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평창, 밴쿠버의 저탄소 노력 배워야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5915, 2011.07.23 15:42:51
  • 많은 국민들의 환호 속에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가 확정됐다. 11년에 걸친 끈질긴 도전 끝에 얻은 성과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남은 7년 동안 넘어야 할 장애물이 한 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적 개최'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경제효과'이고, 둘째는 현대 올림픽의 필수 조건이 된 지 오래인 '환경보호'다.

    국제 스포츠 행사들은 지금까지 일부 개최 도시와 국가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어떤 도시는 많은 관광수입을 얻을 수 있었고 어떤 국가들은 낙후되고 치안이 불안하다는 편견 대신 깨끗하고 발전했다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어두운 면도 적지 않았다. 스포츠 행사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보금자리에서 쫓겨나야 했고, 더 많은 산이 깎여나갔으며, 더 다양한 멸종위기 동식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했다.

    '환경파괴 최소화'는 올림픽의 3대 의무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1986년 올림픽의 세 기둥은 '스포츠'와 '문화', 그리고 '환경'이라고 선언했다. 그 때부터 올림픽 개최국에게 '환경파괴의 최소화'는 지켜야할 의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열렸던 밴쿠버 겨울올림픽은 눈여겨볼 대목이 많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향해'(Move towards a zero emissions game)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올림픽 유치 경합 단계부터 기후변화를 대표적인 주제로 설정했다. 경제적 손실도 있었지만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과 시도가 있었던 점은 높이살 만하다.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갈수록 줄어드는 적설량과 따뜻해지는 날씨 탓에 겨울올림픽 기간에 높은 지대에서 눈을 퍼와야 할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이는 2018년 평창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사이프레스 산에서 있었던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우보드 경기를 위해 고지대에서 눈을 퍼서 날라야 했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토론끝에 올림픽을 탄소중립으로 개최할수 있는 방법들을 내놨고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먼저 올림픽의 기후변화 관리 프로그램을 설계하기 전에 구체적이고 측정가능하며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다. '건물의 LEED(북미의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 자격 획득' '올림픽 기간 중 대중교통 이용' 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밴쿠버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해마다 지속가능보고서를 누리집에 공개해 IOC를 비롯한 관련 조직들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다양한 조언과 의견을 받아들였다. 조직위는 겨울올림픽으로 총 26만8000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추정을 했다. 이 중 11만8000톤은 직접적인 경기 운영 과정에서, 2만2000톤은 스폰서와 파트너 기관들로부터, 12만8000톤은 청중이 배출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러한 배출량 자료는 개최 확정일로부터 종료일 후 7년여의 기간을 대상으로 조사해 얻은 것이다.

    밴쿠버올림픽, 온실가스 5만7000톤 감축

    건물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밴쿠버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신축된 건물들은 에너지 사용량이 실시간으로 측정되어 건물 에너지 관리자에게 전달됐다. 결과적으로 약 15%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었다.

    재생가능에너지도 뺄 수 없다. 대회기간 동안 쓴 전기 에너지의 대부분을 '브리티시 컬럼비아 송전 그리드'(수력발전회사)'로부터 끌어와 90% 가량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노력을 통해 밴쿠버 올림픽은 배출전망치에 견줘 약 15%인 5만7000톤을 감축함으로서 직전의 두 겨울올림픽에 비해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해 많은 갈채를 받았다. 진화된 올림픽은 재활용과 절약정신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올림픽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진아 연구원)

     

    (2011.07.22, 내일신문)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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