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모로우(원제: The Day Before Tomorrow)를 보면 북반구에 급작스럽게 모든 것이 얼어붙은 빙하기가 오는 설정인데, 영화 주인공인 기후학자는 그 원인을 열염순환인 북대서양 해양순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AMOC)이 느려진 것으로 설명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열염순환이 지난 200년간 느려졌으며 실제로 느려지고 있으며 열염순환이 느려지거나 멈추게 되면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IPCC 제5차 평가보고서는 열염순환의 흐름이 급격하게 변화될 것으로 전망하지는 않았다.

이처럼 지구상의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나는 기후 관련 요소의 변화가 다른 장소의 기상 현상이나 기후에 밀접하게 연결된 현상을 텔레커넥션(teleconnection)이라고 부른다. 텔레(tele)는 그리스 말로 ‘멀리 떨어진’ 또는 ‘아주 먼’이라는 의미이다. 가령, 텔레(tele)에 소통(communication)이 붙으면 먼 곳과 신호 등을 이용한 소통을 말하기 때문에 국내외 통신사들의 이름 중 텔레커뮤니케이션의 축약어인 ‘텔레콤’이 붙은 경우도 있다.

텔레커넥션의 가장 간단한 예로는 미국의 인디애나폴리스라는 곳의 대기압이 변화가 남극에 나타난 구름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나 미국 등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극한 기상 현상과 제트기류나 폴라볼텍스의 움직임이 관련이 있다든가, 남방 진동과 북반 진동과 같이 대규모의 해류와 대기 순환이나 연결 등도 텔레커넥션이다. 미국 공영방송 PBS의 과학전문 프로그램 Nova에서 제작한 ‘우주에서 본 지구’(Earth from the space)[†]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지구상의 모든 것을 서로 복잡하고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잘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극단적 기상 현상들을 종종 겪고는 있지만 우리 개인들이 지구 전체에서 일어나는 기후변화를 몸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가 않다. 지구는 크고 넓으며 기후가 변화하는 기간은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지구의 곳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하나임을 받아들여야 할 듯하다.

김남수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