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케치&자료집]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포럼 #7 <해외 종이팩 자원순환 우수사례: 분리배출 체계와 재활용 기술·제품>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52, 2024.05.20 13:40:17
  • 7차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포럼은 지난 4월 26일, ‘해외 종이팩 자원순환 우수사례: 분리배출 체계와 재활용 기술·제품’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지난 포럼들에서 여러 발제, 토론자분들을 통해 일본에서는 이미 알루미늄박이 없는 멸균팩이 유통되고 있다거나 벨기에의 종이팩 재활용률이 자그마치 99%에 달한다는 다양한 우수사례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이에 분리배출 체계부터 종이팩 신기술 혹은 제품까지 종이팩 자원순환 관련 해외 우수사례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7차 포럼은 강원대학교 종이소재과학전공 류정용 교수의 1시간에 걸친 집중발제에 이어 수행단, 청중이 모두 참여하는 자유토론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발제] 해외 종이팩 자원순환 우수사례: 분리배출 체계와 재활용 기술·제품 – 류정용(강원대학교 종이소재과학전공 교수)

    일반팩, 멸균팩의 특징, 국가별 선호도와 이유

    류정용 교수의 발제는 우선 일반팩과 멸균팩의 용도, 제조방법 등에 어떤 특징과 차이가 있는지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활엽수(hardwood)로 만든 종이제품은 표면이 매끄러워 인쇄용지 등에 쓰이고 침엽수(softwood)는 강도가 세 종이상자 등 포장재의 원료가 됩니다. 종이팩은 활엽수, 침엽수를 섞어 쓰되 강도 유지가 중요하므로 침엽수 비중이 높고, 특히 멸균팩은 수율이 높은 기계적 섬유화 방법으로 생산한 펄프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일반 펄프 수율(투입 나무 대비 펄프 생산량)이 50% 안팎인 데 비해 기계적 섬유화 펄프의 수율은 90% 이상이므로 가격이 저렴해지는 것이죠. 한편 고수율 펄프의 단점은 리그닌이라는 섬유 성분이 많아 햇빛에 노출되면 노랗게 변하는 것인데 이 때문에 화장지 재생원료로 기피하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멸균팩은 장기간 실온보관이 가능하고 가격이 저렴해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일반팩보다 멸균팩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은 멸균팩 80%, 일반팩 20% 정도로 멸균팩 사용 비중이 훨씬 큽니다. 그러나 미국은 일찍이 일반팩 사용이 보편화되었는데 이는 유럽보다 먼저 냉장 보관 시스템이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산업화 모델과 유사한 일본, 우리나라가 그 영향을 받은 것이고요. 한편 국내에서 멸균팩 비중이 커지는 것과 같이 미국도 유사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재활용율 향상의 열쇠는 우수한 수거·선별 시스템 구축

    이어서 해외 쓰레기 처리 시스템 유형과 재활용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도입부에 류정용 교수는 선진국의 사례에 비추어 보면 재활용률을 좌우하는 것은 시민의 분리배출 노력보다는 수거·선별 단계의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은 아예 쓰레기를 한꺼번에 버리고(음식물 쓰레기까지!),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분리배출함을 2종류(유리/그 외*), 많아야 3종류(유리/신문류(골판지 제외)/그 외 혹은 종이류/유리/그 외)로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원순환 선진국으로 불리는 것은 수거한 쓰레기들을 가까운 곳에 있는 대형선별장의 자동설비를 이용해 신속하고 확실하게 선별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부 주도의 확실한 시스템에서 선별된 폐기물은 혼입률이 낮고 세금으로 운영되어 재활용 기업에 우수하고 다양한 재생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요. 결국 우수한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란 시민이 분리배출을 잘 하도록 하는 것보다 공공 주도의 수거선별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추어져 있느냐로 결정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내도 공공 주도의 수거·선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지만 이미 경제성이 우선인 민간 중심 폐기물 재활용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저소득층 노인의 생계 수단 등)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부연했습니다.

    * ‘그 외’에는 음식물 쓰레기도 포함

     

     

    종이팩 재활용 신기술·제품 사례

     마지막으로 종이팩 재활용 기술과 제품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소개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멸균팩을 재활용한 건축보다 생산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호주의 세이프보드(saveBOARD)社는 멸균팩 뿐 아니라 일반팩까지 재생원료로 이용한 복합패널을 제조하고 있는데 PE에 열을 가했을 때 접착제 역할을 하는 원리는 같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강도를 높이기 위해 비닐 위주인 커피 포장재도 함께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종이팩, 커피 포장재는 잘 갖춰진 거점 수거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아직 경쟁제품인 파티클보드, 석고보드, MDF 등보다는 비싸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콘크리트 거푸집용 보드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멸균팩 소재인 펄프, PE, 알루미늄을 분리해 2차 원료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Palurec社는 멸균팩에서 분리한 PE를 다시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과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재생원료로 생산합니다. EcoAlleneⓇ은 멸균팩 펄프 추출 후 나오는 PolyAl(플라스틱과 알루미늄 혼합물로 아직 재활용이 어려운 상황)로 자동차 휠부터 안경테, 장난감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에코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현재 7,000톤에 달하는 생산능력까지 보유한 상황입니다.

     

     

    제언

    우수 수거선별 시스템부터 종이팩 재활용 기술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 류정용 교수는 마지막으로 국내 재활용 여건의 여러 가지 한계로 점점 열악해지고 있는 제지산업 상황을 언급했습니다. 아직 불안정한 국내 수거선별 시스템은 혼입률이 높은 저품질의 종이 재생원료를 공급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최종제품의 품질 저하로 이어집니다. 대표적으로 골판지를 예로 들었는데 중국은 이미 국내보다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고품질 골판지를 생산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중국은 혼입률이 낮은 고품질의 수입 재생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단, 수입 원료로 대체하는 것이 대안은 아닙니다). 자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우수한 재활용 제품으로 생산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확실한 수거선별 시스템부터 갖춰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경제성에 좌우되는 민간 시장에 맡겨서는 안 되고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자유토론

    자유토론은 지난 포럼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남수 이사가 좌장을 맡아 진행하고,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수행단과 청중 모두가 참여했습니다.

    류정용 교수는 국내 종이팩 재활용 저해 요인 중 하나인 보관 시 냄새의 경우 유럽에서는 빠른 수거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혼입률이 낮은 재생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은 품질이 좋은 원료로 다양한 재활용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 생산 여건을 제공하게 된다며, 결국 공공이 수거와 선별을 책임지는 처리 시스템이 재활용 산업의 출발점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한편 종이팩 재활용 산업이 활성화되려면 우선 환경부가 검토 중인 종이팩 배출함을 별도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된 분리배출 지침 개정이 꼭 이루어져야 하고, 오늘 소개된 해외 사례처럼 국내에도 다양한 종이팩 재활용 제품이 개발, 유통되기 위해서는 EPR 제도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올해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포럼은 이제 2회의 포럼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8차 포럼은 5월 23일(목) 숲과나눔 강당에서 현행 EPR 제도에서 재활용 책임을 지고 있는 최종제품 생산기업의 자원순환 노력과 애로사항, 개선방향을 주제로 열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6월에는 1차년도 사업을 마무리하며 수행단의 활동과 성과를 공유하고 종이팩 자원순환 정책을 제안하는 대규모 공개포럼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공식 홈페이지(https://cartonsavers.com) 등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니 많은 분의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글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희 연구위원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포럼 #6 자료집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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