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들어오는 복사에너지는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일부 반사가 되기도 하지만 지구 표면까지 도달해서 흡수된다. 태양복사에너지를 흡수한 지표면은 그 에너지를 다시 차가운 우주로 내보낸다. 태양복사에너지와 지구복사에너지의 차이값을 복사수지라고 한다.

만일 태양 에너지의 강도나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 등과 같은 어떤 요인(들)이 바뀌면 복사수지도 바뀌어 이전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를 나타내기 위해 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어떤 요인(들)의 복사강제력은 해당 요인(들)이 태양복사와 지구복사 간의 차이값을 얼마나 바꾸었는지를 단위면적당에너지변화율(W/m²)로 나타낸다.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 보고서는 복사강제력을 산업화가 시작된 1750년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나타낸다. 복사강제력을 계산하는 방법은 요인(들)마다 다르다.

하나 또는 여러 요인의 복사강제력이 양의 값이면, 지구-대기 시스템의 에너지는 올라가서 온도 상승에 기여하고, 음의 값이면 에너지는 감소해서 냉각에 기여한다. 복사강제력은 지구의 연평균기온을 추정하는 데 이용된다.

2011년에 발간된 IPCC 보고서를 보면 여러 물질의 복사 강제력(1750년 기준- 2011년 현재)이 다음과 같이 제시되어 있다.

이산화탄소 : 1.82 W/m²

메탄 : 0.48 W/m²

이산화질소 : 0.17 W/m²

황산염에어로졸 : –0.40 W/m²

먼지(dust): –0.10 W/m²

복사강제력을 통해서 어떤 요인이나 요인들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친 정도를 비교할 수 있다면, 그 요인(들)이 일정 기간 동안 기후 시스템에 끼칠 영향의 총합을 나타내기 위해 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 GWP)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지구온난화지수는 어떤 요인이 일정 기간(20년 또는 100년) 동안 기후 시스템에 가두어둘 에너지의 총합이다. 같은 기간 동안 1kg의 이산화탄소가 가두어둘 에너지의 양을 1로 정하고 그 크기를 상대적으로 표현한다. 지구온난화지수는 어떤 물질의 지구복사인 적외선 흡수능력(복사효율)과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과 관련이 된다.

대기 중에서 쉽게 사라지는 물질은 초기에는 기후변화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작아진다. 반면에 대기 중에 오래 머무는 물질은 꾸준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메탄의 경우 20년 동안에는 그 지수가 84 정도인데 100년 동안에는 28이다. 반면에 대기 중 수명이 긴 육불화황의 경우 20년 동안의 GWP는 16,300이고 100년 동안이면 22,800이다. 따라서 GWP를 확인할 때는 시간 단위를 함께 보아야 한다.

예)

교토의정서의 규제 대상인 물질은 대기 중의 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거나 지구온난화지수가 큰 경우다.

참고: IPCC 제5차 평가보고서

https://www.ipcc.ch/pdf/assessment-report/ar5/wg1/WG1AR5_Chapter08_FINAL.pdf

김남수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