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행동연구소조회 수: 18806, 2018.02.27 12:13:24
-
<4주차> 온실가스 상쇄, 프로젝트 마무리
4주간에 걸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4주간의 배출량을 분석 한 후, 지난주에 했던 온실가스 상쇄활동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으려고 합니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가 가지는 의미를 나름대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목차
1. 4주간의 배출량
2.온실가스 상쇄 활동
3. 프로젝트 의미
1. 4주간의 배출량
4주동안 배출한 온실가스 양을 비율로, 시간순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교통 부문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의 55퍼센트로 가장 많았습니다. 매일 버스와 지하철만 이용했다면 이 수치는 3분의 1까지 낮아졌겠지만, 가끔씩 자가용을 이용했기 때문에 이렇게 까지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4주간의 하루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25kgCo2eq인데 반해 자동차로 70km운전을 하면 25kgCo2eq가 배출되기 때문에, 자동차가 온실가스 배출량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가스와 전기, 음식 부문에서의 배출량은 활동에 참여한 사람 수 만큼 나눈 값으로 산정하는 데에 비해 자가용을 혼자 타는 경우에는 나눌 값이 없기 때문에 배출량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물건 구매와 휴대폰 사용, 쓰레기 배출 등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타 항목으로 묶었습니다.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시간 순에 따라 그래프로 나타낸 것입니다. 날마다 배출량 값이 일정하지 않고 등락폭이 상당히 크지만 평균적으로는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그래프는 밑에 나올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그래프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교통부문의 배출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55%나 되기 때문에, 전체 배출량그래프의 모양도 굉장히 유사합니다.
이제는 각 부문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의 시간에 따른 그래프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하루의 배출량이, 가운데에 가로로 그어져 있는 추세선의 위쪽으로 올라간 경우는 모두 자가용을 이용한 날들 이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로는 아무리 먼 곳을 가더라도 하루 배출량이 10kgCo2eq를 넘기기 힘들지만, 자가용으로 10kgCO2eq는 쉽게 넘을 수 있습니다. 배출량이 가장 높은 15~16(설 명절)일 에는 자가용을 타고 부산까지 다녀온 날입니다.
음식 부문 배출량은 하루에 많아도 6~7kgCo2eq를 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설날 당일에 너무 많은 음식을 먹고 그 중에서도 소고기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다른 날과 비교할 수 없는 수치(16kgCO2eq)가 나와 과감히 그래프에서 배제시켰습니다. 음식 부문에서 배출량이 높아지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 인데, 첫번째는 식탁에 놓은 음식의 양 자체가 많은 경우이고 두번째는 소고기, 치즈 등 소와 관련된 음식을 먹은 경우 입니다.
2일에는 저녁에 술자리가 있었는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그리 크지않은 닭고기요리(1.2kgCO2eq)를 안주로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저것 다른 음식이 많고 주류도 많이 마셨기 때문에 배출량이 다른 날에 비해 높게 나왔습니다. 8일에는 두 번째로 높은 음식 부문 배출량(5.6kgCO2eq)을 기록했는데, 점심에는 소고기가 조금 들어간 비빔밥(1.7kgCO2eq)을 먹고 저녁에는 치즈가 듬뿍 들어간 파스타(3.3kgCo2eq)를 먹었기 때문입니다. 가공된 치즈는 200g만 들어가도 온실가스가 무려 2.5kgCo2eq나 배출됩니다.
다음으로는 전기, 가스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입니다. 전기 부문과 가스 부문에서는 사용량의 80%이상이 난방을 위해서 사용되었습니다. 그래프가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빨간색 선과 노란색 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서로 교차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로 평일에는 전기(노란색 선)를 사용해서 연구소내 난방을 했고, 주말에는 가스(빨간색 선)를 이용해서 집안 난방을 했기 때문입니다. 설연휴(15~17일)에는 전기, 가스 사용량을 측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사실상 무의미한 값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기 부문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연구소 내 단열 활동으로 인한 영향이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온실가스 상쇄 활동
오래도록 고민해왔던 온실가스 상쇄활동을 드디어 실행에 옮겼습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야심 차게 나무 한 그루를 심으려고 했으나, 2월은 날이 추워서 나무를 심기에 좋은 달이 아닐뿐더러 나무를 개인적으로 심기가 법적으로 까다롭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른 방안을 생각해왔습니다. 차선책으로 탄소상쇄기금을 기부하는 것과, 나무를 심는 사업을 하는 기업에게 기부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트리플래닛(tree planet)이라는 사회적기업을 알게 되었고 이 기업을 통해 개인 온실가스 상쇄활동을 했습니다. 출처: 트리플래닛,https://treepla.net/
이 곳은 전 세계에 숲을 조성하여 숲에 의미를 부여하고, 누군가의 이름으로 나무를 심는 일을 하는 기업입니다. 여기에 일정금액을 결제하면, 그림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작은 나무를 결제자에게 보내주고 결제자 이름으로 만든 나무가 심기게 됩니다. 단순히 기부로 끝나는 상쇄활동은 재미가 없고 내가 온실가스 상쇄에 도움이 되었는지 느끼기 힘듭니다. 하지만 실제로 나무를 전달 받으면 내가 이 나무를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내 이름으로 심어질 나무도 상상하게 됩니다.
온실가스 상쇄활동은 양심의 가책을 덜기 위한 행동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가용을 탈 수 밖에 없었을 때, 설날에 내 눈앞에 놓은 소갈비를 먹어치웠을 때, 누나가 치즈가 듬뿍 들어간 파스타를 만들어 줬을 때 등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데에 기여했던 순간들을 반성하는 마음입니다.
3. 프로젝트 의미
이 프로젝트를 처음에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온실가스와 관련한 공부를 내 생활속으로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일상과 연계시켜 정보를 찾고 배출량을 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이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자연히 높아질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둘째,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서 일한다면, 마땅히 나 부터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구소에 처음 오기전에, 연구소에 대해 상상을 해봤을 때 자연 친화적이고 에너지효율적인 공간을 예상했지만, 연구소는 일반 사무실과 다름 없었고 저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셋째, 인턴으로 있는 한달동안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한달동안 인턴한다고 하면, 돌아오는 답은 모두 '큰 기대 하지마라, 옆에서 일하는 거 보고 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생에서의 첫 인턴이고, 제가 원해서 가게 된 길에서 얻은 큰 기회였기에 부수적인 일만 하다가 인턴을 끝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중간중간 받은 피드백의 주요 내용은, '참신하고 의미 있는 시도지만, 개인이 온실가스 감축하는 것보다는 사회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시민, 소비자가 온실가스 감축에 큰 관심을 가진다면 그게 시스템의 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의 생각이 진보하면 정책 방향도 그에 발맞춰야 하고, 소비자의 의식 수준이 높아진다면 기업 또한 그에 맞는 상품을 내놓고, 수준에 걸맞는 경영활동을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이 프로젝트는 저 혼자서 마음속으로 고민하고 혼자 온실가스 줄인 것이 아니라, 이렇게 중간과정을 홈페이지에 올림으로써 다른 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자부합니다.
제가 4주간 진행한 것이 혼자 특이한 행동을 하는 쇼가 아닌, 다른사람에게도 이와 관련한 고민을 불어 넣고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프로젝트였으면 좋겠습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인턴연구원 김인혁)
번호
|
제목
|
닉네임
| ||
---|---|---|---|---|
3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3283 | 2010.11.18 | |
2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4084 | 2010.11.18 | |
1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3406 | 2010.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