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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조회 수: 667, 2023.05.19 14: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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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차 국내 기업 기후행동 평가에서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대상 기업 중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만톤 이상인 기업의 2018년~2021년 간의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의 현황과 특징을 파악하였다(클리마 기사: 대한민국 기업 기후변화 책임의 3/4은 100만 톤 클럽에 있다 https://climateaction.re.kr/news01/1693315). 이번 호부터는 국내 기업의 기후행동이 기후변화를 대응하기에 적절하고 충실하게 이루어지고,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할 수 있는 기후행동 평가 지표를 개발하고 100만톤 클럽에 속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평가지수의 적용가능성과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해 우선 업종별 시범평가를 수행한 후 국내 상황에 맞고 보다 정교하게 구체화할 예정이다. 첫 번째 시범평가는 에너지 사용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인 탄소집약도를 분석한 결과 탄소집약도가 큰 상위 10개 기업 중 5개 기업이 해당된 시멘트 업종을 대상으로 하였다.
기업 기후행동지수 평가프레임워크의 개발
최근 국내 기업이 자사의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친환경 활동을 알리는 수단으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은 ESG 평가등급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몇 년 새 산발적으로 등장한 국내 ESG 평가등급이 기업의 ESG 경영을 제대로 평가하기보다는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국외에서는 시민사회가 주축이 되어 기업의 기후행동 즉, 온실가스 감축에 초점을 맞춰 평가, 공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NewClimate Institute와 Carbon Market Watch가 공동으로 발간하는 Corporate Climate Responsibility Monitor, As You Sow의 Road to Zero Emissions가 대표적이다. 국제 환경 단체인 그린피스와 WWF의 경우 매년은 아니지만 국내 기업의 기후행동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하였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지속가능발전학회와 공동으로 기업의 기후행동을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 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에 있다. 우선 앞서 소개한 국외 기후행동 평가 방법론을 토대로 국내 상황을 반영하여 평가원칙을 설정하고 5대 평가영역과 핵심 지표를 구성하였다. 기후행동 지수의 평가원칙은 다음과 같다.
- 첫째, 기업의 환경 경영 전반보다는 기후행동, 즉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중점을 둔다.
- 둘째, 전지구적 기후변화 대응 목표가 2050 탄소중립이므로 업종, 기업 규모, 시장 상황 등 변수를 고려하기보다 절대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최우선 평가기준으로 한다.
- 셋째, 그러나 평가 전반부에는 국내 기업의 기후행동이 초기 수준임을 고려하여 두 번째 원칙에서 제시한 내외부 여건을 부분적으로 반영한다.
상기의 원칙을 반영하여 5가지의 평가영역으로 책임성, 투명성, 적극성, 효과성, 효율성을 구성하고 다음과 같이 핵심지표를 구성하였다(표 1). 국외 기업 기후행동 평가프레임워크 벤치마킹 결과 기업의 기후행동을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2050 탄소중립 목표 경로에 부합하는 목표 설정 및 감축 성과와 과정 및 결과의 투명하고 충실한 공개이다. 이에 더하여 기후변화의 책임 정도를 나타내는 온실가스 배출총량과 원칙 3에서 제시했듯이 업종의 특성과 업종 내 해당 기업의 기후행동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효율성 등을 포함하여 구성하였다.
다음은 평가영역별 세부평가항목과 평가방법 등에 대해 기술한 것이다.
5가지 영역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를 설정하는 가중치 개발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첫째는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에서여러 기준과 대안을 고려하여 가중치를 할당하는데 이용되는 계층화 분석법(AHP: Analytic Hierarchy Process)을 적용한 것이고, 두 번째는 최근 발표된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Chat-GPT를 활용한 것이다. AHP 설문조사는 지속가능발전학회에 참여하는 기후변화와 지속가능발전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하였고 분석에 활용된 답변 수는 총 54개이다. 두 가지 방법을 적용한 결과 도출된 영역별 가중치 결과는 다음과 같은데(표 2) 우선 모두 책임성과 효과성에 대한 중요도가 높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5가지 영역의 세부평가항목과 방법은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 시멘트 업종을 대상으로 한 시범적용한 결과와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최종 평가 프레임워크는 추후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시멘트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현황
앞서 언급했듯이 1차 시범평가는 국내 시멘트 업종 중 100만톤 클럽에 속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였다. 해당 기업은 아세아시멘트주식회사, 한라시멘트주식회사, 성신양회(주), 삼표시멘트, 쌍용씨앤이(주), 한일현대시멘트주식회사, 한일시멘트주식회사 총 7개이다. 7개 기업의 ‘18년과 ’21년의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증감율은 다음과 같다(표 3).
우선 7개 시멘트 기업의 ‘18년 대비 ’21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감율을 살펴보면 한일현대시멘트 외 6개 기업 모두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온실가스 감축율이 가장 큰 곳은 한일시멘트로 ‘18년 대비 ’21년 11.5% 감소하였다. 반면 한일현대시멘트의 ‘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3년 전에 비해 8.6% 증가하였다.
한편 대상 기업의 에너지 사용량 추이를 파악한 결과 전체 에너지 사용량은 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한라시멘트로 8.7% 감소한 반면, 한일현대시멘트는 18%나 증가하였다. 그러나 에너지 사용량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과 달리 증감 여부로 기후행동 정도를 판단할 수는 없다.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더라도 재생에너지 비율이 늘어다면 온실가스 배출에는 영향이 적기 때문이다. 다음은 에너지 사용 대비 온실가스 배출 효율을 알 수 있는 탄소집약도를 파악한 결과이다(표 4).
탄소집약도 추이 분석 결과 7개 기업 전체 탄소집약도는 5.3% 감소하여 국내 시멘트 기업의 탄소집약도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집약도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을 함께 반영하므로 두 가지 지표를 별도로 분석할 때와 다른 시사점을 제공하는데 한라시멘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한라시멘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4.9% 감소하여 온실가스 측면에서만 보면 긍정적인 결과로 파악할 수 있으나 에너지 사용량이 두 배에 해당하는 8.7% 줄어들었고, 두 가지를 반영한 탄소집약도는 결국 4.1% 증가하였다. 이와 반대로 한일시멘트는 에너지 사용량 감축율인 –2.7%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11.5%나 감소하였고 그 결과, 탄소집약도는 9.1% 줄어들어 7개 업체 중 가장 큰 개선효과를 보였다.
국내 시멘트 업종의 기후행동 시범평가 결과
(1) 책임성: 온실가스 배출량
온실가스 배출량이 해당 주체의 기후변화 영향과 책임 정도를 의미한다는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기후행동 지수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평가하는 책임성을 기본 지표로 삼았다. 1차 평가체계 개발 및 시범적용은 업종별로 수행하므로 해당 업종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큰 기업은 최저점수인 0점, 온실가스 배출량 0을 최고점수인 100점으로 기준을 설정하고 점수화하였다. 이를 반영한 시멘트 기업 7개의 책임성 평가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5).
(2) 효과성: 온실가스 증감율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과 함께 중요한 지표는 실제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였느냐 즉 감축 성과일 것이다.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국외 평가 프레임워크 역시 감축 성과를 주요 평가항목으로 두고, 2050 탄소중립 경로에 부합하는 기간별 감축율을 기준으로 제시하여 평가한다. 그러나 기후행동 지수의 효과성 1차 평가는 해당 업종 내 감축성과를 상대평가하는 것으로 진행하였다. 업종 내 대상 기업 중 감축율이 가장 적은(혹은 오히려 증가한) 기업에 최저점수인 0점, 감축율이 가장 큰 기업에 최고점수인 100점을 부여한 후 이를 기준으로 타 기업의 효과성을 평가하였다. 시멘트 기업 7개의 효과성 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6).
(3) 투명성: 지속가능보고서 작성 및 공개 충실성
기업 기후행동 지수의 세 번째 영역은 투명성으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온실가스 인벤토리)과 목표, 감축성과 등을 얼마나 충실하게 공개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기후공시가 의무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투명성 역시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기후공시로 지속가능보고서 외에도 탄소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등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서는 지속가능보고서 및 유사 보고서(ESG 보고서 등) 발간 여부와 주기 등을 중심으로 기업 기후행동의 투명성을 분석하였다. 세부평가내용 및 기준, 평가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7 , 표 8).
(4) 적극성: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의 적극성
네 번째 평가영역은 적극성으로 기업이 시기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얼마나 촘촘하게 그리고 2050 탄소중립 경로에 부합하게 설정하였는지에 대한 것이다. 2030년과 2050년 뿐 아니라 단기간(향후 5년 내)의 목표 설정 여부 뿐 아니라 해당 목표가 2050 탄소중립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지도 평가한다. 세부평가내용 및 기준은 <표 9>에 제시하였고, 7개 시멘트 기업의 적극성 평가결과는 아래 <표 10>과 같다.
(5) 효율성: 탄소집약도와 온실가스 집약도
기업 기후행동의 효율성은 에너지 사용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인 탄소집약도와 제품 생산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인 온실가스 집약도로 평가한다(21년 기준). 탄소집약도와 온실가스 집약도 모두 기후변화 측면에서 기업 생산활동의 효율성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시멘트 기업의 경우 온실가스 집약도를 평가하는데 최종 생산품인 시멘트 생산량 외에 중간 생산품인 클링커 생산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평가하는데 본 기후행동 지수에서는 시멘트 생산량을 기준으로 온실가스 집약도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탄소집약도와 온실가스 집약도는 동일한 비중을 적용하여 점수화하였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11).
(6) 국내 시멘트 기업의 기후행동 지수 종합결과
이상 기업 기후행동 지수 1차 평가지표를 이용하여 연간 온실가스를 100만톤 이상 배출하는 100만톤 클럽에 속한 국내 시멘트 기업 7개의 기후행동을 5개 영역별로 평가하였다. 다음 표는 앞서 두 가지 방법으로 개발한 가중치를 각각 적용한 종합결과이다(표 12). 각 영역은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지만 가중치를 반영한 후 종합점수를 100점 기준으로 재환산하였다.
종합평가 결과 AHP에 의한 평가나 AI에 의한 평가는 종합점수가 조금씩 달랐지만 업체별 순위는 동일하였다. 우선 기후행동 종합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한일시멘트주식회사이고 가장 낮은 곳은 쌍용씨앤이(주)로 나타났다. 책임성 영역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곳은 아세아시멘트이고 쌍용씨앤이(주)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효과성 영역에서는 한일시멘트주식회사가 가장 앞서있었고 한일현대시멘트주식회사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투명성 영역에서는 쌍용씨앤이(주)가 가장 좋은 점수를, 한일현대시멘트주식회사가 가장 낮은 점수를 평가를 받았다. 적극성 영역에서는 삼표시멘트와 한일시멘트주식회사가 가장 함께 가장 좋은 평가를, 쌍용씨앤이(주)가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효율성 영역은 전반적으로 점수가 상당히 낮았는데 그 중 한일시멘트주식회사가 가장 좋은 평가를, 역시 쌍용씨앤이(주)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시멘트 업종 7개 기업 중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한일시멘트주식회사는 효과성, 적극성, 효율성 영역에서 모두 7개 기업 중 좋은 평가를 받았고 책임성과 투명성도 우위에 있었다. 반면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쌍용씨앤이(주)는 가중치가 가장 높은 책임성 뿐 아니라 적극성, 효율성 영역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제까지 개발한 평가지표는 여러 차례의 시범적용을 통해 국내 기업 기후행동을 평가의 적용가능성, 적절성 등을 판단하고 보완사항을 도출할 것이다. 시범적용은 시멘트 업종에 이어 국내 산업계 온실가스 배출의 책임이 큰 정유 및 석유화학, 철강 업종 등을 중점으로 업종별로 수행할 예정이다.
(조사연구 및 평가: 기업 기후행동 지수 프로젝트팀)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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