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산불이 지구를 더 뜨겁게 한다 <청소년을 위한 기후 이야기 7>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3397, 2020.12.23 16:35:51
  •  

     

    Q1. 최근에 세계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끊이지 않았는데, 지금도 불타고 있는 곳이 있나요? 

     

    최근 호주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모래섬이 거대한 화염에 휩싸여 며칠째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해. 이 섬은 아열대 숲이 무성하게 우거진 곳으로, 열대 우림과 황야에 자생하는 나무, 맹그로브 습지와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이야. 호주는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11월을 기록했고, 한 달여 동안 크고 작은 화재가 끊임없이 일어났어. 호주의 대기가 이전보다 더 덥고 건조해지고, 강우량이 감소하면서 산불이 늘고 있는 거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호주는 최악의 산불 피해를 당했어. 보도에 따르면 최소 33명의 사람과 10억 마리의 동물이 목숨을 잃었다고 해. 

     

     

    Q2. 미국에서도 산불이 심각하다면서요?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등 서부 해안의 3개 주에서 대형 산불이 일어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여러 마을이 잿더미가 되었어. 화재가 일어난 곳에서 토네이도 같은 불기둥이 허공에서 맴돌면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나무들까지 일제히 불타오를 정도로 불길이 세다고 해. 이렇게 산불이 크게 일어나는 건 기온이 크게 상승한 탓이 커. 캘리포니아에서는 1970년대에 비해 산불 발생량이 8배나 늘었어. 

     

     

    Q3. 아마존 화재 이야기도 들었는데,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아마존에는 엄청나게 넓은 열대우림이 있어. 연중 약 200일 동안 비가 내리고, 아마존강은 전 세계 강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의 물을 실어 나른다고 해. 게다가 중요한 건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한다는 거야. 이곳의 수많은 식물이 광합성을 하면서 전 세계 산소의 20퍼센트 이상을 생산하고, 인류가 생산하는 이산화탄소를 14억 톤씩 흡수하지. 
    물론 아마존에서 산불이 처음 일어난 건 아냐. 늘 산불이 일어나지. 사람이 일부러 혹은 실수로 불씨를 놓거나 벼락이 불을 일으키는 거지. 그런데 2019년 한 해 동안 아마존에서 발생한 산불 건수가 약 9만여 건으로 그 전해에 비해 30퍼센트나 늘었어. 결국 숲이 불타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배출하는 거지. 

     

     

    Q4. 왜 이렇게 세계적으로 산불이 많이 나는 건가요?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숲을 허물거나 태워 없애고 그 자리에 농경지나 가축을 키울 목초지를 만들어 왔어. 일부러 숲을 불태우는 관행이 큰불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 물론 사람이 손을 대지 않아도 벼락이 떨어져서 불이 붙는 경우도 많아. 하지만 최근 들어 산불이 점점 심각해지는 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숲이 더 덥고 더 건조해지기 때문이야. 예전보다 나무들이 습기를 적게 머금고 숲 바닥도 건조해서 조그만 불씨만 일어도 바싹 마른 장작에 불이 붙듯 확 불이 번지는 거지. 

     

     

    Q5. 세계적으로 특히 더운 곳들에서만 불이 자주 일어나는 거죠? 

     

    그렇지 않아. 최근 들어 시베리아와 그린란드, 알래스카 등 추운 극지방에서까지 대형 산불이 일어나고 있거든. 북극에서는 최근 들어 기록적인 고온이 발생하고 있어. 최근 시베리아에선 여름에 평소보다 섭씨 10°C까지 따뜻해진 날씨가 몇 주 동안 계속되었어. 북극 하면 흔히 얼음의 땅을 연상하기 쉬운데, 최근에 시베리아에선 섭씨 38도까지 오른 곳도 있고, 알래스카에서도 섭씨 32도까지 오른 곳이 있어. 이런 이상 고온은 해가 바뀌어도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또 하나의 문제는 불씨야. 과학자들이 해마다 북극의 같은 지역에서 불이 나는 걸 보고 연구를 했는데, 지표에 불이 꺼진 뒤에도 땅속에 불씨가 남아있는 걸 확인했대. 과학자들은 사라진 줄 알았던 불꽃이 사실은 땅속에 숨어 살아남았다가 고온 건조한 상황에 다시 등장하는 걸 빗대서 이런 불을 ‘좀비 화재(Zombie Fires)’라고 부르기도 해. 북극에는 땅속에 이탄이 묻혀 있는 곳이 많은데, 이탄은 식물이 압축되어 형성되는 끈적끈적한 탄소화합물인데, 이탄은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자연발화하기도 해. 그래서 큰불로 번지는 거지. 

     

     

    Q6. 우리나라는 산불이 자주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A. 우리나라 역시 산불 안전 지역이 아니야. 요즘 우리나라에선 겨울에는 눈이 적게 오고, 봄에도 비가 덜 내리고, 여름에는 높은 온도가 계속되지. 그래서 더 건조해진 탓에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어. 2019년 봄에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8시간여 만에 고성과 속초의 건조한 산림을 휩쓸었어. 결국 서울 여의도보다 훨씬 넓은 면적의 산림이 숯 더미가 되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어. 

     

     

      Q7. 이렇게 자주 발생하는 대형 산불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나요? 

     

    그렇지. 지난해 아마존과 북극권, 호주에서 발생한 거대한 산불은 수십억 톤의 온실가스를 대기로 배출했어. 세계적으로 화재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해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368억 톤 가운데 5분의 1이야. 

     

    figure3.jpg

     

     

    위 그림에서 보듯이, 잦은 대형 산불의 발생은 지구온난화를 더욱 재촉해. 숲이 불타면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뿜어 나오기 때문이지. 게다가 산불 연기도 문제야. 산불 연기가 바람을 타고 북극의 빙하 지대까지 날아가는데, 그 그을음이 빙하에 내려앉으면 태양 빛을 흡수해서 빙하가 더 빨리 녹을 수 있다고 해.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앞으로 산불이 더 잦아질 뿐 아니라 규모도 더 커져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거야. 남의 나라 불이라고 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되는 거지. 온 국민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힘을 모아야 해. 

     

    이순희 전문위원

     

    원고료 후원.jpeg

     

엮인글 0 https://climateaction.re.kr/news01/179292/dd8/trackback

댓글 0 ...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닉네임
43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303 2024.09.09
43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787 2024.08.22
43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920 2024.08.22
43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349 2024.08.22
43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605 2024.06.12
432 기후변화행동연구소 527 2024.06.12
43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546 2024.06.12
43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706 2024.03.20
42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251 2024.03.20
42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367 2024.03.20
42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475 2023.09.21
42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250 2023.09.21
42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404 2023.09.12
42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606 2023.09.12
42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698 2023.07.27
422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150 2023.07.27
42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677 2023.07.27
42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674 2023.07.27
41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933 2023.07.10
41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667 2023.05.19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