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성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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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개 기업 모두 고른 감축성과를 보인 것인지 특정 기업의 기여가 큰 것인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한데 상위 10개 기업의 해당 기간 증감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표 8). 우선 10대 기업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는 한국전력 자회사들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매우 큰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포스코, 현대제철, 삼성전자, S-Oil 등 4개의 민간회사는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특히 현대제철(26.5%), 삼성전자(34.5%), S-Oil(13.8%)은 두 자리 수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에너지 사용량의 증감에 있어서도 한국전력 자회사의 역할이 매우 큰 반면, 반면에 현대제철, 삼성전자, 쌍용씨앤이, S-Oil 등 4개의 민간회사는 오히려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했다. 특히 현대제철(25.9%), 삼성전자(30.5%)는 두 자리 수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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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만톤 클럽의 탄소집약도

     

    100만톤 클럽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에 더하여 단위 에너지 사용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탄소집약도(Carbon Intensity)[2]를 분석하였다. 즉, 탄소집약도가 높을수록 고탄소 에너지라는 의미로 예를 들어 석탄과 천연가스로 같은 열량의 에너지를 얻는다 하더라도 석탄은 천연가스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큰, 고탄소 에너지원인 것이다. 따라서 동일한 양의 에너지를 얻되 되도록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에너지원을 사용해야 한다. 100만톤 클럽의 탄소집약도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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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도는 지방자치단체로는 서울특별시, 대구광역시, 기타공공기관에 해당하는 수도권매립지공사가 포함되었으나, ’19년도 이후 배출량 명세서통계에서 지자체는 제외했으므로 ‘19년도부터가 실제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다. 상위 10개 기업 명단을 살펴보면 주로 철강회사(포스코, 현대제철)나 시멘트 제조 회사(삼표시멘트, 성신양회, 쌍용씨앤이, 아세아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등)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주의할 것은 앞서 탄소집약도 수치를 표면적으로 파악하는 방법이 수치가 높으면 고탄소 에너지원, 낮으면 저탄소 에너지원이므로 일반적으로 집약도 수치가 낮은 것이 좋다고 볼 수 있으나 집약도 수치가 동일할 경우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종업종 매출액이 같은 A, B 기업이 있다는 전제 하에 두 기업의 집약도도 동일. 그러나 A기업의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각각 100, B기업의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이50이라면 B기업이 동일한 생산활동을 하면서 에너지도 적게 쓰고 배출량도 적으므로 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제로화(순배출량 기준)하는 것이 목표지만 에너지 고효율 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하더라도 0이 될 수는 없다.

     

    탄소집약도 분석 결과 특이점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첫째는 분석 기간 내 탄소집약도 1위를 차지한 곳이 수도권매립지공사이고, 둘째, 온실가스와 에너지 사용량을 각각 분석했을 때 10위 안에 보이지 않던 시멘트 제조회사 5곳이 탄소집약도 순위에서는 상위 10위 내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표 10). 수도권매립지공사는 18년 대비 21년의 탄소집약도가 상당히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눈여겨볼 것은 ‘18년 대비 ’19년 에너지 사용량이 약 3배(289%) 증가한 반면, 동일 기간 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10.1% 감소(-10.1%)한 것이다. 해당 기관의 탄소집약도가 높은 이유 뿐 아니라 ‘19년 이후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한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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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는 시멘트 업종의 온실가스 다배출, 온실가스 측면의 에너지 저효율 문제가 타 업종에 비해 심각하다는 것이다. ’21년 기준 탄소집약도 상위 10개 기업 중 7개가 시멘트 제조업체로 이들 기업의 탄소집약도 평균은 0.174이다. ‘21년 100만톤 클럽에 속하는 73개 기업의 탄소집약도 평균이 0.083인 것과 단순비교해보면 시멘트 업종은 100만톤 클럽 내에서도 동일 에너지 사용 시 약 2배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 기후행동을 평가하는 첫 단계로 연간 온실가스 100만톤 이상을 배출하는 기업들을 100만톤 클럽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을 살펴보았다. 국가 전체 그리고 명세서를 제출하는 이른바 다배출 기업 전체와 비교해도 100만톤 클럽의 기후변화 영향은 상당히 큰 것을 알 수 있다. 100만톤 클럽 내 상위 10대 기업 상황 또한 마찬가지이다. 또한 에너지 소비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한 탄소집약도를 분석한 결과 시멘트 제조업체의 탄소집약도가 열악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다음 단계로 최근 몇몇 보고서와 기사에서 철강, 정유 및 석유화학 다음으로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시멘트 산업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타 업종에 비해 유독 탄소집약도가 높은 이유와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시멘트 산업의 저탄소화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시멘트 업계의 기후행동은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 실제 효과는 거두고 있는지 해당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혹은 ESG 보고서) 외 기타 공시자료, 국내외 관련 연구 및 보고서 등을 토대로 분석할 예정이다.

     

    [1] 3/4은 제목의 특수성을 고려한 표현이며 실제 분석에서는 에너지 전환(발전, 열 공급) 기업, 제조업체 등 모든 기업의 배출량을 합산하여 배출량에 일부 중복(제조업 전체 기준 30%, 철강부문은 12.1% 정도)이 있다.

     

    [2] 탄소집약도란, 소비한 에너지에서 발생된 CO2량을 총 에너지소비량으로 나눈 것으로, 값이 클수록 단위당 탄소함유량이 많은 에너지 사용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 예를 들면, 같은 열량의 에너지를 얻기 위해 석탄을 소비하는 것이 천연가스로 소비하는 것보다 탄소집약도가 높음(출처: 한국에너지공단 주간에너지이슈브리핑 제86호 2015.06.12. p7). 대개 탄소집약도 단위는 Ton of Carbon/Ton Of Equivalent를 이용하나 명세서 배출량 통계의 에너지 사용량 단위가 TJ이므로 TJ 혹은 GJ 단위 사용하였다.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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